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새줍을 하고 오유에 도움을 청했던 사람입니다.
화요일에 구청에 연락이 되었는데 담당자분께서 집으로 새를 데리러 오시겠다고 하셨어요
저는 회사에 있었기 때문에 집에 있던 동생에게 인도를 해달라고 부탁을 해두었죠.
몇 번 통화끝에 새를 구청분에게 무사히 넘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시름 놨구나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보호소로 갔냐고 물어봤더니 마포쪽에 있는 곳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그간 정이 들었던 터라 지내게 될 곳이 어떤 곳인지 한 번 보고 싶어서 서너시쯤 보호소로 연락을 드렸어요.
근데 보호소에선 오늘 그런 새는 안들어왔다는 거에요
당황해서 구청에 다시 연락을 드렸죠
구청 직원분이 다른 보호소로 갔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몇군데 더 번호를 알려주시더라구요.
왠지 기분이 쌔해져서 새를 데리러 오셨던 분에게 직접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어디로 맡기셨냐고
아직 가지고 계시대요. 보호소는 6시면 문을 닫는다는데 언제쯤 맡기실거냐 여쭤보니 오늘은 무리라는 말만 하시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당황스러웠죠. 내일부터는 추석연휴인데 괜찮은건가요 하고 물어보니
월요일에 보호소에 갖다 주시겠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어요 ㅋㅋㅋㅋ
몸이 안좋은 아이라 지속적으로 케어를 해줘야 하는 상태인데 ...
월요일까지 그럼 어디에 두시는 거죠? 하고 물으니 자기네들이 다 보관하는 곳이 있고 거기서 치료도 해주고 한대요
그럼 거기 번호라도 알려달라고.. 제가 퇴근하고 찾아뵙겠다고 하니까
안된대요. 번호 모른대요. 찾아올 수 없이 먼 곳이래요ㅋㅋ????
아픈 새에요. 오늘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상태라서 그냥 두면 안되요 하니까 그럼 좀 있다 다시 연락주신대요.
그 후부턴 연락이 안되셨어요.
화가 나서 구청에 전화해서 따졌죠. 믿고 맡겼는데 이게 뭐냐고.
구청 직원분이 자기들이 연락해보고 처리해 주시겠대요. 기다려 달래요.
기다렸어요. 연락은 안오고. 퇴근시간은 다가오고.
어디서 잘못된 건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되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5시가 넘어가는데 연락이 안와서 다시 전화했습니다. 다 필요없고 보호소 가시기 힘드시면 그냥 새 다시 돌려달라고.
그리고 직원분 이름 좀 알려달라고(민원넣을 생각이었어요)
당황하셨는지 자기들도 지금 열심히 연락중이니 조금만 더 기다려달래요. 계속 여쭤봤는데 이름은 끝까지 안알려주시더라구요.
6시 가까이 새 가져가신 분에게 다시 연락이 닿았습니다. 이러이러 사정이 있어서 오늘 못간거다 하시더라구요. 귀에 안들어오더라구요.
그냥 다시 달라고 했습니다. 월요일까지 제가 데리고 있겠다고.
화가 많이 났는데 일하시는 분이 나이가 좀 있으셨어서 차마 쏘아붙이지는 못하겠더라구요.
새가 아프고 케어가 필요하고 이런 거 전혀 모르시는 것 같고 그냥 연휴니까 가지고 계시다가 넘기면 되겠거니 하신 것 같았어요.
모르셔서 그러셨겠거니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다시 찾아온 것 만으로도 다행이니까.
그래서 연휴동안 다시 떠안게 되었습니다... 줍줍이ㅠㅠ
이동하느라 스트레스도 받았을테고 놀라기도 했을 것 같아서 일단 진정진정
맘 착한 친구가 계란도 사주고 주사기도 가져다줘서 급한대로 이유식을 이유이유하고 물도 물물
지쳐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전투적으로 받아먹어서 놀랐어요
밥도 잘먹고 기운났는지 막 움직거리는게 괜히 짠해서
구청을 향한 분노따위 이제 아무래도 좋아~ 가 되어버렸구
줍줍이 굴욕샷^,^
똥을 푸지게 싸놔서 청소하면서 깃도 좀 닦고..
한 번에 많이 먹진 않는데 먹는 텀이 짧더라구요
새벽까지 계속 먹였는데 하룻밤 사이에 끝난 계란 노른자의 흔적.......
심하게 흥분했다 싶으면 손으로 저렇게 지긋이 잡고 있으면 얌전해져요.
따뜻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엄마품같아서 그러려나 싶기도 하고.
괜찮은 건지는 모르겠는데ㅠ 날뛴다 싶으면 저렇게 손으로 덮어주고 있습니다.
쪼기도 엄청 쪼는데 아프지도 않고 가소로워서 괜춘!
동생 남친이 물고기를 키우는데 먹여볼 생각 있냐고 가져다 준 실지렁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괜찮은건지 어째야 할 지 몰라서 일단 풀어놨구..
결론은 추석 연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외출은 포기해야겠네요ㅋㅋㅋ후
월요일에 출근해야 해서 동생 남친이 주말에 데려가서 맡겨주기로 했어요. 착함ㅠ.ㅠ
보호소 못 갔다는 이야기 들었을때는 맘이 철렁해서 지하철 타고 가는 동안 폰 들고 미친년처럼 질질 울고 그랬는데 살아있어줘서 참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