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가보니까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걷지도 못하고 푸드덕대기만 하고 있길래
주변에 계시던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해서 일단 꺼냈어요.
애가 다리에 힘을 못쓰는 것 같았어요ㅠㅠ
놀란 것 같아서 마라톤 할 때 쓰려고 가져간 수건으로 일단 안정 겸 보온을ㅠㅠㅠㅠㅠ
전체샷이에요. 무슨 종류인지는 모르겠어서 네이버에 막 뒤져봤는데 지빠귀 종류인 것 같기도 하고..
만져주니까 물지도 않고 넘 순해서 첨엔 애완조인 줄 알았어요ㅠㅠㅠ
주인 찾아주려고 sns에 올려서 물어보니까 새키우시는 분이 얘는 완전 야생새 같다고 하더라구요.
비도 오고 추워서 일시적으로 못 나는 걸수도 있겠다 싶어서 일단 사람들 눈에 안띄눈 풀숲에 숨겨두고 마라톤을 하러 갔어요
한두시간쯤 후에 잘 갔나 하고 다시 돌아와봤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숨겨둔 그대로 꼼짝않고 있더라구요.....
다리를 만져보니 역시 전혀 힘이 안들어가고 있고..아무래도 안좋다 싶어 급하게 야생조류보호협회며 고양시청이며 동물구조협회며 마구 연락해봤는데
주말이어서 안받는 곳도 있고 연락된 곳들은 관할이 아니니 다른곳으로 걸라고 하고ㅠㅠㅠ
빙빙 돌다가 결국 연락되는 곳이 아무곳도 없어서 급한맘에 동물농장에까지 연락해봤는데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대로 두면 그냥 죽을 것 같아서 결국 안고 서울까지 오게 되었어요.
동네에 있는 동물병원은 새는 다루지 않는다고 하셔서 논현에 있는 새 병원을 갔는데
병원에서도 여전히 순한 녀석
진찰받는 내내 찍소리도 안내더라구요ㅠㅠㅠㅠㅠ
의사선생님이 보시고 얘는 완전 야생새라고..
근데 야생새가 낯선 사람이 만져도 이렇게 가만 있는 건 순한 게 아니라 반항할 기운이 없는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ㅠㅠ
진찰결과 외상도 전혀 없고 심지어 영양상태도 나쁘지 않은 편이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몸을 못가누고 다리에 힘이 안들어가면 엄청 안좋은 거라고 하셨어요ㅠㅠ 오늘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애라고.....
조류협회는 월요일에나 연락이 될 것 같고 그렇다고 얘를 그냥 둘 수도 없고ㅠㅠㅠ
급한대로 월요일까지 입원을 시키기로 했습니다.
인큐베이터 안의 줍줍이.
주운 아이라 이름을 줍줍이라 지어줬어요. 우리끼리 부를 땐 괜찮았는데 의사선생님이 같이 불러주시니 조금 민망..ㅋㅋㅋㅋ
입원비가 제법 비싸서 어쩌지 하고 있었는데 의사선생님이 좋은 일 하는데 다 받기 그렇다고 반만 부담하는 걸로 해주셨어요ㅠㅠㅠ
몸도 못가누는 주제에 표정 하나는 근엄한 줍줍이..
그리고 지금 월요일... 아니 열두시 지났으니 화요일이네요ㅠㅠ
오늘 내일 한다는 상태였는데 다행히 주말을 잘 버텨주어서 오늘이면 협회에 연락해서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전 내내 연락해봐도 야생조류협회에 연락이 안되네요ㅠㅠㅠ 연휴가 끼어서 이번주 내내 쉬시는건가 싶기도 하고ㅠㅠㅠㅠㅠㅠㅠㅠ
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한 이틀이 지나서 할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왔는데
새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막막하네요ㅠㅠㅠㅠㅠㅠㅠ이 상태라면 추석 연휴 내내 협회와 연락이 안될 것 같은데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