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00년 2월 군번으로 (땡땡년 아님 2000년 군번)
실제 겪은 사실을 토대로 군인들의 사격 실력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함
1.
논산에 입대해서 처음 K2 소총을 한정씩 배정해주는데
우리 내무실 총이 하나 빵꾸가 남....인원에 비해 총기함에 총이 한정 모자라서 내가 총을 못받음.
기간병 누가 실수한지는 모르겠는데 나중에 엄청 깨졌을 걸로 추정.
난생처음 총을 만져보고 내 총을 갖게 된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는데 잠깐 시무룩..
연대 병력이 모두 연병장에 모여 총기 수여식을 당장 해야 하는데
맨손으로 나갈수도 없는노릇이라 기간병들이 헐레벌떡 뛰어다님
그러더니 좀있다 딴애들 것보다 때깔이 좀 좋아 보이는 총을 한자루 쥐어줌
결국 내총은 그 총이 되었고 훈련소 마지막까지 그 총을 사용.
사격때 20발중 19발 맞춰서 중대 200명중에 1등도 함
1등은 집에 전화 시켜준대서 전화도 하고 누나랑 통화하면서 질질짬 ㅋㅋ
여튼 사격할때 열발도 못맞추는 놈은 다 병신들인줄 알았음
대부분이 5발에서 10발 사이 맞췄던 것으로 기억함
2.
자대는 8사단 오뚜기부대 ㅠㅠ
4.2인치 박격포 주특기여서 소총사격은 일반 소총수들에 비해 별로 안했지만 그래도 두어달에 한번씩은 하는 편이었음
내 총은 그때도 K2 였고 16년 지난 지금까지 그때 총번이 기억남.
여튼 총을 받고 첫 사격을 했는데 영점이 안잡힘 ㅡㅡ; 아무리 정확하게 쏘려고 해도 탄착군 형성이 안되고
사격 표적지에 구멍들이 한뼘씩을 떨어져 있음
실제 사격시에는 20발중에 5발 맞았나?
결국 사격 꼴통그룹에 속해서 맨날 사격할때마다 얼차려받고 뺑뺑이를 도는데
너무 억울한거임 나 총 이렇게 못쏘는 놈이 아닌데.
결국 이등병 갓 뗐을땐가? 야간근무중에 분대장한테 나 이렇게 총 못쏘는놈 아닌데 이상하다 총이 구린것 같다고 얘기했다가
진짜 쳐 맞을뻔했음 편하게 대하니까 빠져가지고 헛소리 한다고.
뭐 어쩔수 없이 그총으로 1년 더 쓰면서 계속 굴렀음.
그러면서도 항상 확신은 있었음 총만 바뀌면 나도 잘쏠수 있다 라는...
3.
상병이 된지도 어느정도 지난 무렵
병기검열이 있었음.
미필자를 위해 설명하자면 검열이란건 상부에서 무기류 점검 운용상태 검사하러 내려오는거임
검열 일주일정도 전부터는 모의고사 치는 식으로 자체검열을 하는데
옆중대인 근접지원중대(무기류 고쳐주는 중대) 애들이 와서 우리 총들 점검하고 있을때
그 중대 총기 담당하는 병장한테 내가 슬쩍 가서 얘기함 내총 너무 안맞는다고 한번 봐달라고.
그때는 옆중대 사람한테 뭐 부탁하고 그럴 짬밥도 됐으니 ㅋㅋ
무슨 막대기 같은거 총열에 넣어보더니 헐!!!
총열 안에 꼭 맞아 들어가야 하는 막대긴데 넣으니까 헐렁헐렁
여태껏 5.56미리 탄 쏘면 그 탄에 딱 맞는 총열을 통과한게 아니고 헐렁하니까 벽에 팅팅팅 부딛히면서 발사 됐던거임
그래서 우리 소대꺼 모두 검사 해보더니 심한 총 몇정만 총열 교환해줌 자기네도 바쁘다고 (귀찮은거겠지 썩을놈들아)
결과는 ..... 총열 바꾼애들 다 꼴통그룹이었고
총열 바꾸고 사격결과가 많이 좋아짐
그 이후로 나도 사격할때마다 한두발 실수하는것 빼고는 거의 다 맞췄고
제대할때 윗총몸은 따로 빼서 부사수에게 물려주고 제대함 (윗총몸에는 총번이 없어서 돌려쓰는게 가능)
4.
결론적으로 누군가가 군대에서 나는 사격을 잘했다 라고 한다면 진짜 잘하는게 맞는데
사격을 못했다 라고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건 진짜 실력때문만은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함
만약 내가 본문에서 에피소드 1 에 해당하는 사건이 없었다면
나도 제대할때까지 '난 그냥 사격을 못하는 인간인 거구나' 라고 생각했을 수 있고
이런 케이스가 많은 상태에서 전쟁이라도 나면 심각한 전투력의 손실이 있는거임
실제로 안맞는 것을 포함해서 그 패배주의적인 사고까지.
군대의 전투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장비의 최신화도 필요하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장비의 부품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하고
사격능력 측정 시에도 병사들의 사격능력 이외에 장비성능의 검사도 필요하다고 생각함.
못한다고 맨날 굴리기만 하면 그게 개선이 되냐? 누군 일부러 못맞추는 것도 아니고
휴가증만 하나 걸어도 눈에 불을 켜고 할거다. 나쁜놈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