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SKT와 KT의 통신사 더비가 펼쳐집니다.
아마 오프닝은 MC용준께서 오빠차를 부르실 것 같습니다.
오빠-차! 뽀,밧,따! 선수 데리러 가!
그러면서 차타고 등장하는 선수들이 보일 것 같군요.
(오빠차 계속 부르는 중)
차 두대에서 각각 SKT와 KT 선수들이 내리는데
이럴수가 페이커 선수가 안 보입니다.
술렁이는 관객들
그 때
"운.전.면.허. 딴적은 없어도 아끼고 안 쓰고 벌어!"
SKT팀 차량 운전석에서 페이커 선수가 랩을 뱉으며 내리고
환호하는 관객들
경기가 시작되고
1~4경기까지 이기고 지고를 하며 박터지는 결승경기가 이어질 것 같군요.
그리고 대망의 5경기.
(여기서부턴 제가 보고싶은 것을 써봅니다.)
LCK의 전매특허인 블라인드픽까지 이어지고...
카메라가 관중석을 비추는데 난데없는 역광으로 인해 화면은 금새 넘어간다.
클템 : 왔어요.
용준 : 네?
클템 : ...아닙니다...
대망의 5경기 블라이드 픽의 순간.
갑자기 나그네의 안색이 안 좋아지는데..
픽이 중단 되고 카메라는 KT의 부스를 비춘다.
KT의 코치진은 허겁지겁 나그네에게 달려와 이유를 묻는다.
나그네 : 허억, 헉, 이상해요. 마치.. 이 무대 자체가 저를 거부하는 듯한..
코치 : 무슨 소리야?
나그네 : 모르겠습니다. 제가 감당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어요.
코치 : ..감독님!
감독 : ...이호성! 준비해라.
엣지(이호성) : 허억, 헉, 감독님! 저도.. 저도 이상합니다!
이 무슨... 탄식하는 KT 감독..
그 때 카메라가 다시금 관중을 비추는데
다행히 이번엔 역광이 없었고, 관중들은 환호했다.
클템 : 역시 왔습니다.
용준동준 : 류!
카메라에 비친 그 어느 때보다 찬란히 빛나는 그의 눈동자는
조용히 페이커를 바라 본 후
천천히 KT 부스로 향했다.
감독 : ...녀석도 참.
류 : 감독님...
KT감독 이지훈이 부스 정면 카메라를 향해 검지를 들더니
이내 그 손가락이 관중석으로 향한다.
그 손끝을 따라 움직인 카메라는 어느 한 미드라이너에게 향했고
관중들은 환호함과 동시에 한 글자를 연호했다.
"류! 류! 류! 류! 류! 류! 류!"
클템 : 아... 이거 지금 KT 입장에서 대체할만한 미드라이너가 없는 상황인데요.
MC용준 : 네! 롤챔스 코리아 역사상 아니 롤리그 역사상 이런적이 있었나요?
롤챔스를 보던 인섹이 인섹킥으로 TV를 부순다.
동준 : 뭐 비슷한 경우는 있었습니다마는.. 확실한건 LCK 결승무대에서 이런적은 처음입니다!
"류! 류! 류! 류! 류! 류! 류!"
클템 : 지금 관중분들께서는 류 선수를 연호하시는데 이게 그.. 류 선수도 유럽팀에 소속되어 있고.. 엔트리 등록 문제나 뭐...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 순간 KT부스에서 나온 이지훈 감독이 클템의 마이크를 뺏는다.
사상초유의 사태.
황급히 MC용준이 막아보려 손을 뻗었으나 스타1 리그때부터 인연을 쌓아온 감독 이지훈을 알기에..
그리고 지금 이 환호성의 의미를 알기에 손을 거뒀다.
감독 이지훈 : 류!
"류! 류! 류! 류! 류! 류! 류!"
감독 이지훈 : 보여줄 수 있겠니?
류를 향해 마이크를 던지는 이지훈 감독..
살짝 엇나갔지만 귀신같은 솜씨의 지미집 담당스탭이 그 마이크를 류에게 토스한다.
"류! 류! 류! 류! 류! 류! 류!"
류 : 감독님.
"류! 류! 류! 류! 류! 류! 류!"
류 : 제가 돌아왔습니다.
"와-!!"
현장의 열기는 실로 어마어마 했고
그 열기는 인터넷상에서도 점점 빠르게, 점점 크게 확장되었다.
그러나 몇몇 냉정한 네티즌들은
류의 출전 불가 사유를 꼬집었고
이를 모를리 없는 온게임넷과 케스파측은
가장 현장에 근접해있었기에 더더욱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류! 류! 류! 류! 류! 류! 류!"
김정균 : 저...
이번엔 김동준의 마이크였다.
SKT 코치 김정균이 그의 마이크를 말없이 빌려 뱉은 첫마디는
LCK의 역사에 남을만 했다.
김정균 : 류선수의 출전을, 저희도 희망합니다.
"................"
일순 고요해진 경기장
그 순간 한 다이아 유저가 목청이 찢어져라 울부짖는다.
"김.정.균!!! 정말 ㄸ ㅏ-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은 순간 스베누 광고를 시청하게 되어 당황했으나
대부분 그 뒤의 대사는 짐작했고, 예상대로 현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꼬치! 꼬치! 꼬치! 꼬치! 꼬치!"
SKT부스로 향하는 김정균에게 관중들이 연호한다.
부스로 돌아가는 김정균의 등을 바라보며 MC용준은 조용히 읊조린다.
"고맙다."
SKT측의 도움으로 상황은 빠르게 정리되었다.
뭣보다 이 리벤지 매치에 이의를 가질 사람은 몇없었기에
이 하늘이 만들어준 우연을 그 누구도 부정하기 싫어했다.
감독 이지훈 : H2K는?
류 : 연락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부터 저는 KT입니다.
감독 이지훈 : 그래. 그럼 부탁하마.
김정균 : 이러면 된 거지. 상혁아?
페이커 : 고맙습니다.
조용히 부스밖으로 나가는 황제 이지훈.
부스 도어를 닫으며 하늘을 올려다 본다.
"나의 결승은 끝났다. 잘 마무리 해줘. 상혁아."
MC용준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5경기 블라인드 픽! 보시죠!!
전국, 전세계 롤챔스 시청자들 모두 누구 하나 이 순간엔 눈을 떼지도, 감기도 아까워할 것이다.
제드 vs 제드
결국 성사된 이 매치업으로 인해
훗날 전국 치킨집 사장님들은 프로야구의 인기를 실감했다며 역쒸 이승엽! 이라 했다 한다.
MC용준 : 경기 쉬-짞!!하겠습니다!!!!
용호상박? 난형난제? 막상막하?
실로 대단한 혈투가 이어졌다.
킬스코어 SKT 14 : 12 KT // 용스코어 SKT 2 : 3 KT
포탑은 서로 1차는 모두 밀려있고
미드도 똑같이 2차까지 밀린 상태
페이커가 근소하게 CS를 앞서고 있었지만
관중석에서 햄버거를 든든히 먹었던 퍼펙트 류 또한 빠른 로밍으로 게임을 휘젓고 있었다.
그러나 마린의 히든카드 요릭의 활약으로 탑 2차와 미드 억제기앞 타워까지 내주게 되고
페이커의 제드가 KT의 억제기를 홀로 깨고 있는데.
클템 : 어? 이 상황!
옵저버가 마우스를 흔든다. 황급히 흔든다. 류의, 류의 제드의, 신발!
동준 : 민병대!
KT진영. 억제기 앞.
1 vs 1 상황.
Zed vs Zed
Faker vs Ryu
질주하는 류의 제드
후퇴하는 페이커의 제드
후퇴하는 제드에게 궁이 꽂히고 그와 동시에 류의 제드에도 궁이 꽂힌다. 그리고 그 옆으로 타지는 텔 하나.
이번엔 류가 퀵실을 통해 제드의 궁을 풀었다.
그러나 억제기를 밀기전 포탑앞 한타에서 퀵실을 쓴 페이커는 류의 궁딜을 모두 맞아야했다!
이어지는 그림자 연계를 통한 Q와 E 스킬의 공방
클템 : 이거! 류선수가 유리해요!!!
류의 제드가 반피나 남고 페이커의 제드를 따려는 그 순간.
텔을 타고 나타난 마린의 요릭.
요릭의 궁으로 인해 되살아난 페이커의 제드가 다시금 류의 제드를 따려한다!
페이커의 제드가 이제는 끝났다는듯 류의 제드에게 Q를 맞추는 그 순간!
피-잉!
동준 : 악!!!!!!! 주문포!!!!
클템 : 맬모셔스!!
그렇다.
민병대를 사기전 류는 요우무를 팔아 맬모셔스를 맞춰온 것이다.
일순간 페이커의 WQE 모든 딜을 상쇄하고도 남을 보호막이 생기고
류가 앞발꿈치에 힘을 싣고 엉덩이를 살짝 들며
일생 최고의 컨트롤로 페이커 제드의 후속타를 피하며 마린의 요릭까지 따내었다.
<<더블킬!!>>
게임내 아나운서의 음성만이 경기장에 울렸다.
정말 고요했다.
더블킬.
분명 두번째로 죽은 것은 요릭이었으나
그 누구도 요릭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더블킬.
페이커가 두번 죽은 것이다.
류에게 한번 설욕당한 페이커는
그 짧은 찰나 아군의 도움으로 되살아났으나
맬모셔스의 벽에 막혀 피가 깎이며 회색화면을 보게 되었다.
열광하는 KT진영의 팬들과
놀라움을 금치 못 하는 SKT의 팬들.
이제껏 수억번을 죽어온 류의 제드가
그 바톤을 페이커의 제드에게 넘기는 순간이었다.
다시 경기로 돌아와..
한순간 50여초가량 미드와 탑라이너를 잃게된 SKT.
그리고 한방에 기세를 갖게 된 KT.
미드로 질주하는 KT 전원.
"버텨!!!!!!!!!"
부스밖 스크린을 바라보며 황제 이지훈이 울부짖었다.
그러나 50초라는 시간은 SKT에게 가혹하리만치 길었고
끝내 넥서스는 터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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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용준 : 류선수! 어떻습니까? 제드 대 제드로 네? 딱! 이겼는데! 기분이 어떤지 한 말씀!
류 : 아직도 배가 고픕니다.
전, 포식자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