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벨루스는 늙은 새들 아라비아 포니에게 그 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전부 말해주었으며,
동시에 자신의 몸에 걸은 변신 마법을 풀어버렸다.
기괴하고 요상하게 생긴 커다란 두 쌍의 날개, 날카롭고 단단해 보이는 검은 발톱과 하얀 긴 송곳니, 커다란 체구에 날카로운 눈빛과 얼굴을 가진 그의 진정한 모습이 그들의 앞에서 전부 드러난 것이었다.
파벨루스의 진짜 모습을 보자마자, 늙은 새들 아라비아 포니는 털썩 주저 앉은 체, 멍 때린 표정으로 그를 빤히 쳐다보았으며, 턱이 빠진 것처럼 입을 떡 하고 벌고 있었다.
어쩌면 당연했을 것이다. 그가 전설 속에 나오는 바이콘이자, 타르타로스의 황제란 사실과 자신이 싸울 존재가 자신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그 자의 목표가 세계멸망이란 사실도 이 때까지 가난하게 지낸 이 늙은 새들 아라비아 포니에겐 두 눈과 귀로 똑똑히 보고 들어도 믿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아니, 아무리 온갖 상황을 격은 포니라도 이런 말은 믿기 어려웠을 것이었다.
한 동안 그 집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침묵만 있었을 뿐이었다.
늙은 새들 아라비아 포니의 딸은 이 사실을 믿고 싶지 않다는 눈빛을 보였다.
사실, 그건 누구나 다 마찬가지였다.
한참 후, 한 포니가 입을 서서히 열었다.
그 포니는 바로 핑키파이였다.
"애...애들아! 우리 여기에서 파티를 열어도 될까? 이곳 포니들과 어울릴 겸, 찜찜한 기분이라도 날리자!"
"그...그러자! 할아버지. 혹시, 여기서 파티를 열어도 되요..?"
"...상관없습니다. 여기서 파티를 여셔도 됩니다."
대쉬의 말에 늙은 새들 아라비아 포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좋은 생각이라면서 일제히 찬성 하였다.
그녀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어둡고 칙칙한 이 상황을 되도록 빨리 바꾸고 싶었기 때문에, 이야기 주제를 파티로 바꾼 것이었다.
핑키파이는 곧바로 파벨루스가 들고 있던 비단 한 필을 가지고 가더니, 파벨루스가 자신의 궁전에서 가져온 은 가위를 이용하여, 빠른 속도로 파티용 캐노피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역주: 캐노피는 천장에 달린 덮개를 말한다.)
그녀가 파티용 캐노피를 다 만들어 내자, 그녀는 일일이 천장 끝부분에 달았다.
그런 후, 자신의 온몸을 뒤적이더니, 가지각색의 풍선들을 꺼내더니, 동시에 후~ 하고 불자,
풍선은 헬륨을 넣은 듯이 천장에 닿았다.
천장에 닿은 풍선들을 일일이 체크한 핑키파이는 어느 세 부엌에서 맛있는 요리를 하고 있었다.
약 8분이란 시간이 지나자, 그녀는 금세 음식을 완성시켰다.
"자, 파티 시작하자~!!"
그녀의 외침에 메인 6과 파벨루스 일행은 환호를 질렀다.
환호 소리가 끝나자마자, 파티는 시작되었다.
파티로 인해, 그 집은 점점 소란스러워 지며, 파티를 즐기는 포니들은 서서히 흥분으로 가득하였다.
하지만, 파벨루스와 하네스는 그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였다.
하네스는 가만히 그들을 쳐다보는 파벨루스를 부엌 쪽으로 오라고 말하였다.
아무래도 하네스가 파벨루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다
그의 말에 파벨루스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의 뒤를 따라 부엌으로 갔다.
부엌에 도착하자, 하네스는 곧바로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미리 알아차렸는지, 파벨루스는 염동력을 이용해, 그의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여 하네스의 주먹이 자신의 몸에 닿지 않게 하였다.
파벨루스는 당황한 기세 없이,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본 후 작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하기 시작하였다.
"하네스님께서 저에게 이런 행동을 하실 거란 것과 그것에 관한 이유도 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저도 하네스님 앞에서 당신의 어머님에 관한 이야기는 되도록이면 안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하네스님께선 약간 양심이 찔렸지만, 그 좋지 않은 말을 입 밖으로 꺼내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하네스님의 어머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린 것입니다."
"....결국은 남의 아픔을 이해하고 내가 너에게 했던 그 말을 취소하란 거냐..?"
"취소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시는 그런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십시오.
그러면 그 때의 일은 없었던 것으로 하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까지 하는 이유는 하네스님이 하신 말은 단순한 불만이 아닌,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저주의 말입니다. 그러니 약속해주십시오."
"...내가 싫다면, 어쩔래?"
"그렇게 하신다면... 더 이상, 저의 동료이자 친구로 여기지 않겠습니다."
그의 단호한 말에 하네스는 두 눈을 부릅떴다.
파벨루스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동료이자 친구로 여기지 않겠다는 말은 겉보기에는 그다지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그 말에 담긴 의미는 심각한 것이었다.
우선, 동료로 여기지 않겠다는 것은 자신의 일행에서 빼버리고 위급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도와주지 않겠다는 것이며, 친구로 여기지 않겠단 것은 눈길조차 주지 않고 완전히 무시하겠단 의미였다.
그만큼 파벨루스에게 동료와 친구란 것은 소중한 존재이자 분신 그 자체였다.
그렇게 소중한 친구이자 동료를 버린다는 것은 버리는 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겠단 것이었다.
하네스는 입술을 물어 뜯으며, 심각하게 고민을 하였다.
이대로 파벨루스를 놓친다면 그를 없애버릴 기회를 놓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존심이 꽤 강하였기에, 쉽사리 그의 말을 수긍할 수 없었다.
오랜 만 입니다. 그 동안 공부로 인해, 팬픽을 쓰질 못했습니다. 되도록이면, 시간 있을 때에 올리겠습니다. 즐거운 감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