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루 게으름을 부리고 돌아온 막간 전쟁 이야기입니다!
(갑자기 여친이 생겨서 하루 쉰 것이 아니니까, 오해는 하지 마세요. 어제 진웅이 형님 연기를 각잡고 보려고 준비하느라.......아아 형님.....)
내일이 월요일이라 우울하지만요, 전쟁을 하면서 연합국과 추축국이 저지른 병크를 보면 월요병이 극복되기는 개뿔.......그런 거 없습니다.
지나가는 여징어들도 그냥 봐두면 역덕, 밀덕 남징어들하고 대화가 가능해져요. 뭐든 알아두면 좋습니다.
(생각해보니까 오징어가 이성과 대화를 할 리가 없군요! 이런 심각한 오류를.......ㅉㅉㅉㅉ)
지난번에 일본의 대본영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계기와, 일본의 야욕을 저지하기 위한 저물어가는 제국 영국의 대응이 어땠는지 알아봤습니다.
오늘은 영국이 파견한 함대의 운명이 어떠했는지를 알아보도록 합시다!
그럼 시작합니다!
3. 방심이 낳은 오판과 비극
지난번에 처칠이 해군참모부와의 논쟁에서 자신의 판단을 관철시켜 최신형 전함인 KGV급 2번함 프린스 오브 웨일스와, 순양전함 리펄스, 항공모함 인도미터블과 소수의 구축함으로 함대를 편성해서 파견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동하는 도중에 항공모함 인도미터블이 암초에 걸려서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 초래되었고, 사령관 필립스 제독은 결국 프린스 오브 웨일스와 리펄스, 구축함만 이동시키는 결정을 내리고 싱가포르에 도착합니다.(함대 자체의 항공력이 고자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뭐.......말레이 반도는 동서로 짧기 때문에 육상에 주둔한 공군기의 지원을 받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겠지만, 전쟁이 어디 계획대로 되던가요......)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직후인 8일, 일본군은 말레이반도를 침공하기 시작합니다. 싱가포르의 Z함대도 일본 항공기의 공습을 받습니다. 일본군이 전격적으로 말레이시아의 코타바루에 상륙하고, 영국긔 공군기지들을 차례차례 점령하고 기체들을 파괴했는데요. 동남아에 주둔하던 영국 공군은 날아다니던 관짝 취급이나 받던 제로센보다 성능도 후지고(실제로 전쟁 초반에 미군들은 'jap들이 기어이 2천마력 엔진을 만들었군!'할 정도로 일본군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물론 실체를 알고난 이후에는 탈탈 털어먹지만요.), 수적으로도 열세인데다 조종사들의 실력도 일본군에 비하면 떨어지는 실정이었습니다. 당연한 것이 영국 본토 항공전에 북아프리카 전역의 항공전이 워낙에 치열해서(루프트바페의 전성기였습니다.)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기 전까지는 식민지 주둔군에 베테랑 조종사를 배치할 여유가 없었거든요. 아무튼 탈탈 털립니다.
일본 공습부대로부터 싱가포르에 영국 전함들이 정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남방함대사령장관 오자와 중장은 휘하의 22항공전대에 공격명령을 내립니다. 22항공전대는 정찰기를 출격시켜서 Z함대를 수색하지만, 아직도 영국 전함들이 싱가포르에 정박하고 있다는 오보를 전하고 맙니다. 그래서 폭탄을 장착하고 출격을 했는데, 나중에 잠수함이 Z함대를 발견하고 위치를 보고하자 부랴부랴 폭탄무장을 어뢰로 교체하는데 시간이 소요되어서 이미 저녁 7시를 넘고 맙니다. 이때 Z함대는 항공엄호가 없이는 작전 수행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서 작전을 포기하고 싱가포르로 회항하고 있었습니다.
오자와 중장은 Z함대 요격을 위해서 일본해군의 장기인 수뢰전을 펼치려고 중순양함 5척을 포함한 수뢰전대를 이끌고 출격했지만, 이미 해가 저물었고, 스콜 때문에 자국 순양함인 쵸카이를 프린스 오브 웨일스로 착각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합니다.
결국은 날이 밝자마자 일본군은 정찰기를 띄워서 Z함대 수색을 재개했고, 발견되기도 전에 공격대를 미리 발진시키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이때 Z함대는 쿠안탄 해안에 일본군 함대가 주둔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사령부에 보고도 없이 쿠안탄 해안으로 이동하고 있었는데, 영국군 사령부는 보고를 받지 못해서 항공엄호를 보내지 않습니다. 결국 정보는 오보였고, Z함대는 해안을 수색하는데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일본군 함대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야 퇴각하지만, 이미 쿠안탄 일대를 비행하던 22항공전대의 정찰기가 그들을 발견한 이후였습니다.
4. 영국동양함대궤멸
12월 10일 오전, Z함대를 발견한 일본군은 G3M폭격기를 2차례에 걸쳐서 출격했고, 오전 10시와 11시에 각각 폭격을 실시했지만, 폭격기들은 리펄스의 4번 포탑에 한 발의 명중탄을 냈을 뿐이고, 피해를 주지도 못했습니다. 당연히 영국 함대는 대공 전투태세를 갖췄고요.
(일본군의 육상공격기인 G3M입니다. 96식 육상공격기라고도 하고요.)
항공폭격이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못하자, 일본군은 뇌격으로 전략을 바꿉니다. 총 17기의 G3M편대가 뇌격을 실시했고, 한 발이 프린스 오브 웨일스의 엔진실에 명중해서 침수피해를 일으킵니다. 한쪽 스크류가 작동을 정지해서 속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이후에 G4M편대가 추가로 뇌격을 실시해서 어뢰 3기가 추가로 프린스 오브 웨일스에 명중하고 맙니다. 리펄스는 조함능력으로 어뢰들을 회피하려고 노력했지만 좌현에 1발의 어뢰를 얻어맞고, 추가로 어뢰에 얻어맞아서 6분만에 전복되어 침몰하고 맙니다.(애초에 1차 세계대전 때 건조된 노령함이라 어뢰공격을 버틸 수 있는 벌지도 없었고, 현대적인 장갑도 없었거든요.) 프린스 오브 웨일스는 하나 남은 스크류로 끈질기게 저항했지만 추가로 달려든 일본군 폭격기들의 항공폭격에 얻어맞아 전투력을 상실하고 맙니다. 결국 사령관 필립스 경이 퇴함을 명령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침수로 침몰하기 시작합니다. SOS신호를 받은 호주 주둔 항공대가 출동했지만, 일본 항공대는 이미 사라진 뒤였고, 프린스 오브 웨일스가 침몰하는 장면과 리펄스의 잔해를 구경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왼쪽 위의 군함이 공격받는 프린스 오브 웨일스와 리펄스입니다.)
다행히 호위구축함들이 퇴함한 승무원들을 구조해서 많은 승무원들이 살아남습니다만, 사령관인 필립스 제독은 참모들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퇴함을 거부하고 참모들에게 퇴함을 명령하면서 '굿바이'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마지막까지 퇴함을 지휘하던 함장 존 리치 대령은(비스마르크 추격전 당시 비스마르크에게 함교를 얻어맞아 지휘부가 전멸할 때도 유일하게 살아남았습니다.) 마지막에 탈출했지만, 침몰하면서 발생하는 소용돌이에 휘말려서 전사하고 맙니다.
5. 전투 결과와 의의
해군참모부의 주장을 무시하다시피해서 파견규모를 축소했던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동양함대 주력함이 소멸했다는 보고를 듣고 충격으로 입을 열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회고록에 2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충격을 안긴 일이라고 기록했다네요. 동양함대가 사실상 전멸하면서, 영국은 인도양과 태평양에서 제해권을 거의 상실하고 맙니다. 일본군은 기세등등해서 영국의 핵심 식민지인 인도 코앞의 실론섬을 공습하기도 합니다만, 영국 해군은 교전을 회피하고, 1944년 이전에는 태평양에서 완전히 축출되고 맙니다.
일본은 전투 당일인 12월 10일에 '영국동양함대궤멸'이라는 군가고함드립를 만들어서 대대적으로 선전하는데 1절 내용만 소개하겠습니다.
망했도다 망했도다 적 동양함대는
말레이 반도 콴타 앞바다에
지금 침몰해 가는구나.
공훈이 혁혁하도다. 바다의 거친 독수리여.
가라앉는다 리펄스, 가라앉는다 프린스 오브 웨일스.
말레이 해전은 해전의 주도권이 함선에서 항공세력으로 완전히 옮겨졌다는 사실을 보여준 전투이자, 그동안 해상전의 진리라고 여겨지던 거함거포주의(남자의 로망이긴 합니다만.......여러모로 현실성은 없죠? 참 병신같은데 멋있고, 막 그런데.......음.........)의 사형선고로 역사에 남습니다. 물론 항공기가 전함에 타격을 입힌 사례는 많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영국이 비스마르크를 추격할 때 발을 묶은 것도 항공기가 가한 뇌격이었고요. 일본이 미국 태평양함대의 전함전력을 고자로 만든 진주만 공습, 영국이 이탈리아 해군을 작살낸 타란토 공습도 있습니다만, 진주만이나 타란토 공습의 경우는 정박중인 전함을 기습한 결과였고, 비스마르크 추격전은 우르르 몰려가서 린치를 놓은 사건이죠. 말레이 해전은 항해를 하고있던, 그것도 1차 항공폭격이 실패해서 대공 전투태세까지 갖춘 전함을 항공기가 공격해서 작살낸 것이었거든요. 충격을 받은 연합군 해군 수뇌부는 해군의 함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항공엄호가 필수라는 결정을 내리고, 함선의 대공화기도 대대적으로 증설하는 결정을 내립니다.
달콤한 승리를 거둔 일본군인 이번 전투에서 교훈을 얻었을까요? 역사를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미군 함대를 유인하려고 항공모함을 미끼로 던지는 미친짓을 저지르기도 했거든요. 결국은 거함거포주의에 자기들이 사형선고를 내려놓고, 정작 자기들은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끝까지 끌어안고 멸망이라는 수렁으로 스스로 걸어가는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역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참 병신같죠? 그런데 이것보다 더한 병신짓을 더 많이 저지른 것이 일본군입니다. 소재거리가 아주 차고 넘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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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쉬고 돌아와서 오늘도 똥글 투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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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는 독일군 수뇌부의 병크인 그라프 차펠린의 함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A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