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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30655
    작성자 : Einsiedler
    추천 : 27
    조회수 : 3080
    IP : 165.246.***.190
    댓글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2/17 02:02:53
    원글작성시간 : 2013/02/15 16:19:33
    http://todayhumor.com/?humorbest_630655 모바일
    영국의 국본 Prince of Wales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왕실에는 왕위계승 서열 1위인 왕자에게 Prince of Wales 작위를 내리는 전통이 있습니다.

    보통 국내에서 Prince 라고 하면 왕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웨일스의 왕자로 칭하는 사례가 종종있는데 이는 유럽의 작위와 칭호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Prince의 어원은 로마의 아우구스투스가 칭했던 Princeps(제1시민)이고, 이로 인해 \'군주\'란 의미로 연결되는 단어입니다. 후대에 내려와서는 왕(King)이나 황제(Emperor)와 같은 칭호가 등장하며서 그 의미가 격하되는 바람에 오등작에서 \'공작\'이란 작위에 대응시키는 상황이 됩니다. 따라서 Prince of Wales는 \'웨일스의 군주\' 혹은 \'웨일스 공작\'으로 번역하는 것이 옳습니다.

    사실 영국에서 왕실의 혈족이 받는 공작작위는 요크 공작(Duke of York), 랭카스터 공작(Duke of Lancaster), 콘월 공작(Duke of Cornwall), 케임브릿지 공작(Duke of Camebridge)와 같이 작위명에 Duke가 들어가는게 일반적입니다. 다만 국본만큼은 Prince가 들어간 작위명을 지니고 있고, 이로 인해 더더욱 왕자로 오역하는 사례가 많은데, 사실 Prince of Wales 란 칭호 자체가 영국에서 개설한 작위가 아니라 웨일스를 정복한다음 흡수한 작위이기 때문에 발생한 일입니다.

    원래 13세기까지만 해도 웨일스 지방에는 군주가 없었습니다. 그냥 옆 동네 잉글랜드의 왕을 명목상의 군주로 인정하고, 실질적으로는 웨일스의 토착 제후들이 다스리던 동네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다가 13세기에 이르러 루엘린(Llywelyn ab Iorwerth)이란 인물이 웨일스를 하나로 통합하고 스스로 웨일스의 군주(Prince of Wales)를 자칭하면서 이 칭호가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종주권자인 잉글랜드 국왕 헨리 3세는 \"오 그래? 그럼 너 그냥 웨일스의 군주 해라\"라고 승인을 해주면서 정식으로 웨일스 공국(Principality of Wales)과 그 군주인 Prince of Wales가 탄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헨리 3세의 뒤를 이은 에드워드 1세는 브리튼 섬의 통일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었고, 아무리 복속됐다고는 해도 독자적인 세력과 칭호를 가지고 있는 웨일스도 정복 대상으로 여겼습니다. 그 결과 웨일스 공국과 전쟁이 벌어졌고 결국 루엘린의 아들들이 잉글랜드군에게 저항하다가 죽으면서 웨일스 공국과 그 공국의 주인인 Prince of Wales가 사라지게 됩니다.

    웨일스가 잉글랜드에 완전히 정복되는 과정에서 한 가지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웨일스를 정복한 에드워드 1세는 웨일스의 귀족들을 모아놓고 충성서약을 요구했다. 하지만 원래부터 독자적인 지배자를 모시고 잉글랜드 왕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던 웨일스 귀족들은 웨일스의 지배자는 웨일스 출생이며 웨일스어를 할 줄 알 것, 비행이 없어야 할 것 등의 조건을 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에드워드 1세는 1285년 왕비를 웨일즈의 카나번 성으로 데려와 에드워드 2세를 낳게하고 웨일스 출신의 사람을 유모로 붙여주었다. 그리고 웨일즈의 귀족들을 불러들여 \"이 아이는 웨일스에서 태어났고, 가장 먼저 하게 될 말은 웨일스의 말일 것이다.\"라 선언하였다. 이에 웨일스 귀족들도 만족하고 에드워드 2세에게 웨일스 공(Prince of)의 작위를 주었다.


    교양서적이나 각종 웹에서도 떠돌고 있는 꽤 유명한 일화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역사적 사실인 것은 에드워드 2세가 웨일즈의 카나번 성에서 태어났다.  그나마 사실에 가까운 부분은 태어난 왕자를 웨일스 인들에게 보여주며 \"자 여기 너희들의 새로운 군주가 태어났다!\"고 선포한 것 정도. 그 외에 나머지 부분은 16세기 무렵 누군가가 창조해낸 부분입니다.

    실제 역사에서 에드워드 1세의 행보는 \"브리튼 섬은 잉글랜드 왕의 영토, 그 외 쩌리들은 닥치고 버로우\". 실제로 웨일스의 왕가라 할 수 있는 루엘린의 혈족은 전사하거나 혹은 잉글랜드 군에게 붙잡힌 다음 처형당한 상황이었고, 그 외에 반발하는 세력이 있으면 힘으로 찍어 눌러버렸습니다. 그러니깐 저런 간이 배밖으로 나온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떠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더불어 에드워드 2세가 웨일스 공 작위를 받은 것은 웨일스가 완전히 정복된 1301년입니다. 그리고 그 작위를 수여한 인물은 바로 부왕인 에드워드 1세입니다. 이는 \"과거에는 웨일스에 군주가 있었었지. 하지만 이제는 왕위를 물려받을 내 아들이 그 작위를 가지고 있음. 고로 독립영토는 개소리고 우리 잉글랜드 땅. 깝 ㄴㄴ\"임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인 퍼포먼스였습니다.

    이 때 까지만해도 그저 상징적인 퍼포먼스가 컸는데 에드워드 1세의 뒤를 이은 에드워드 2세가 자신의 왕세자 흑태가 에드워드에게 웨일스 공이란 작위를 수여했고, 이후 다른 왕들도 이를 따라하기 시작하면서 왕세자에게 Prince of Wales 작위를 내리는 일이 정례화됐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곧 \"얘는 미래의 왕이 될 인물\"이라 대외적으로 공표하여 권위와 힘을 세워주고, 나중에 잡소리 안나오게 만드는 수단으로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어 무려 700년이나 된 전통으로 자리매김한 상태입니다.

    사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프랑스와 스페인에도 있습니다. 프랑스에는 도펭 드 비에누아란 칭호가 있고, 스페인에는 프린시페 데 아스투리아스란 칭호가 있습니다. 다만 영국의 사례만큼 널리 알려져 있지는 못한데 아마 저 유명하지만 사실은 허위인 일화가 영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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