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어떤 분이 저랑 비슷한 사연을 고게에 올리신 거보고
우리 같이 힘내자고 심각하지만 심각하지 않은
제얘기 좀 해볼게요. 들어보실래요?
좀 길 거 같아요ㅎㅎ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귀가 자꾸 먹먹하고 점점 잘못듣는 거 같아서
중이염을 자주 앓아왔던 지라
이번에도 중이염이 심한가 싶어서
병원에 갔더니 진료의뢰서 써줄테니까
대학병원에 가보라고 하더라구요.
좀 겁이나서 미루다가
새해 시작하자마자
큰마음먹고 대학병원에 갔는데
결론은 이미 나빠졌고 못고친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 눈도 많이 와서 무척 춥고 그랬는 데
혼자 거리를 돌아다니며 얼마나 울었는 지 몰라요.
난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아직 못해본 게 너무 많은 데
제약이 생겨서 못할수도 있다는 게 너무 서럽고 억울했어요.
그것보다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 한테도
알려야 한다는 게.. 더 두렵더라구요.
나를 동정할까봐
나를 다르게 볼까봐
이로인해 나를 불편해하는 것도 너무 싫었구요.
가까운 사람들을 볼때마다
말해야 하는 데..
말해야 하는 데..
이러면서 겁이나서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어쨌든 지금 당장은 크게 표가 안나니깐
나중에 더 심해지면 그때가서 말하자고..
처음엔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얼마나 많은 밤을 뜬 눈으로 지샜는 지.
울고 또 울고.
그사람과 데이트라도 하고 집에 돌아오는 날엔
이사람을 그만 보내줘야겠다 라는 생각도 많이 들더라구요.
자꾸 말을 놓치니까 내가 이야기를 건성으로 듣는 다고 섭섭해하고
기분나빠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나를 받아들일 수 없을 거 같은 기분.
어쩐지 요즘 나한테 권태감도 느끼는 거 같고,
이대로 점점 나를 안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굳이 내약점을 들추면서 말을 해야하나..?
어차피 나를 그정도로 좋아하지 않는 다면 말하지 않고
보내주는 것도 어쩌면 내가 덜 비참해지는 방법일수도 있겠다 라는
알량한 자존심을 세우게 되더라구요.
그게 뭐라고. ㅋㅋㅋ
그렇지만 나는 아직 많이 좋아하니까
최대한 잡고 있고 싶었어요.
더 나빠지기 전까지 볼수 있는 만큼 보고
더 많은 추억 만들고 싶고..
그랬는데..
이번엔 갑자기 감기가 아주 지독하게 걸렸는 데..
밤새 끙끙 앓고보니까
내목소리가 잘안들리는 거에요.
어제까지 잘들었던 티뷔소리도 음악도.
하, 그때 절망감이란..
아직 준비도 안됐는 데 떠나보내줘야 되는 구나 싶어서..
울며불며 조금씩 떠나보내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데..
그사람이 불쑥 찾아왔어요. 나 아프다고 아주 맛있고 예쁜 케익을 사들고.
너무 아파서 며칠동안 머리도 못감고 설거지는 산더미같고
방도 제대로 치우지도 못했는 데 말이죠ㅋㅋㅋ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그사람을 보니까
그저 마음이 너무 아파서 눈물만 펑펑 나오더라구요..
바보같죠? 차라리 그때라도 사실대로 말하면 좋았을 텐데ㅋ
그래도 감기 낫고 하니까
내목소리가 전만큼은 아니지만 더 들리더라구요ㅎㅎ
그게 또 얼마나 기뻤는 지 몰라요.
무척 괴롭고 힘든 시간이였지만
점점 괜찮아지고 있어요.
부정하고 우울해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구요.
슬퍼하며 그렇게 붙잡고 있어봐야 더이상 달라질것도 없고
그래도 어디 아픈데없이 팔다리 멀쩡하고 눈도 잘보이니까
이만하면 참 다행이다 싶다는 생각이 들대요?ㅎㅎ
이것때문에 뭘못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구요.
인생이 그런거 같아요.
내게 닥친 일들은 내가 선택할 수 없지만
내가 마음먹기 따라서 더 즐겁고 행복할 수도 있다는 거.
지금은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
아주 가끔씩 내모습이 슬플때도 있지만요ㅋ
친구들한테도 한명 한명씩 말하고 있어요.
참 착한 내친구들,
잘 받아들여주더라구요.
그사람한테도 말하려구요.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제발 눈물만 안났으면 좋겠네요ㅋㅋ
혹여나 이것때문에 나를 떠난다고 하더라도
미워하진 않을거에요.
그동안 참 좋았고 나한테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줘서
되려 고맙다고 해야죠.
너무 심각하게 얘기했나요?
처음엔 참 두렵고 너무 비참해서 어디에다가도 말을 못했었는 데
이렇게 털어놓는 거보면 정말 괜찮아진 거 같아요ㅋ
어쩌면 남들 보기에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난 정말 장난아니게 힘들었거든요.ㅋㅋ
비온 뒤에 땅이 굳는 다고 하던가요?
아무리 힘든일이라도 그길을 다 지나고나면
내 자신이 더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거 같아요.
지금 여러문제로 많이 힘드신 분들,
용기 잃지마시고 힘내시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힘내요, 우리모두.
Good luck.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