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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63191
    작성자 : madytk
    추천 : 4
    조회수 : 1488
    IP : 125.209.***.184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4/01/23 13:33:21
    http://todayhumor.com/?panic_63191 모바일
    [BGM]산장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Ui6MS

    하늘이 거무죽죽한게 한바탕 눈이 내릴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좁쌀만한 눈덩이가 어느샌가 앞이 분간되지도 않을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내리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기상청 공무원놈들 봉급을 확 깎아버려야돼. 맞추지도 못하는 일기예보는 왜한담.‘


    등산가방에 이것저것 등산용품을 챙겨넣으면서 흘깃 보아두었던 아침 일기예보가 완전히 빗나가는 순간이었다.


    진현은 15%의 예상 강설지수를 믿고서는 아이젠도 챙겨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눈덮힌 산도 해가 나야지 사진이 잘나오는데.. 휴..”






    계간 산행잡지에 사진투고를 해오던 아마추어 사진작가 진현은 계절마다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며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는 설악산을 찍어 온지 올해로 벌써 3년째다. 쥐꼬리만한 투고료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매 계절마다
     
     
    직장에 휴가를 내고 이곳 대청봉을 찾아 오곤 했다.


    올 겨울도 어김없이 진현은 주말을 껴서 설악산을 찾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8부능선 쯤 올랐을까? 갑자기 하늘에 눈내릴 기운이 짙게 끼어들더니 좀 전부터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에라이.. 뭐 이렇게 날씨가 금방 바뀌어.. 이거 허탕치고 가는거 아니야?”


    한숨을 쉬며 진현은 오르던 발걸음을 바꾸어 내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하늘의 농간일까? 맑은 하늘에서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더니 눈까지 내리고, 이젠 아예 대놓고 앞이 분간되지
     
     
    않는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다.


    ‘아직 반도 못 내려갔는데.. 눈이 너무 많이 내리는데..’


    불평을 하던 잠시와는 달리 눈이 너무 많이 내리면서 등산로까지 점점 눈으로 물들자 덜컥 겁이 나는 진현이었다.


    “씨발.. 여기 아까 왔던 길이잖아.. 큰일났네 이거..”


    두 번쯤 길을 잃을 때쯤이었을까? 펑펑 내리는 눈덩이와 함께 날조차 금방 저물어 버리고 말았다.


    진현은 이제 완전히 겁을 집어먹고서는


    ‘이거 못 내려가면 죽는다.’
     
     
    이런 생각으로 필사적으로 길을 찾아 내려가고 있었다.


    미친듯이 내려가다보니 얼어버린 얼굴을 나뭇가지 들이 사정없이 후려쳐 버렸고, 빨간 생채기 자국과 함께 미끄러운
     
     
    눈길을 내려가다 보니 구르기가 일쑤였다.


    완전한 패닉상태에 빠진 진현은 ‘이렇게 된거 어디 동굴이라도 좀 찾아보자..
     
     
    불이라도 피워서 몸이라도 좀 녹여야지.. 이러다간 얼어죽기 십상이다..’


    생각을 바꾸어 밑으로 무조건 내려가기 보다는 동굴이나 잠시 쉬어갈 곳을 찾았고, 1시간쯤


    정신없이 헤매었을까? 무언가 산중턱에 넓은 공터 같은 곳이 나왔고, 허기와 추위에 지친


    진현 앞에 있는 것은 다 낡고 입구는 다 떨어져나갈 듯한 그런 허름하고 자그마한 산장하나가 서 있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얼어 죽지는 않겠구나..’



    서둘러 진현은 산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고, 본능적으로 후레쉬를 들고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천정은 거미줄과 먼지 덩어리로 얼룩져 있었고, 바닥은 밑으로 움푹 꺼지거나 나뭇가지 더미로
     
     
    최소 5년 이상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던 게 분명했다.


    “이거 으스스한 걸?? 당장 귀신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겠어.”


    혼자 중얼거리던 진현은 무심코 후레쉬를 벽으로 향했다.


    “헉!!”


    온 벽에는 노인이나 젋은 사람, 아기들부터 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초상화나 사진이 액자에 넣어져서 걸려져 있었다.


    ‘이거 뭐야.. 이런데 사진이 왜 이렇게 많어?!! 이거 미치겠구만..’


    진현은 사진과 그림속에 있는 사람들이 왠지 자신을 쳐다보고만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당장이라도 뛰어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인간이란 극심한 위기상황에 처하면 생존본능에 의해 공포 또한 사그러지는 것일까?


    미친듯이 내리는 폭설과 한치 앞도 분간을 못하는 산길을 다시 내려가고 싶진 않았다.



    ‘휴.. 일단 내키진 않지만 얼어 죽는 것 보다는 낫겠지..’


    얼마전에 노스***에서 산 신형 오리털점퍼에 감사함을 느끼며, 진현은 최대한의 보온대책을


    강구한 후 밀려오는 피곤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고 말았다.


    “짹짹”


    밝은 햇살이 진현의 눈꺼풀을 자극하자 진현은 두드려 맞은 듯한 몸을 일으켜 세우며, 변덕스런 날씨에
     
     
    저주를 퍼붓기 시작했고, 굳어버린 목과 팔다리를 기지개로 쭉 펴주고 있을때였다.


    “허억....”


    휘둥그레 진 눈을 꿈뻑거리며 주변을 돌아보는 진현에겐 이성따윈 남아있지 않았다.


    “으으아아아아아아악악!!!!!!!!!!!!!!끄아악!!!!!!!”






    미친듯이 소리지르며 밖으로 뛰어나가는 진현.
     
     
     


    그가 남아있던 산장 벽에는 초상화나 그림은 온데 간데없고, 무수히 많은 창문에서 밝게 햇살이 들어오고 있는 중이었다.

















    어디선가 들어보셨던 이야기이실 겁니다. 이 이야기를 안지가 10년이 다되어가는데 제가 한번
    각색을 해서 올려봅니다. 재밌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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