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게시판 생성 기념으로 뭔가 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마침 손 소독제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이 계셔서 손 소독제에 대해서 몇가지 정보를 공유해볼까 합니다.
손소독제란, 에탄올, 아이소프로판올, 염화벤잘코늄 등의 약품을 이용해서
손 세정제(물비누)보다 더 강력하게 세균을 제거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제품을 의미합니다.
손 세정제와는 달리 식약청에서 "의약외품 "허가를 얻어야만 출시 가능하기 때문에
구입하실 때 꼭 의약외품 표시를 확인하고 구입하세요.
손소독제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제품들을 성분별로 나열해볼게요.
1위. 에탄올
에탄올은 아주 오래전부터 소독약으로 사용해오던 물질입니다.
중세시대에도 술을 이용해서 상처를 소독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만큼 역사가 오래된 물질이에요.
에탄올은 세균과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굳게 해서 멸균을 시킵니다.
재밌는 점은 농도 70%정도에서 살균 효과가 가장 강력하다는거에요.
알코올이 진할 수록 살균효과가 더 클 것 같지만,
100% 에탄올은 세균의 겉표면만을 빠르게 응고시켜서 오히려 알코올이 세균의 속까지 침투하지 못하는 방어막을 형성해요.
그래서 소독용 에탄올은 물론 에탄올을 주 성분으로 하는 손소독제들도 에탄올 농도 70% 내외로 만들어져있어요.
가장 저렴하고, 쉽게 마르기 때문에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메르스바이러스가 뭔가 쎄 보이는 느낌도 들고 알코올에 과연 죽기는 할까 싶겠지만
알코올로도 충분히 메르스바이러스를 살균할 수 있습니다^^
2위. 이소프로판올
이소프로판올도 알코올의 한 종류입니다.
에탄올에 비해서 자극성이 적다는 장점이 있구요.
이소프로판올 역시 7~80% 농도에서 효과가 가장 좋습니다.
3위. 염화벤잘코늄
염화벤잘코늄은 알코올이 아닌, 암모늄계 계면활성제 항균물질입니다.
자극성이 거의 없어서 손소독제인줄 모르고 바르면 그냥 뭐가 조금 섞인 물인가보다, 할 정도로 자극이 없습니다.
이름이 생소하실 지 모르겠지만 수십년동안 안전하게 사용되어 온 소독물질입니다.
자극이 거의 없다는 장점 때문에 피부가 민감한 분이나 아기들에게도 사용하기 적합한 소독제에요.
저는 염화벤잘코늄 성분의 손소독제는 시중 매장에서 파는 건 한 번도 못 봤는데, 어딘가에서 팔고 있긴 합니다.....-_-
병원균이 아닌 일반 유기물과도 반응하기 때문에 손을 씻지 않고 사용하면 살균 효과가 감소합니다.
4위. 크레졸, 과산화수소
자극성이 강해서 잘 쓰이지 않아요.
예전에 병원에 가면 특유의 소독약 냄새를 맡아보신 경험들이 있으실텐데요 그 냄새가 크레졸 냄새에요.
물비누 타입으로 되어있는데 냄새가 아주 독합니다.
이 다음부터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 판매되는 소독약들에 대해서도 소개해드릴게요.
의약외품과 달리 일반의약품은 약국에서만 구입하실 수 있어요.
1. 베타딘 요오드용액
우리에게 친숙한 적갈색 용액의 소독약입니다.
베타딘에 들어있는 요오드 성분이 세균을 죽이는 원리입니다.
베타딘을 솔이 달려있는 스펀지에 적셔서 손을 문질러 닦으면 됩니다.
다른 소독제들과는 달리, 소독약을 바른 직후에는 살균효과가 없고 소독약이 마르면서 세균이 죽기 때문에
베타딘으로 손을 닦은 다음 몇 분간 말렸다가 닦아내야 살균효과를 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소독약중에서는 가장 저렴합니다.
2. 글루콘산 클로르헥시딘(CHG)
글루콘산 클로르헥시딘은 미끈거리는 분홍색 소독약입니다.
물비누처럼 손에 짜서 문질러서 40초 이상 씻으면 살균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베타딘보다 항균 지속효과가 길고 피부가 덜 상하는 것이 장점입니다.
3. CHG + 알코올
글루콘산클로르헥시딘을 에탄올과 섞어서 손소독제처럼 쓸 수 있게 만든 제품입니다.
헥시타놀, 아바가드 등의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CHG처럼 강한 항균력과 항균 지속시간이 유지되면서도 알코올 소독제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손 소독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드릴게요.
보통은 물로 손을 씻을 수 없는 환경에서 손 소독제를 많이 사용하시지만,
최상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비누로 손을 씻고 잘 말린 다음에 손 소독제를 사용하시는 게 더 좋습니다.
특히 염화벤잘코늄 소독제의 경우, 손이 깨끗하지 않으면 살균효과가 감소하기도 하고요.
손을 닦을 때는 아래 그림에서 설명하는 순서대로 40초 이상 꼼꼼하게 깨끗하게 닦아주세요
손을 깨끗하게 닦고 말렸으면, 그 다음에는 손 소독제를 손에 골고루 바르고
다 마를때까지 양 손을 맞대고 손바닥과 손등, 손가락 사이사이를 골고루 문질러주세요.
제가 있는 병원에서는 20초 이상 문지를 것을 권장하고 있어요.
저는 얼마 전 방 정리를 하다가 옛날에 신종플루 유행할 때 쓰고 남은 손 소독제가 나왔는데요,
손 소독제는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을까요?
소독제의 성분이나 제조회사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 개봉하기 전에는 2~3년간, 개봉한 이후에는 6개월~1년간 사용할 수 있어요.
유효기간이 지난 손 소독제는 살균 효과가 감소하므로 과감하게 버리는 걸 추천해요.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쉽게 써봤는데요,
저도 아직은 지식에 부족함이 많아서.. 다들 아는 내용인데 잘난체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부족한 지식을 공유하는게 좀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틀린 점이 있거나 더 보충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말씀해주시면 정말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궁금하신 점도 물어보시면 최대한 열심히 설명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