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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633960
    작성자 : 술먹는코딱지
    추천 : 0/6
    조회수 : 489
    IP : 223.62.***.55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5/12/15 18:56:24
    http://todayhumor.com/?sisa_633960 모바일
    사법시험 존치론의 품격
    옵션
    • 펌글
    오유에서도 며칠간 많은 댓글을 달고 글을 썼지만, 너무나도 공감가서 씁니다. 로스쿨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도 좋지만 그 이전에 그 말을 듣는 로스쿨생들의 심정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오유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다만, 어제 뉴스로 교육부에서 로스쿨 입학자들을 전수조사한다고 하더군요. 사람들의 인식과는 달리 "가난한 로스쿨생"으로서 매우 찬성하는 입장이고, 철저하게 조사해서 정말 입시비리를 저지른 사람은 강력하게 처벌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다수의 선량한 로스쿨생들의 피해를 위해서도 말이죠. (물론 많은 뉴스댓글 반응은 이걸 어떻게 믿냐,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라고 하는데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건가 싶어서 답답하더라구요.)

    오유에서도 몇몇 분은 사시존치론임에도 로스쿨생 입장도 생각해주셔서 기분 상하지 않은 경우도 있는 반면에, 정말 모욕적인 언사와 조롱을 일삼던 분도 있었습니다. (닉네임은 기억하나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찔리는 분이 있다면 반성하시기 바랍니다.

    계속 마지막으로 글쓴다고 해놓고 계속 글을 써서 죄송합니다. 또한 로스쿨 옹호하는 분 중 몇몇 분도 과격발언을 했던것 저도 격해져서 과격한 발언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어딜가도 로스쿨에 대한 비난이 도가 지나치다는 점 이해 바랍니다.

    로스쿨생의 입장에서 매우 공감가는 글이라 퍼왔습니다.
        
    -------------------------- 

     
    2009년에 변호사시험법이 만들어지면서, 2017년에는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변호사는 로스쿨 졸업자 중에서만 선발하기로 정해졌는데, 최근 새삼 사법시험을 존치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생기게 되었다. 그러던 중 법무부가 지난주에 전격적으로 사법시험 폐지를 4년간 유예하겠다는 의견을 발표하여, 로스쿨 재학생들이 집단으로 자퇴하겠다고 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치닫게 되었 다. 이 문제에 관하여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필자는 사법시험 존치론이 논의의 기본적인 품격과 수준을 갖추고 있는지에 관하여 커다란 의문을 가지고 있다. 

    우선 존치론자들은 로스쿨 졸업자나 재학생 또는 로스쿨 재직 교수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존치론자들은 로스쿨은 이른바 돈스쿨이라고 하면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만이 로스쿨에 갈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주장이 객관적 사실과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 가지 통계로 밝혀진 바 있다. 

    필자가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로스쿨 학생들이, 자기 가정은 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할 정도로 가난하다고까지 이야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것은 평소에는 정말 숨기고 싶은 일일 텐데, 왜 학생들을 이런 지경까지 몰고 가야 할까?  

    로스쿨에 대한 또 다른 공격은, 로스쿨을 졸업한 사람들은 사법시험 출신에 비하여 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거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들은 말에 의하더라도, 실력 유무는 개인의 문제이고, 정말 우수한 로스쿨 졸업생도 많이 보았다. 그런데도 이처럼 한꺼번에 2류 법률가로 몰리는 당사자들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그리고 로스쿨 입시가 부모의 배경 등이 선발에서 작용하므로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좋은 집안의 자녀가 로스쿨에 합격했다면, 이는 객관적으로 성적과 같은 좋은 평가요소를 갖추었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지, 부모의 배경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예컨대 법조인의 자녀가 로스쿨에 들어오면 무조건 의심의 눈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자녀는 로스쿨에 들어오면 안 되는가?  

    다른 한편 사법시험과 로스쿨을 비교하면서, 사법시험 출신자는 사법시험 성적과 연수원 성적이 공개되므로, 사법시험 합격자를 채용할 때에는 공정성이 보장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적지상주의가 과연 최선의 방법인가, 꼭 사람들을 성적에 따라 줄을 세워야 하느냐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람의 능력을 한두 번의 시험이나 성적만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대학입시에서도 수능 성적으로만 학 생을 뽑지는 않게 된 지 여러 해 되었다. 특히 교육자의 입장에서 는, 시험 성적이 중요하게 되면 시험에 나오는 것만 관심을 가지게 되고, 시험에 나오지 않음에도 꼭 알아야 할 것은 소홀하게 된다는 점이 큰 문제이다. 이 점이 교육을 통해 법률가를 양성하려는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게 된 중요한 이유였는데, 이제 와서 성적만을 가지고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 동안의 논의를 거꾸로 돌리려는 것이다.  

    현재의 로스쿨 교육이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점은 로스쿨 제도 자체의 문제라고는 할 수 없고, 합리적으로 제도를 운용함으로 써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모아서 교육을 통하여 법률가를 양성한다는 로스쿨 제도의 기본이념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른 한편 존치를 주장하는 측 에서는, 사법시험은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는 통로이고 희망 사다리이므로 없애서는 안 된다고도 한다. 그런데 실제로 사법시험 합격자와 로스쿨 진학자의 사회적 배경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이 객관적인 연구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종래 사법시험의 합격률은 5% 내외였는데, 95%의 불합격자까지 아울러 생각한다면, 종래의 사법시험 제도는 사회적 비효율과 낭비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근 40년 전인 1976년에 사법시험에 합격해서 지금까지 그 덕을 보고 있지만,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도 이 점이 사법시험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사법시험을 통해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든지, 사법시험은 희망사다리라고 말하는 것은 국민들의 이목을 현혹시키는 궤사(詭辭)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법시험 폐지를 유예한다는 법무부의 의견 때문에 로스쿨 재학생들이 집단으로 자퇴하겠다고 하는 데 대하여, 일부에서는 비합리적인 행동이라고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법률에 따라 사법시험은 없어진다고 믿고 로스쿨에 들어왔는데, 법무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법률을 고치겠다고 하면,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각계의 의견을 토대로 애써채택한 법률의 근본을 이처럼 허황된 이유를 내세워 뒤흔들어버리고서도, 과연 정부는 앞으로 법을 믿고 행동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출처 https://m.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Serial=97414&kind=&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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