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폭력진압에 대해서 한 정치인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누구의 말인지, 한 번 맞혀보시죠.
[과격한 노조현장의 필름을 왜 만들었는지, 그 의도가 무엇인지, 저는 불순한 의도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것은 노조가 과격하니까 경찰도 맞대응해도 된다는 이야기인지 이것을 제가 경찰한테 묻고 싶습니다.]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분노가 느껴지는데요, 계속 들어보겠습니다.
[공권력은 가정의 어버이가 자식에 대해 행하는 것과 같은 그야말로 사랑의 매를 때리는 것 같은 그러한 맥락에서 집행되어야 합니다. 어느 가정의 어버이가 자식이 잘못했다고 곤봉으로 머리통을 쳐가지고 피를 튀게 하고, 구둣발로 짓이겨 가지고 갈비뼈가 부러져서 폐를 찔러서 생명이 위독한 그런 일을 만들 수가 있습니까?]
"공권력은 사랑의 매"…누군지 감이 오시나요? 조금 더 들어보죠.
[저도 과거 5공 독재치하에서 소위 민주화투쟁이라는 것을 하면서 경찰한테 많이 맞았습니다. 저는 사흘 동안 두들겨 맞아 가지고 1주일 동안 병실에 입원한 적도 있었습니다. 새파란 젊은 의경 네명이 저를 붙잡았는데 저를 두발로 차고 제 뺨을 수십차례 때리고, 한 의경의 얼굴을 지금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입니다.]
민주화투쟁을 했다…야당 인사일까요? 마지막 한마디입니다.
[현장에서 맞은 사람들 골병들어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일일 것입니다. 이러한 국민의 인권을 과연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왜 이시간까지 행자부장관은 사과를 하지 않고, 대통령께서는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를 하지 않는지 이것을 우리는 따지는 것입니다.]
이 발언의 주인공, 바로 이분입니다. 사진이 잘못 나온 게 아니고, 정말 김무성 대표 맞습니다.
놀랍죠? 2001년 4월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현안보고에서 한 말들입니다.
당시 김 의원은 경찰이 대우차 노조에게 과잉 폭력진압을 했다며 대통령이 엎드려 사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국회 회의록에 무려 네 페이지에 걸쳐 기록돼 있습니다.
14년 7개월 뒤, 집권여당의 수장이 된 김 대표, 같은 문제에 대해 오늘 어떻게 얘기했을까요?
[김무성 대표/새누리당 : 야당과 문재인 대표는 정부가 살인 진압에 대해서 사과해야 한다, 라고 하면서 정부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등 민심과 정반대로 가고 있어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IS처럼 불법시위도 척결해야 한다"며 시위대를 IS에 비유했고요, "복면금지법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치를 일컬어 '언어의 예술'이라고들 하는데 김 대표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 정말 극적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