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주에 베오베에 갔었던 "신이"가
토요일 오후 일곱시쯤에
신이가 저희 집에 (임보차) 도착했어요.
첫날은, 서로 적응하느라 정신없어서 사진찍을 겨를이 없었네요~
* 왠지 쓸데없이 말이 길어질거 같은 예감이에요.*
1.두째날 아침이에요.
괭이 두마리 이제 신이까지 세마리와 함께하는 집사에게 일요일이라고해서 늦잠을 잘수있는 권한따윈 없어요.
새벽 두시에 겨우 잠들었다가 다섯시에 다시 깨요.
작은방에 가서 아직 화장실을 정하지 못한 신이를 관찰해요.
이런... 자기 집을 화장실로 정했나봐요.
집에서 쉬야를 하고 밖에 나와서 앉아있네요.
다행히 집밖에 나와있어서 서둘러 집을 닦고, 바닥을 닦고, 소독을 해주었어요.
소변 냄세를 없애고 신이를 다시 집에 넣어줘요. 그리고 쓰담쓰담을 하려고 손을 집어넣어요.
"하악!!!!!"
하지만 움찔하지 않기로 맘먹고 집어넣은거, 물릴각오 하고 쓰다듬어요
어라, 물질 않아요. 그래서 그냥 쓰다듬어요.
그리고 화장실은 저기라며 화장실에다 쉬야 한걸 묻혀주고,
가슴아프지만 일부터 폭신한 쿠션은 치워요. 계속 폭신한 쿠션 때문에 주저 앉아서 싸는거 같이고 해서요.
그리고나서 다시 안방으로 돌아와서 아깽이 두마리를 달래주고,
밥을 주고, 세탁기를 돌리면
어머, 벌써 아홉시네요?
다시 신이 방에 들어가요.
.... 신이가 사라졌어요!!!!!!!
방을 두리번 거려요. 코딱지만한 방에 대체 숨을 곳이 어디있다고..!! 천천히 그러나 샅샅히 눈으로 스캔을해요.
그러나 움찔! 신이를 닮은 고양이가 그려진 종이상자를 발견해요.
2. 혹시나해서 가만히 서있어봐요. 왠지 진짜 배경같아요.
근데 누가봐도 신이에요. 그래서 소포를 치워봐요.
뿅. 신이였네요.
신이를 간신히 찾았어요. 그리고 나서는
방에있단걸 확인하고 절대 억지로 꺼내려 하지않고 조심스레 총총총 뒷걸음질쳐서 방밖으로 나가요.
3. 오후동안에 수많은 판타스틱한 일이 벌어져요.
신이는 참 똑똑한 아이에요
아깽이들이 딴에는 자기네 영역이라고 먼저 하악질을 하는데도
아깽이인거 알고는 반응을 안해줘요
너무 고마워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애들이 하도 하악 거리니까 화가 났는지 딱 한번 하악! 하며 일어났는데
나나 모모
부리나케 안방으로 도망와요. (그러길래 왜 형아를 건드려...)
그래도 때리지 않아주고 싸움걸지 않아줘서 너무 고마워요.
너무너무 이쁜 신이인데, 새벽에 주저앉아서 쉬야를 해서 털에 소변냄세가 가득해요.
그래서 작은방이 소변냄세로 가득해요.
한동안 깔때기를 쓰고있었어서 털 고르기도 많이 안되어있어요.
어쩌지..한참 고민하다가 신랑이랑 애완용품점에가서 이것저것 질러요.
혹시 몰라서 강아지들이 쓰는 소변 패드까지 사왔는데 다녀오는 사이에 신이가 화장실을 가렸어요.
역시 신이는 똑똑해요. 슬프지 않아요.
일요일에 잠을 세시간 자고 나머지 시간을 모두 신이와 친해지려고 애썼어요
(라고해도 그냥 작은방에서 핸드폰 하고, 작은방에서 멍때리고 가끔 신이가 집에 돌아오면 하악질하는거 무서워도 참고 쓰다듬은거밖에없지만)
다행히 신이가 저에게 하악!!을 하지 않아요.
그래서 샀으면 써야지 를 실천해요.
4.
브러쉬를 큰거를 새로 사왔어요.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었던 소변 패드를 방바닥에 신문지대신 깔아요.
신이가 무서워할까봐 얼굴쪽을 수건으로 덮어주고 (구조자 분께서 주신 팁이었어요.)
제 품쪽으로 돌렸어요. 그랬더니 첨엔 막 비집고 들어오려고해요.
그러다 빗질을 시작했더니 자기도 시원했는지 얌전해져요
저런 털뭉치가 두세덩이가 나온건 우리끼리의 비밀로 해요.
5. 작은방에 가득찬 소변냄세는.. 신이의 털에 쉬야가 묻어서에요. 그래서 아무리 환기를 해도
신이의 향기는 오래가요. 그렇게 오래갈수 없어요.
그렇다고 억지로 물에 담글순 없어요.
그래서 워터리스 샴푸를 구입했어요!
빗짓을 해준 후에 등부터 살짝살짝 뿌려서 마사지 하듯 문질러줘요.
"뭐야 이 차가운건?"
하면서 움찔하다가 좋은 냄세가 나니까 다시 얌전해져요.
등이랑 엉덩이를 닦아주고 대망의 뒤집기를 시전해요.
시전하기 전에 일단 엄마의 몸에 담요를 장착하고 신이를 안을 준비를 해요.
(푸짐한 엄마의 풍채는 그냥 넘어가 주길 바라요.)
당연히 워터리스 샴푸를 뿌릴땐 얼굴에 닿지 않도록 수건으로 꼼꼼히 가드해주고,
겁이 나서 벌벌떠는 신이때문에 약해진 마음 다잡고
신이를 달래면서 서둘러서 끝내요.
어머나 뽀송뽀송해졌어요. 사진을 찍어요.
신이가 째려보면서 눈으로 말해요.
"프라이버시는 지켜줍시다.)
6. 그래서 다시 찍어줘요.
디게 이뻐요.
표정 좀 보세요. 아주 그냥 옴므파탈이에요(얼마전에 중성화를 했지만 그 말은 넣어두기로 해요)
다행히 이 사진을 찍을때쯤엔 떠는것도 멈췄어요.
"뭐, 왜, 뭐. 잘생긴 고양이 처음봄?"
7. 수건으로 잘 말려줘요. 금방 잘 말라서 너무 신기해요.
잘 참아준 신이에게 저녁밥을 줘요
비싼 건식을 냅뒀는데도 잘 쳐다보지도 않고, 아침에 준 습식도 절반밖에 안먹었길래
과감히 버리고 새로 줘요.
"안나가냐?"
나가라는듯 눈치를 줘요.
제가 나가야 먹을심산이에요
그래서 안나가요(못된것)
그리고 천천히 기다려요. 안뺏어먹을께. 신이야. 다 니꺼야. 너 먹어.
8. 제가 안나간다는걸 눈치챘어요.
신이는 진짜 눈치가 빠르고 똑똑해요.
결국 포기하고 밥을 먹어요.
다행히 제가 위험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했나봐요.
"일단 줬으니 먹겠어"
후루룩 챱챱챱챱챱챱챱챱
9. 설거지 직전이에요.
뿌듯해요. 날아갈거같아요.
착하다~ 쓰다듬어줬어요.
먹는데 건드리는데도 하악질을 하지않아요.
행복해요.
밤 11시가 됐어요. 날이 쌀쌀해요.
몸을 잘 말려줬다하더라도 집에 담요를 깔아주지 않은게 걱정이 돼요.
확인하려고 작은방(이젠 신이방)에 들어가요.
어머나, 마침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있었어요
먀옹~하고 울어요. 작은방이 꽤 쌀쌀해요.
화장실을 가리니까 푹신한걸 깔아주자!!
담요를 깔아주고 신이를 집에 들여보내고 수건을 덮어줘요.
그리고 턱을 긁어줬어요
우와 ㅠㅠㅠ 제 손에 기대서 그릉거리며 잠을 자요 ㅠㅠ
핸드폰을 안갖고온 저를 속으로 원망해요 ㅠㅠ
십분을 넘게 헤실거리며 있는데
신랑이 모모 발톱 깎아줘야한다고 저를 불러요.
내가 나나 발톱 깎아줬잖아!! 라고 해도 저를 불러요.
왜냐면 나나는 발톱 깎아도 가만 있지만
모모는 세상이 무너지듯이 울고 도망가서 둘이 협력해서 깎아줘야하거든요
그래서 아쉽지만 등을 돌려요
손을 빼자 신이가 깨서 쳐다봐요
또 그거에 정신 팔려서 신랑한테 끌려갈때까지 작은방에있었어요.
오늘 아침, 다시 숨어있는 신이를 찾으려고 두리번 거린건 비밀 ㅇ_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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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는 정말 겁이 많아요, 그리고 똑똑하고, 눈치도 빨라요.
다행스럽게도 제가 "밥주는사람" 이란건 캐치한거같아요.
우리 사랑스러운 신이가 한시라도 빨리 소중한 가족을 찾을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릴께요.
두서없이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모두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즐거운 명절 보내시고요~^^
그럼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