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있었던 실화입니다.
제 친구는 천안에 위치한 대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방학을 맞아서 제 친구는 계절학기를 신청한다고 했고 저에게 기숙사에 들어갈 껀데 짐 좀 같이 옮겨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시간도 남겠다, 알겠다고 했습니다.
막상 가보니 짐이 꽤 많아 아는 분 차에 짐을 싣고 대학교로 출발했습니다. 그 분 사정으로 꽤 늦게 출발한지라, 막상 학교에 도착해 보니 주변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 한 10시 조금 넘어서 도착한거 같습니다.)
차 주인께서는 담배 좀 사오신다고 학교 입구에 내리셨고, 저한테 운전대를 넘겨주면서 하시는 말씀이
"짐 전부 옮기고 나서 정문에 차 대기시켜둬라. 나 담배 사고 몇개 피고 있을께"
하시더군요. 저는 알겠다고 하고 기숙사까지 차를 몰고 가서 짐을 옮겨주고 있었습니다. 짐을 옮기고 있는데 그 친구말이,
"아, 갑자기 생각난건데 차 몰고 정문까지 내려갈때, 호수 보면서 내려가지 마라."
이러더군요. 힘든데 왠 이상한 소린가 싶어서
" 왜 그러는데?"
" 선배한테 들었는데, 호숫가에서 귀신봤다더라."
이러더군요. 나이가 몇살인데 귀신이야기냐고 웃으면서 넘길려고 했는데, 궁금해서 자세히 이야기 해보라고 했습니다.
" 2학기 종강하고, 선배가 기숙사 짐 집까지 싣어서 가려고 하는데 마침 담배가 떨어졌다는거야. 그래서 학교앞에있는 편의점 가서 담배 하나 사고 나오는데, 호숫가에 있는 의자에 왠 여자가 서있었다는 거야. 그래서 그냥 담배 하나 빨면서 멍하니 여자 구경하고 있는데, 여자가 선배 쪽을 쓰윽 흘겨보더라는거야. 근데 선배가 무서워서 차 타고 전속력으로 학교를 빠져 나갔다는 거야."
"뭐? 흘겨봤는데 왜 도망가? 그거 구라 아니야?"
"근데 흘겨 보는게 마치 로봇처럼 그 뭐냐... 뚝 뚝 뚝 끊어지는 것처럼 움직였다는 거야."
"그게 뭐가 무서워?"
친구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아 뭐래더라? 뭔가 더 말해 줬는데 내가 기억이 안나네..."
이러는 겁니다. 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짐을 옮겨 줬습니다. 짐을 거의다 옮겨 주고, 술 한잔하고 여기서 자고 내일 가라는 말에, 그럼 내려가서 차 돌려주고 온다고 말 하고 차를 몰고 정문까지 갔습니다.
차를 몰고 내려가는데 저기 정문 편의점 방향에서 차 주인 아저씨가 헐레벌떡 뛰어오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제가 속도를 멈추고 길가에 차를 세우자 거의 곧바로 차에 아저씨가 타시면서
"돌아가! 빽! 빽! 빽하라고!"
이러면서 연신 소리를 치셨습니다. 저는 당황해서 "네? 네?" 만 하였고 아저씨를제 팔을 미친듯이 때리시더니, 별안간 앞을 삿대질 하시면서
"오잖아! 저기 오잖아! 빽! 빽!"
이러시는 겁니다. 저는 영문을 몰랐지만, 아저씨에 말대로 일단 후진을 밟으면서 기숙사근처까지 갔고, 기숙사가 보이자 아저씨께서는 차 문을 열고 후진하는 차에서 내리시면서 (물론 넘어지고 몇바퀴 구르셨지만) 아픔보다는 두려움에 가득찬 눈빛으로 기숙사로 내달리셔서, 아직 기숙사 문밖에 있던 컴퓨터를 옮기던 친구에게 달려가셨습니다. 저는 주차하고, 불안한 눈빛으로 아저씨가 가르키던 방향을 한번 본다음, 친구 방으로 갔습니다.
방안에 들어가보니, 아저씨가 두려움에 빠진 표정으로 이불을 뒤집어 쓰고 계셨고, 제 친구와 친구선배가 그 아저씨한테 왜그러냐고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아 김씨 아저씨, 왜그러시는데요? 뭐가 온다는건데요?"
"뭘보신거에요? 누가 쫓아온 거에요?"
아저씨는 계속 두려움에 떠시다가, 조금씩 입을 여셨습니다.
(최대한 비슷한 악센트를 기억해보면서 써봅니다.)
"내...내가 담배를 사가지고...나..나오는데...옆에 호수가..호수가 있더라고... 그래서 시간이나...때울겸...거...호수에 있는 벤치에...거기에 앉았는데... 교회건물 보고있는데..그..그게..."
(한번 몸을 떠시곤 다시 말을 이어가셨습니다.)
"어느세...내 옆으로..3번째...아니 4번째..벤치에 여자가...그 여자가..."
(다시 한번 몸을 심하게 떠시고는 다시 입을 여셨습니다.)
"인기척이...그래 인기척이 났어...그래서 돌아봤는데...그여자가 나를 보고...있더라고...어두워서 그런지...눈...눈이 안보였는데...갑자기..."
(다시 한번 몸을 심하게 떠시고는 정말 힘겹게 입을 여셨습니다.)
"사람이라고는...도저히 사람이라고는 믿지 못할만큼...웃으면서...뭐라고 중얼거리더니 나한테 달려왔어...그래서...그래서..."
그러시고는 계속 몸을 떠시며 힘들어 하셨습니다. 친구는 일단 아저씨를 자기 방에 재우기로 하고, 선배방으로 와서 심각한 얼굴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뭔가 꺼름찍한 마음에 그친구하고 술을 마시고 있는데 그친구가 입을였었습니다.
" 야. 나 기억났다."
"뭐가."
"내 선배가 했던말."
저는 친구를 똑바로 쳐다보았습니다. 친구는 다시 한잔을 비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아저씨가 못본게 아니다..."
"뭘?"
"아저씨가...그 여자 눈을 못본게 아니야..."
"...뭐?"
"선배가...그러더라고...눈이...눈이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있었다고..."
저는 눈이 텅빈 여자를 상상하며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었는데, 친구는 마치 더러운것을 뱉어내는 마냥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선배가 그거 들었다...그 중얼거렸다는거..."
"뭐라...그랬다는데..?"
"살아있다...뺐자...죽이자...라고 했다더라..."
저와 친구는 그뒤로 아무 말 없이 술을 마셨고, 그 아저씨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친구 선배가 모셔다 드렸습니다.
제 친구의 남자친구가 아프리카bj 에게 제보했던걸 그대로 올려봅니다. 물론 허락은 맡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