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궐기 이후로 앞으로의 시위의 방법, 과잉 진압에 대한 토론이 시사게 내에서 많이 있었습니다.
그 중 많은 분들은 지금까지의 시위가 너무 얌전하고 무기력하다, 부당한 폭력앞에 맞서 싸우자는 취지의 의견들이 꽤 있었습니다.
심정적으로 매우 동의합니다. 지난 시위 참가자로써 차벽과 살수차 앞에서 느낀 그 부당함과 무력감은 거의 수치심을 느끼게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시위의 결과입니다. 물론 집에서 앉아서 종편에서 떠드는 악의적으로 편집된 기사들만 보고 시위대를 싸잡아 욕하는 사람들을 보면, 속이 터집니다. 우리가 우리만 좋자고 거리로 나가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나 현재 여론은 저런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무겁게 받아들여야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위해서는, 우리의 집회가 정당함을 인정받고 집회의 목적과 내용이 비로소 제대로 알려지기 위해서는 우선 여론이 우리에거 더 호의적이고, 경찰에거 비판적이도록 해야합니다. 전략적으로 행동해야합니다. 전략적으로 반드시 평화 시위를 해야합니다.
그래서 제 의견을 말씀드립니다. 12월 5일의 집회는 평화적 집회를 추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항상 언제나 평화시위만이 옳다는게 아니라 적어도 지금은 반드시 평화시위를 사수해야 합니다.
11월 총궐기 이후로 궐기의 메세지와 목적, 배경보다는 폭력여부 과잉진압에만 모든 관심과 논쟁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번에 예고된 시위에서도 그에 관련된 이목이 매우 집중될것입니다. 어쨌거나 이렇게까지 이슈화가 된것은 어찌보면 지난 궐기의 성과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아무튼 그렇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고, 우리가 얼마나 억울하건간에 여론은 반반으로 갈려있습니다. 그런만큼 지난 시위보다 서로에 대해 더 민감하고 엄격한 기준들을 내세워 각자의 정당함을 얘기할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과격한 시위의 형태(정당방위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이는)는 저들이 우리를 불법 시위대로 규정한것에 대한 좋은 꼬투리를 제공할 뿐입니다. 지금 법무부와 경찰이 저렇에 애초부터 집회를 원천 불허하는것은, 바로 그런 꼬투리를 유도하기 위해섭니다. 지들도 우리가 다음 집회를 성공적이고 평화적으로 하면 자기들에게 역풍이 올것을 알거든요. 그러니 이번 집회에서는 설사 경찰이 과잉진압하더라도 차라리 맞아야합니다.
제가 하고픈 말은, 평화집회가 전략적으로 올바른 선택이라는 겁니다. 두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우선 성공적인 평화집회는 경찰이 과잉 진압을 할 명분을 깎고, 앞으로의 집회 시위를 사전적으로 위헌적으로 불허할 명분에 상처를 줍니다.
그리고 끝까지 평화시위를 고집하였음에도 경찰이 과잉집압을 한다면, 그래서 무고한 시민들이 부당한 폭력을 당하는 모습이 국민앞에 드러난다면, 경찰이 나쁜놈이 되고, 여론이 우리에게 움직일 겁니다. 우리에게 정당성이 더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