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전 10억이 모였는데 대선이 끝난 후 두 달 동안 40억이 몰려들었다.
선거 졌다고 세상 끝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국민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겨레 신문은 그 거대한 자각이 분출할 수 있는 하나의 통로가 되어 준 것이다.
역사는 승리로 인해 한 발 당겨지지만, 패배로 인해 두 발 거리를 건너뛰기도 하는 재주를 부린다.
한판의 승부에서 졌다고 슬퍼하고 술 마시고만 있지는 않았던 사람들 모두의 작은 승리, 그것은 국민주신문 한겨레 신문의 탄생이었다.
1988년 5월 15일이었다.
한겨레 창간 정신의 시원(始原)을 따지자면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한 한 해직기자의 꿈을 들 수 있겠다. “새 시대가 오면 온 국민이 골고루 출자해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신문사를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참으로 민중을 위한 신문이 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한글전용을 해야지요!”
이 말을 한 사람은 동아일보 해직기자 안종필.
한겨레는 창간 당시의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할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