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볍게 롤을 즐겼던 직딩 유저입니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욕에 어찌 대처할까 고민하다가, 결과창 신고만으로는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고소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 들었던 욕의 일부입니다.
저는 고소를 진행 이후, 증거 자료로 제출한 모든 스크린 샷은 지웠습니다. 해당 스크린 샷을 볼 때마다 너무 고통스러워서요.
위의 두 스크린샷은 제가 고소한 날 페이스 북에 올렸던 것 들입니다.
그나마 저게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는 욕입니다. 저건 정말 그나마 공개 가능한 욕이네요. 다른 욕들은 정말 다시는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고소를 하고 나서 몇번 오유에 들어와서 같은 고소로 고민중인 오유 유저분들의 글에 다음과 같은 댓글을 몇번 달았습니다.
아래 스샷은 이미 탈퇴하신 어떤 오유 유저분이 쓴 글에서 얻어왔습니다.
고소를 2015년 6월 초에 했네요. 우편물로 처분 통지서를 받은 날짜가 9월 초(실제 마무리는 8월 말)이니까 약 3달 정도 걸렸습니다.
참고 사이트
제가 고소를 진행하면서 참고 했던 사이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소 조건
모욕죄로 고소하기 위한 사전의 조건은 위의 스크린 샷으로 대체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문의 주시면 아는 한도내에서 답변 드릴께요.
고소 진행 과정
아래는 저의 고소 진행 흐름입니다. 항상 이렇진 않을 것이고 이런식으로 흘러가는구나 정도로만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경찰서를 방문하여 신고 (6/7)
저는 경찰서로 직접 찾아가서 신고 했습니다. 이때 다음과 같이 준비해서 갔습니다.
- 욕설 스크린샷
- 욕설을 들은 캐릭터가 나임을 증명할 수 있게 리그오브레전드 사이트의 회원 정보 스크린샷
- 범죄 사실 일람
- 해당 게임에 참여한 지인(증인)
주말 저녁이라 당직 중이신 수사관님께 고소 신청을 했습니다. 당직 중이시라 굉장히 피곤하셨을텐데 욕설 스크린샷을 보시더니 바로 고소장 작성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증인으로부터는 제가 특정인으로부터 욕설을 실제로 들었다는 것이 적힌 진술서를 받았습니다.
2. 몇일 뒤 해당 경찰서에서 연락 (6/x)
당직 중인 수사관님이 제 고소장을 받았기 때문에, 실제로 제 고소를 맡을 수사관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간단한 고소 내용에 대한 확인 및 부족한 서류가 있으면 다시 연락 주시겠다 말씀을 주셨습니다.
다시 전화는 오지 않았습니다.
3. 해당 경찰서에서 연락 (7/2x)
약 한달 조금 지나서 피의자가 살고 있는 지역의 경찰서로 사건이 이송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4. 이송된 경찰서에서 연락 (8/22)
또 약 한달 조금 지나서 연락이 왔습니다. 경찰서에서 조사가 끝났고 검찰청으로 송치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5. 검찰청에서 연락 (8/24)
약 2-3일 정도 지나서 검찰청 수사관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형사조정의뢰 동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연락이었습니다.
제가 얼추 찾아보니 형사조정의뢰가 합의를 뜻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동의를 하지 않겠다고 수사관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수사관님은 피의자(가해자)로부터 어떠한 사과나 합의를 받지 않겠냐고 재차 여쭈어보셔서 저는 어떠한 것도 원하지 않고 형사처벌을 원한다고 다시 의견을 전달 드렸습니다.
6. 검찰청에서 연락 (9/1)
몇일 후, 검찰청으로부터 처분결과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피의자의 죄가 인정되어 벌금형을 법원에 청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벌금은 총 70만원으로 측정됐습니다.
끝맺음
첫 고소다보니 법원에 청구한 이후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구약식에 대해 찾아보니 대부분 검찰에서 처분한 내용을 법원에서 승인 한다고 하네요.
6월부터 9월까지 약 3개월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습니다.
가해자로부터 저는 약 10여분간 성적 욕설을 들었습니다. 가해자에겐 그 10여분이 어땠을지 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 10여분이 지옥과도 같았고 롤이라는 게임을 서서히 안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욕설을 들은 이후, 한달간은 정말 철저하게 지인들로만 이루어진 5인팟 노말만 했고 전체채팅은 모조리 차단한 상태로만 게임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니 왜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이 게임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롤 대신 다른 게임을 찾았습니다.
7월 말부터 오늘까지 딱 두번 롤을 했네요.
그렇게 게임이 좋냐고 물으신다면, 네 저는 게임을 정말 좋아합니다.
현재 제 직업도 게임과 관련될 정도로 저는 게임을 정말 좋아합니다.
정말 좋아하는 부분에서 이런 사건을 겪으니 참 씁쓸하기도 하더군요.
욕을 한다고해서 욕을 먹는 당사자가 게임을 잘하게 될까요.
욕을 한다고해서 지고 있는 게임이 이길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질까요.
저는 이번 사건으로 얻은 것보다 잃은게 참 많았네요.
저처럼 욕설로 고통 받으시는 많은 분들께서 법을 통해서 어느정도는 치유가 되셨으면 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