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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설날 연휴에다가 토요일인데
머리카락이 너무 지저분해서 미용실을 갔거든요.
동네미용실이 다 문을 닫거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좀 걸었는데
한적한 곳에 미용실이 하나 있는거에요.
들어갔는데 의자가 두개만 있는 작은 미용실인데
사람은 없고 어떤 중년 아주머니 이발사가 혼자 앉아계시더라구요.
안경을 벗었는데 제가 눈이 나빠서 안경을 벗으면 거의 안보여요.
미용실 의자에 앉아서 제 얼굴도 못볼 수준.
앉아서 머리를 자르는데 뒤에서 평화방송 라디오가 나와요.
처음에는 TV소린줄 알았는데 라디오더라구요. FM어쩌고 하는거보니까.
낙태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 아주머니가
"학생. 하느님 믿어?"
이러십니다. 저는 "무교에요~"
이러고 앉아있는데 뒤에서 계속 말을 걸더라구요.
하느님 말씀을 들으며 마음이 평안해지고 어쩌고 저쩌고
저는 맞장구도 치고 반박도 하고 그러는데
그러다가 아주머니가 사형제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는거에요.
그래서 저는 "의도적인 살인이나 강간범들은 사형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이랬더니 아주머니가
"그건 아니지~ 그 사람들이 일부러 그런건 아니잖아?"
"그러니까 일부러 악의적으로 한 사람들은 사형해야 한다니까요."
"아니아니. 왜 살인을 했겠어. 이유가 있을거 아니야?"
"네?"
좀 당황했어요 여기서. 보통 종교인처럼 전부 하느님 자식이니까 죽이면 안되고 용서해야한다~ 이럴줄 알았는데
논리가 좀 이상하더라구요.
"음. 김길태, 김길태 알지?"
"예. 초등학생 강간살해"
"그 초등학생이 얼마나 싸가지가 없었으면 죽였겠어?"
"네?"
"그 초등학생이 싸가지가 없었으니까 죽인거 아니야? 그렇지? 버릇을 고쳐준거야. 그건 잘한짓인데 왜 사형을 시켜?"
갑자기 소름이 돋아서 반문도 못하고 다물고 있는데
그러고보니까 이 아주머니가 지금 제 뒤에 서서 가위질을 하고 있는거에요.
눈도 안보여서 아주머니 얼굴도 안보이고 뒤에서 가위소리만 철컥철컥하는데
순간 이 아줌마가 가위로 내 목을 찌르면 어떻게 되는거지? 하는 생각이 드는거에요.
주변에 사람하나도 없는 한적한 거리고 거기다 밤 살짝 늦은 시간이라서 아줌마하고 나밖에 아무도 없는데
원래라면 여기서 반론을 수십개 하고도 남았겠는데 그 상황이 너무 무서워서 그냥 앉아있었어요.
"사형은 안되는거야. 괜히 죽였겠어? 이유가 있는거지."
가위소리가 귀에서 사각사각 철컥철컥하는데 진짜 소름이 쫙 끼치고 무서워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어쨋든 아무일 없었으니 여기서 이런글 쓰고있는거지만
당시에는 엄청 무서웠는데 막상 쓰고보니 별로 안무섭네요.
거기 다시는 안갈겁니다.
그리고 머리를 귀두컷을 해놨어 ㅅㅂ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