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닥 솔직하지 못해요 

중고딩 때 대인관계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한 탓에 

대학교 들어와선 남들 시선을 엄청 의식하게 됬어요 

남들이 좋아해주는 방향으로 저를 바꾸다 보니 중고딩 때와는 확연히 다른 제가 되어 있더군요

말도 많아지고 어느 정도 유머 감각도 생기고, 저를 꾸밀줄 알게 되고. 

뭐 이런 변화를 나쁘게 생각하진 않아요

사람은 다른 사람과 부비부비하며 살아야 하는 존재기에

너무 '나'만을 고집하지 말고 어느 정도는 다른 사람에게 맞추려는, 

다른 사람의 시선, 생각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지금의 제가 사랑스럽지가 않아요

제 주위에 있는 친구들 때문에 수시로 행복함을 느끼지만

가끔 혼자라는 느낌이 들 때면 제가 너무 싫어져요

가식적인 놈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요

친구들이 진짜 나를 보게 되면 모두 떠나갈 것 같아요

이런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요.

너무나도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어요

전 가식적인 놈입니다. 

오늘 개학이네요! 새내기들 볼 생각하니 뭔가 두근두근 하군요

자기 전에 오늘은 무슨 가면을 쓰고 나갈까 고민을 해봐야겠어요

가면을 벗어 던지기엔 너무 무섭거든요.

사실 이제 제 맨얼굴이 존재하긴 한건가 의문이 들어요

가면을 벗은 제 모습이 더이상 떠오르지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