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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621
    작성자 : 초록나무a
    추천 : 181
    조회수 : 3444
    IP : 221.145.***.97
    댓글 : 25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4/01/19 00:23:28
    원글작성시간 : 2004/01/19 00:23:28
    http://todayhumor.com/?bestofbest_621 모바일
    담배, 그리고 선생님.
    인터넷에 동창들을 찾아주는 모사이트의 모교 게시판에서


    나는 충격적인 글 하나를 보았다. 



      "동필 어르신이 돌아가셨음 (절대 장난 아님) △병원에 10시까지 3학년 2반 학생들은 집합 바람" 



    동필 어르신은 나의 3학년 담임 선생님이였다.


    전철을 타고 병원으로 가는 동안에 마음이 무거웠던건 


    뭐 때문이였을까 .. 




    학교 내에 흡연과의 전쟁을 선포한 한 위대하신 선생님과의 


    추억을 회상해본다 



    본명: 김동필 

    나이: 49 

    담당과목: 국어 

    종교: 기독교 



    학교내 금연대책본부를 설립 약 200명이란 놀라운 숫자의 


    학생들이 그의 손을 거쳐 ...젖됐음. 


    일단 그의 머릿속에 뿌리깊게 박힌 "담배" 란 단어의 정의를 


    내리자면 그것은 곧 "죽음" 내지 "악마의 방귀" 였는데;


    악마의 방귀는 그의 기독교 사상에서 비롯된 거라 판단한다 


    그래 우린 매일 악마의 항문을 빨고 살았지.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선생님은 늘 금연식을 치렀는데.. 


    그것은 24시간 내의 담배를 태운 학생이 스스로 자백하는 


    아주 성스러운 시간이였다. 


    자백을 해도 맞았고 나중에 걸려도 맞았기에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생각한 몇몇 학생들이 손을 들면 


    선생님은 담배를 태운 만큼의 수를 적용해 체벌을 시행했다 


    여기서 바보가 아닌 이상 2개 태웠어도 한대 맞고 싶어서 


    그냥 1대 폈다고 구라치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하지만 김동필 선생님 그를 너무 과소평가 해서는 안된다 


      "그래 경수 오늘 몇개 펐니?" 


      "한개 폈습니다!!" 


      "오호 별로 안폈네?" 


      "그렇습니다.." 


      "중독은 무서운거라 뭐든지 초기에 잡아야 되" 


      "네?" 


      "그러니까 10대만 맞자" 


      "네..." 


    우리반에 너무 정직해서 탈인 녀석도 있었다 


    그날도 금연식이 있었고 녀석은 손을 들고 선생님한테로 갔다 


      "진영이는 몇개?" 


      "사실은..." 


      "솔직하게 말해야지 진영아" 


      "한대를 피긴 폈는데..." 


      "근데?" 


      "한모금을 빨았는데 누..누가 뺏아갔습니다" 


      "누가 뺏아갔는데?" 


      "형이 뺏아갔습니다" 


      "그럼 형이 이미 벌을 줬겠지?" 


      "네 벌로 담배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뭐야?" 


    선생님은 그 다음날 가정답사라는 핑계로 녀석의 집으로 


    찾아가 형을 처절하게 패줬다는 소문이;; 



    이렇듯 우리학교는 학교 개설 아래 최저의 흡연률과 최고의 


    건강상태를 유지한 체 공부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선생님께 보너스로 매달 니코틴껌과 니코틴패치라는 아주 


    생소한 아이템들을 협조해줬고 금연대책본부 설립 아래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버뜨..그러나..태평천하 안하무인의 정신으로 무장한 


    어느 한 미친녀석이 우리반으로 전학 왔으니... 



    녀석이 전학와서 처음 갖게된 수업이 다름 아닌 


    선생님의 국어시간이였다.


    전학온 학생을 본 선생님은 자기 소개를 


    하라며 녀석을 불렀고 녀석은 당당하게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나 필수고..나이는 니네보다 1살 많으니까..부담 좀 많이 갖고.. 

      형이라 꼭 안불러도 되는데 뭐 안부르면 좀 미안하지? 

      내 꿈은 한국담배인삼공사 사장이야" 


    선생님은 자신의 분노를 억제해가며 녀석을 자세히 살폈고 


    온몸에 흐르는 반항기와 과다한 니코틴 복용으로 


    인한 썩 좋지 않은 피부는 녀석이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존재라는 것을 보여줬다 





    녀석의 이름은 장필수


    나이는 우리보다 한살 많은 20살. 


    필수는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골초였고 20의 나이에 벌써 


    천갑형님 (천갑을 태운 형님) 소리를 듣는 선생님 생애 최고 라이벌이였다 





    하지만 골초인 녀석은 선생님의 고성능 레이다에


    늘 포착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화장실같은 담배태우기 적당한 장소는 이미 선생님의 첩자로 


    일하는 몇명의 10seki 들이 포진해 있었으므로 학교 내에서 


    담배를 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었다 





    그래서 결국 녀석이 선택한 장소는 다름아닌 교실안이였다. 


    점심시간 식사를 마치고 떳떳하게 담배 한가치를 태우는 녀석을 


    보고 우리는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누가 말했는가... 


      "가장 위험한 장소가 가장 안전한 장소가 된다" 


    녀석은 교실에서 담배를 피우는것도 모잘라 담배재를 교복 


    상의에 처발랐는지도 모른체 낮잠을 자고 있었다 




    범죄를 저지른 범인이 범죄현장에서 범죄단서를 남기고 


    뒤비져 자는 꼴이라니. 




    하지만 김동필 선생님 


    그가 누군가 금연정신을 바탕으로 항상 바른생활을 추구하는 


    그가 아니 그의 개코가 단서를 못잡았을리가 없었다 



    결국 장필수란 녀석 하나때문에 


    우리반에는 특별 금연식이 치뤄지고 있었고 


    장필수와 김동필 선생님간의 불꽃튀는 대결이 시작됬으니... 


      "너 오늘 몇개 폈냐?" 


      "음.....음..." 


      "어서 대답안하냐?" 


      "생각중인데요" 


      "빠..빨리 생각해 임마" 


      "근데 다음부턴 갑수으로 물어봐주세요" 


      "왜?" 


      "세기 귀찮아요..." 


    우리의 김동필 선생님 장필수에게 한방을 먹은뒤 잠시 주츰


    하지만 선제공격에 다시 나선다 


      "몇갑 폈는데?" 


      "한갑 정도요" 


      "그럼 20대 맞아야되겠네" 


      "근데 선생님..." 


      "뭐?" 


      "전 맞으면 그 고통을 흡연으로 해소하는데 어쩌죠?" 


    연속 두방을 먹은 김동필 선생님


    ko의 조짐이 보인다 


    김동필 선생님은 주머니속에 담배 한가치를 꺼내 보이며 


    필수녀석에게 말했다 


      "니가 이 담배를 손을 사용하지 않고 핀다면 오늘 체벌은 없던걸로 하겠다" 


    이 무슨 황당한 말인가 


    어떻게 담배를 손을 사용하지 않고 핀단말인가 


    한참동안 생각하던 필수는 선생님한테 말했다 


      "선생님!!" 


      "뭐냐?" 


      "선생님이 붙을 붙여주시면 되겠네요" 


      "뭐..뭐라고" 


    필수에 놀라운 잔머리로 위기를 모면한걸로 보였으나 .. 


    필수녀석의 대결에서 참패와 쪽팔림을 당한 김동필 선생님은 


    담배에 붙을 붙이지 마자 자기가 폈다는;;;;;;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담배를 피운것도 놀라운 일이였으나 


    필수녀석으 대범한 행동에 더더욱 놀랄수 밖에 없었다 


      "선생님!!!" 


    필수의 외침에 녀석을 꼴아보는 선생님 .. 


      "제 담배를 왜 피우십니까!!!" 


      "허..허허" 


    선생님은 그저 웃기만 했다 


      "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 


      "그만 웃으시고 제 담배를 돌려주세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필수녀석을 쳐다보던 선생님 .. 


      "옛다 먹어라 이 새꺄" 


      "아아아아아악" 


    필수 팔뚝에 담배빵을 했다는 .. 


    그후로 몇개월동안 금연식엔 필수와 선생님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곤 했다. 





    놀라웠던건 회를 거듭 할수록 필수녀석의 흡연량은 의외로 


    줄어 들었다는것인데 .. 




    시간이 흘러


    나는 드디어 졸업을 하게 되었고 


    졸업식날 김동필 어르신께서는 친히 


    우리반 애들을 모두 불렀다 


    반에 들어가자마 나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동안 성스러운 금연식을 치루면서



    인간계조;가 된 학생들 책상에는 담배 한가치가 놓여 있었던 것이였다 




    놀라는 우리들를 애써 외면한체 선생님은 교탁에 손을 기대시고 


    짧게 말씀 하셨다 


      "내가 주는 졸업선물이다" 


    애들은 모두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고 동필 어르신은 우리들에게 


    마지막으로 말씀하셨다 


      "1년동안 고생했던걸 저 담배 한가치로 날려보내거라" 


    필수녀석이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선생님" 


      "뭐냐 필수" 


      "사람이 안하던 행동을 갑자기 하면 죽는다는데" 


      "필수 넌 .." 


      "뭐요 선생님" 


      "세상과 벅찬 싸움을 벌일때 저 담배 한가치의 소중함을 깨달을거야" 


      "에이 무슨 말이에요" 


      "무슨 말이긴 이놈아 우리 대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거지" 


      "근데 정말 오늘 이거 펴도 되는거에요?" 


    동필 어르신은 입가에 짧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만 .. 오늘만은 허락한다" 


    선생님은 교실문을 열고 바로 나가셨다 .. 















    난 5년동안 뵌적이 없던 선생님을  


    장례식에서 인사드렸다 


    반 친구들과도 오랜만에 재회했지만 


    분위기상 웃고 떠드는 동창회같은건 절대 아니였다 


      "선생님 어떻게 돌아가셨데?" 


      '병이 있으신거 같던데 .." 


      "그나저나 필수녀석이 안보이네?" 


      "그러게 .. 그래도 미운정이란게 있는건데" 


    그런데 까만 모자를 쓴 한 남자가 껄껄 


    웃으며 있는게 아닌가 


      "하하하 .. 선생님 포기하셨나요? 아직도 저와의 대결은 

      끝나지 않았잖아요 .. 이렇게 되면 반칙이라고요" 


    얼굴에 슬픈 웃음이 가득했던 남자는 다름 아님 필수였다 


    녀석이 한참동안 흐느끼며 울더니 주머니속에 손수건을 꺼냈다 


    손수건안엔 곱게 접은 뭔가가 있었는데 


    그건 다름아닌 졸업식날 선생님께서 선물해주신 담배 한가치였다 


    시간이 흘러 형태를 분간할수 없는 상태로 변해버린 담배 


    한 가치를 꺼내며 녀석이 뭔가를 체념한듯 입을 열었다 


      "선생님 .. 아직도 우리의 대결은 끝나지 않았다고요 

      이 담배 한가치가 불타 없어질때까지 .. 

      이 .. 담배 한 .. 가치 ..가 없 .." 


    녀석은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 




    반친구 한명과 밖에 나왔다 


      "필수는 어디로 간걸까" 


      "글쎄 .." 


    난 담배 한가치를 꺼내어 불을 붙였다 


      "야 너 선생님이 위에서 지켜보신다 혼나고 싶냐" 


      "오늘만 .. 오늘만은 허락하실꺼야 .. 오늘만은 .." 
    초록나무a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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