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구정치의 길로 퇴행할 순 없습니다
정치혁신의 본질은 시대정신의 반영과 대표성의 강화입니다.
우리에게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은 우리 당에 시대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시대정신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우리 당의 국민 대표성이 상실됐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혁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무엇 때문에 혁신을 하려는 것일까요?
진짜 혁신이 필요하기는 할까요?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70년대 재야활동을 하셨던 분들과 학생운동 출신, 시민운동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20여 명의 변호사 중심의 법률가가 있고 당료출신, 언론인, 관료 출신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솔하게 자문하고, 책임있게 결단해야 합니다.
현재의 구성으로 오늘의 시대정신을 담아낼 수 있을까요?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은 누구나 말하지 않습니까?
“오늘의 시대정신은 양극화의 극복에 있다.
양극화 극복을 위해 유능한 경제정당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입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이 반독재민주화라는 시대정신을 이루어냈듯이,
노무현 대통령님이 권위주의, 지역주의 정치 극복이라는 시대정신을 성공시켰듯이,
2015년 오늘, 우리는 양극화 극복이라는 시대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입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혁신이 필요한 이유고, 우리가 혁신하려는 목표입니다.
시대정신이 없는 정당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시대정신을 잘 실천할 수 있는 인적 구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총선은 필패입니다.
과감한 인적혁신, 새로운 인적구조가 절실한 이유입니다.
저는 다선의원이 많은 정당이 더 좋은 정당이라는 소신과 믿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인적쇄신을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의 정치, 우리의 대표성이 시대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당의 20대 총선은, 시대정신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의 참여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과거와 확연히 대비되는 새로운 인적구성을 국민 앞에 내보여야 합니다. 그래야 민생정치,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저승사자는 시스템이 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인물을 담아낼 그릇은 공천혁신입니다.
누군가는 자리를 비워줘야 하고, 누군가는 당을 위해 계속 헌신해야 합니다.
이것을 가르는 기준은 당권을 가진 세력에 의해 이뤄져선 안됩니다.
구시대적으로 계파 수장의 몫을 챙기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서도 안됩니다.
당 혁신위가 지난 9월 마련한 혁신안의 본령은 시스템에 의한 공천혁신입니다. 선출직공직자 평가위원회를 통해 현직의원을 평가하고, 신인가점형 결선투표제 경선을 통해 현역의원의 기득권을 내려놓자는 것이 혁신안의 핵심입니다.
평가의 틀이 중앙위 의결을 통해 당헌에 반영되었다면, 이는 존중되어야 합니다. 당 대표를 포함한 누구도 공직자평가위의 시스템에 개입할 수 없고, 경선과정에 개입할 여지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제 계파수장에게 머리를 숙이고, 특정인물에게 줄을 서야 하는 구태에서 벗어날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중대한 진전이라고 봅니다.
시스템이 저승사자가 되고, 시스템이 인재등용의 통로가 되는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지긋지긋한 봉합의 역사를 반복해선 안됩니다
혁신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진짜 혁신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혁신은 계속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중앙위에서 의결한 최소한의 시스템마저도 걷어차는 것은 명백한 반혁신입니다.
현재의 극단적 당내 갈등의 원인이 시스템에 의한 인적혁신에 대한 반발 때문은 아닌지 국민들의 의구심이 있습니다.
당권을 가지지 못한 세력이 당권을 흔들고, 그 과정에서 봉합의 길을 찾은 것이 우리 당 공천의 역사였습니다.
18대 총선은 어떠했습니까.
열린우리당을 흡수한 대통합민주신당이 민주당과 합쳐지면서 통합민주당의 이름으로 총선을 치렀습니다. 이합집산의 결과는 공천지분으로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총선은 대패했습니다.
19대 총선은 어떠했습니까.
통합민주당과 혁신과통합, 노동계가 함께 합쳐지면서 민주통합당으로 선거를 치렀고, 통합의 결과는 공천지분으로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시스템이 아닌, 세력과 지분에 따라 공천이 결정되었습니다. 과반의석 달성이 가능했던 정치환경에서 우리는 패배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015년 9월에 공천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되짚어 보건데, 야당의 역사, 정당의 역사상 가장 빠르게 공천룰을 합의한 경우로 기록될 것입니다.
이것을 걷어찬다면, 이제 남은 것은 봉합 뿐입니다. 이미 과거에 해 보았던 그 길만 남습니다. 국민의 평가를 받는 장에 나서면서 국민과의 공감은 없고, 시대정신이 실종된 당으로 총선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혁신할 수 없다면 제 발로 걷어 찰 것입니다
문재인, 안철수 두분은 혁신의지가 분명하신 분들이십니다.
오랜기간 정치를 해온 분들과 달리, 두 분께 국민적 지지와 관심이 모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기존 정치질서와 다른 정치를 국민이 바라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봉합질서로 회귀해야 할 상황이라면, 문재인 대표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체제입니다. 그 길로 가신다면, 저부터, 단호히 헤어질 것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께서 혁신위에 혁신을 얹고자 하신다면, 그 길을 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그 뜻과 다르게 반혁신의 결과를 가져올 판단을 하신다면, 저는 맞서 싸울 것입니다.
정체성의 위기, 반혁신의 위기, 봉합의 위기를 넘어야 승리의 길이 보입니다.
한식을 넘겨도 청명에는 죽을 운명이라면, 모든 것을 걸고 혁신을 위해 나서야 합니다.
2015년 12월11일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최 재 성
크~~~
사이다 한 사발 들이켰네요
안철수가 반혁신의 길로 가면 맞서 싸우겠다고 하고
기존 혁신안의 혁신을 하지 않은 채 갈등이 봉합된다면 헤어지겠다고 하네요
최재성 의원이 있어서 든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