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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린아이도 아니구요.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놈도 아닙니다.
예비군 훈련도 여러 차수 간 성인 남성이죠.
한 1~2년쯤 전이었을까요..?
일하다가 점심시간에 밥을 먹으러 나갔는데 옆에 조잘조잘 시끄러운 여자들 무리가 앉았습니다.
한참을 떠들다가 그중 귀여운 아이가 절 가르키며 저사람 귀엽다고 친구들한테 말하더군요.
이걸 또렷하게 듣게된건 그 여자분들이 소곤소곤 말하는거랑은 거리가 멀었던 것도 있거니와..
제 옆 테이블 대각선 자리에서 앉아있던 그 귀여운 분이 관심이 가고 끌렸기에 내심 집중했던
것도 있겠지요.
내가 마음에 드는사람이 내 첫인상이 괜찮다는데 무얼 망설일까요?
어찌어찌 해서 연락가능한 방법을 알아내고 메신저로 말을 걸었습니다.
참.. 그다지 좋지 않은 방법인데 난 뭐든 서툴렀나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메신저임에도 당황하는 것이 느껴지는 듯 했고 저도 무리해가면서
대화를 이어갈 정도로 용기 있는 놈은 아니었기에 그렇게 짧은 스침도 끝났습니다.
그리고 2년쯤 지난거 같네요.
그분은 남자친구도 있는듯하고요.
한두달에 한번 있을까 말까.. 밥먹으러 나가거나 출퇴근 길에 드물게 마주쳤었는데
근래들어 부쩍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여가활동이 겹쳐진 것이죠.
물론 그녀는 절 모릅니다.
얼굴 마주보고 얘기한적도 없거든요 ㅎㅎ
이쁘고 귀엽고 밝아 보이니 남자들의 관심도 많이 받아왔을테고
아마 저같은 남자 기억은 하나도 안날겁니다.
어쩌면 메신저 보냈던 2년전에도 제 얼굴을 몰랐을지도요 ^^;
그런데 내가 어쩌다 그런 더러운 짓을 하게 되었는지..
이 글을 적는 지금도 죄책감,자괴감,두려움에 가슴이 옥죄어 오네요..
그분을 몰래 찍었답니다. 폰카로.. 몇차례..
내가 무슨짓을 한건지..
이상하고 은밀한 사진을 찍은거는 아닙니다.
그냥 예쁜모습 몰래 담아두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촉이 왔답니다.
아마 눈치챘을거라는걸..
아... 죽고 싶었어요.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면서..
그후로 낮에 사람 많은 길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지은 죄가 있는지라 가슴이 철렁합니다.
마주칠거 같아서 좀 시간차를 두고 지나가길 기다리고 20미터 이상의 거리를 두고
지나가려 했는데.. 지나가면서 절 보고 몇번을 뒤돌아 보더군요.
내가 남자들 얼굴에 똥칠을 했구나..
이사람이 이제 남자에게 나쁜 선입견을 갖는건 아닐까, 또 나를 얼마나 쓰레기로 생각할까
계속 침울해져 있고 지나가는 여자 실루엣만 봐도 움츠러들고 죄책감을 느낍니다.
혹여나 마주칠까 외출도 삼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점심을 굶었네요.
그런 와중에도 스스로의 안위가 걱정이 되는지 내가 한일이 얼마나 나쁜짓인지
인터넷을 검색해봅니다.
수치심을 느낄 만한 사진이거나 은밀한 부위를 몰래 찍은게 아니면 처벌은 안된답니다.
자기합리화를 해봅니다.
하지만 다시금 그분 입장에 서서 생각을 해봅니다.
얼마나 혐오스럽고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생각될까요?
또다시 움츠러 듭니다. 공황장애라도 걸렸는지 심할때는 다리가 덜덜 떨리네요.
내가 어쩌자고 이런 비겁한놈이 된건지.
내 주위 친한 여자들하고 얘기를 하다가도 문득 괴로움을 느낍니다.
이사람들은 나를 이렇게 편하게 대해주는데 이 사실을 알게되면 얼마나 혐오감을 느낄까 하고..
거울을 봅니다. 거울에 있는 나는 추해보입니다.
내 안의 추악함과 마주하는것 같습니다.
난 이제 어쩌면 좋을까요..?
이런, 저런.. 머릿속에서 오만 소설을 써봅니다..
앞에서 미안하다고 빌고 자해라도 하면 용서해줄까..
미안하다며 수백만원이라도 합의금을 주면 용서해줄까..
나가 뒤질까.. 등등
다시 이성적으로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 나는 제정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그냥 진심이 담긴 사과가 눈꼽만큼이라도 나은것 같습니다.
몇달은 숨죽이고 살아야 겠습니다.. 내가 좀 진정을 하게 되고..
그분의 화가 조금이나마 누그러 질만한 그런 시기가 되면..
앞에 마주치는날 진심으로 사과해야 겠습니다.
이 일을 빌미로 어떻게 잘 해보겠다는 생각?? 그런건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싸다구를 맞아도 좋고, 용서를 못받아도 좋습니다.
그저 그래도 반성은 할 줄 아는 쓰레기구나. 재활용은 할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만 해줘도
감사할거 같습니다.
여러분.. 더 나은 방법이 있을까요?
저에 대한 험담도 좋고.. 진심어린 조언도 좋습니다.
쓰레기라고 하셔도 받아들이겠습니다.
글로나마 털어놓으니까 조금이나마 마음이 차분해 지네요..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마음속의 어두운 면에 먹이를 주고 있었는지도..
차라리 이 글을 많은 분들이 읽어줘서 그분이 나의 처참한 심정과 후회를 알아줬으면 좋겠네요 ㅠㅠ
요약 : 내가 미쳐서 여자분한테 몹쓸짓을 했네요.. 돌았나 봅니다 ㅠ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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