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와 1시간 이상 접촉해야 감염된다는 정부 매뉴얼도 국내 상황에선 통하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서울 D병원 응급실에서 의사인 35번 환자가 환자들을 30~40분 진료하다가 옆 병상에 누워 있던 14번 환자에게 감염된 게 대표적이다.
사 태가 매뉴얼과 다르게 전개되자 문 장관은 뒤늦게 병원 이름을 공개하면서 “떨어진 진주목걸이를 다 줍는다고 해도 혹시 (진주알) 한두 개가 빠질 수도 있다”며 “(감염 위험자를) 다 못 찾을 수도 있기 때문에 (5월15~29일 방문객 중) 개연성이 있으신 분들은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사태 초기 “개미 한 마리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자세로 대응하겠다”고 했던 것과 달라진 태도다.
정 부가 이제야 평택성모병원 이름을 공개한 것을 두고도 감염병 확산의 주요 병원만큼은 진작 알렸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당초 미국도 지역이나 병원 이름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보건당국은 주요 전염병 사례가 확인될 경우 병원 이름이나 지역을 공개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CDC) 는 지난해 9월30일 미국 내 첫 에볼라 확진 환자 사례를 공개할 때 댈러스에 소재한 텍사스 보건장로병원이라는 이름을 명시했다. 그해 5월2일과 12일 미국 내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인디애나의 한 병원” “플로리다의 한 병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