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애니메이션 [Planetes] 최종화 엔딩곡 "ΠΛΑΝΗΤΕΣ"
사실은 로켓 참사 시리즈(중국편 링크, 러시아편 링크) 이후에 곧바로 쓰려고 했는데 어영부영 지내다가, 오늘 러시아의 운석 동영상을 보다가 불현듯 떠올라서 포스팅합니다.
2010년 여름,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가 귀환하면서 일본 전역이 감동을 받았다는 신문 기사를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본의 NASA격인 JAXA에서는 2003년 여름에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를 발사했습니다. 일본으로서도 상당한 모험을 건 발사였기에 사전 행사도 많았습니다. 그 중 하나가 \"어린 왕자를 만나러 가지 않겠습니까?\" 캠페인으로, 88만명의 서명을 담아 하야부사의 파트에 간직했죠.
88만명의 서명이 담긴 타깃 마커
하야부사는 가장 큰 목표는 지구에서 2억 9천만 km 떨어진, 화성과 목성 사이에 존재하는 소행성들의 집단인 아스트로이드 벨트에 있는 소행성을 탐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초속 30km 로 움직이는 직경 500 m짜리 소행성을 탐사하는 것 자체가 매우 놀라운 도전이었습니다. 전파가 도달하는데만 60분이 걸리기 때문에 탐사선 스스로 모든 것을 판단해야만 했죠. 하지만 그 외에도 많은 부가적인 실험과 시도들을 검증하려는 목적도 있었죠. 최종적으로 하야부사는 다음과 같은 목적을 갖고 있었습니다.
1. 이온 엔진 추진 실험
2. 이온 엔진의 1000 시간 연속 가동 실험
3. 이온 엔진을 사용하면서 지구를 스윙바이(행성궤도 접근통과)
4. 중력이 미미한 소행성에 자율적으로 접근비행
5. 소행성의 과학 관측
6. 소행성에 돌입, 채취, 이탈
7. 지구 궤도로 귀환 후, 소행성 샘플을 투하
8. 우주에 대기하여 추가 탐사 지시를 기다림
하지만 하야부사는 위 목표들을 무사히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총 4년에 걸친 여정이 7년이 된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굵은 글씨들만 보셔도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아실 수 있습니다.
2003년 5월 9일 13시 29분 25초 발사
태양 플레어로 태양 전지가 손상되고 발전량이 감소하며 이온 엔진의 출력이 저하되었다.
2004년 5월 19일 15시 22분 지구 스윙바이
이온엔진 전력가동상태로 고도 3700km를 핀포인트로 통과. 소행성 이토카와를 향해 출발.
2005년 2월 18일 원일점 통과
2005년 7월 31일 X방향 리액션 휠 고장, 남은 2기를 이용한 자세유지기능으로 전환
2005년 8월 24일 이토카와 접근준비. 엔진정지
2005년 9월 4일 이토카와 촬영성공
2005년 9월 12일 이토카와 상공 20km에서 정지
2005년 10월 2일 Y축방향 리액션 휠 추가 고장 화학 엔진과 Z축방향 리액션 휠을 병행하는 자세 제어 시행.
2005년 11월 4일 강하 리허설 이상발생. 중지.
2005년 11월 9일 재리허설로 고도 70m까지 접근. 개발자의 이름이 들어간 타겟마커 정상 분리 및 투하.
2005년 11월 12일 3번째 리허설로 고도 55m까지 접근.
미니 탐사기 미네르바를 방출하지만 이토카와에 투하실패. 미네르바 소실.
2005년 11월 20일 샘플 수집 미션 결행.
상공 40m에서 88만명분의 서명이 담긴 타겟마커 분리. 이토카와에 무사안착.
자율모드로 강하중 센서가 이상을 감지후 중지.
중지후 상승시 센서가 이상을 감지하여 상승중지.
강하도 상승도 못하는 상태로 이리저리 움직이다 이토카와 표면에 거칠게 바운드.
바운드후 자세를 제어하려하지만 실패. 일시적 자세제어 불능상태가 됨.
이토카와에 연착륙했지만 일시적인 통신 두절로 섭씨 100도가 넘는 환경에서 30분동안 누워 있게 됨.
지구로부터의 지령으로 화학 엔진을 가동시켜 이륙.
소행성에서 비상한 첫 번째 탐사기가 됨.
2005년 11월 26일 두번째 샘플 회수 미션 결행.
초속 9cm로 천천히 이토카와에 강하.
터치다운 성공. 샘플 수집에 성공했는지는 불명.
이륙 직후 화학 엔진에서 연료가 새기 시작함.
2005년 11월 27일 하야부사에 대한 자세 제어 명령 실패.
누설된 연료의 기화에 의한 온도저하로 배터리 방전.
시스템의 광범위 전원계통 리셋.
자세제어 스러스터의 모든 출력 저하. 자세제어곤란에 이름.
태양전지가 태양을 향하지 못하며 발전량 저하, 내장된 히터 출력 저하
2005년 11월 28일 통신두절되나 익일 비컨 통신 회복.
2005년 12월 2일 이온엔진의 재기동을 시도하지만 본격시동실패.
2005년 12월 3일 하야부사의 자세가 정상적이지 않은 것을 확인.
긴급 자세제어 프로그램 개발착수.
2005년 12월 4일 제논가스 분사에 의한 자세제어 성공.
2005년 12월 8일 자세제어 스러스터계에서 다시 연료 누출
자세제어 불가능. 전체 화학 엔진 기능 상실로 확인됨.
2005년 12월 9일 다시 통신 두절.
2006년 1월 23일 하야부사로부터의 비컨 신호 수신.
2006년 2월 25일 8bps로 통신 성공.
2006년 3월 4일 34bps로 통신 성공.
2006년 5월 31일 엔진B및D의 기동시험성공.
2006년 7월 태양광의 압력을 이용한 자세 제어 개시, 배터리 충전 개시
2007년 1월 17일 시료용기를 귀환캡슐에 격납.
2007년 4월 25일 지구로의 귀환을 위해 이토카와 출발. 여러 기능이 상실되었지만 그러나 항행에 지장은 없음.
2007년 7월 28일 이온엔진 C 복구. 이후 C의 단독운전모드로 전환.
2007년 10월 18일 귀로 제 1차 궤도 변경 완료.
2008년 2월 28일 세번째의 원일점 통과.
2009년 2월 4일 리액션휠 재가동. 이온엔진 D를 재점화. 귀로 제2차 궤도 변경개시.
2009년 8월 13일 8시 30분 메모리 에러. 그러나 항행에 지장없음.
2009년 9월 10일 네번째 원일점 통과.
2009년 9월 26일 이온엔진 재점화. 동력비행 재개.
2009년 11월 4일 중화기 열화로 인해 엔진D정지. 추력부족에 의해 귀환불능상태에 빠짐.
2009년 11월 20일 이온엔진A와 B 2대를 1대로 운용. 지구 귀환 재개.
2010년 3월 귀로 제 2차 궤도변경완료.
2010년 4월 지구귀환을 위한 정밀 유도 개시.
2010년 6월 14일 지구귀환. 고도 20만km에서 지구귀환 캡슐 분리.
캡슐은 초속 12km로 대기권돌입. 호주 우메라 사막에 귀환.
하야부사도 캡슐을 쫓으며 대기권으로 돌입.
소행성 돌입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며 소각폐기.
지구로 돌아온 하야부사는 인류 최초로 달이 아닌 천체의 물질을 가지고 돌아왔으며, 달이 아닌 천체에 착륙하여 돌아왔으며, 가장 먼 천체에 다녀온 탐사선으로 기록되었습니다.
하야부사 본체는 소행성 샘플을 담은 캡슐을 지구로 사출한 후 L1 라그랑주 점(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구에서 약 150 만km 떨어진 지점)에서 대기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수 많은 사고로 인해 추진체가 유출되며 L1 라그랑주 점으로 갈 수 없었죠. 결국 하야부사 본체는 캡슐과 함께 지구로 재돌입하게 됩니다. 그러나 본체는 캡슐과 달리 지구로 재돌입할 예정이 아니었기에 대기권의 마찰열을 버틸 수 없습니다.
하야부사는 7년간의 임무를 완수하고 대기권에서 아름답게 불타오릅니다.
하야부사가 마지막으로 보내온 사진은 바로 지구
참고 자료:
http://mirror.enha.kr/wiki/%ED%95%98%EC%95%BC%EB%B6%80%EC%82%AC%28%ED%83%90%EC%82%AC%EC%84%A0%29
http://sanori.egloos.com/52934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