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22일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 철회 후 처음으로 문 대표 자택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저녁 종로구 구기동 자택으로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 주승용-유승희-전병헌-이용득-오영식 최고위원과 김성수 대변인을 초청해 지도부 만찬회동을 열었다.
문재인 대표는 "재신임 문제로 당원과 지지자들께 걱정을 끼쳐드렸다"며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의윈 여러분과 당무위원들이 뜻을 하나로 모아주셨다"고 '재신임 사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번에 당이 잘 봉합됐다"며 "박주선 의원이 탈당했는데 예견됐던 바"라고 이날 탈당한 박주선 의원 문제를 거론했다. 주 최고위원은 "호남에서 천정배, 박준영 신당들이 생겨 곤혹스럽다. 그러나 우리가 잘 해내면 찻잔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며 "우리 지도부가 잘 이겨내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된다"며 "내가 대표께 싫은 소리도 했지만 당을 위해서 한 것이니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그간 문 대표를 향한 자신의 언행에 '양해'를 구하며 '총선승리를 위하여'라는 건배사를 외쳤다.
이용득 최고위원은 이에 "딱 필요하고 맞는 말이다. 하나도 빼고 넣을 말이 없다"며 "3선 중진 답다. 주 최고를 다시 보게 만드네, 감동하게 만든다"고 주 최고위원을 극찬했다.
이어 건배사에 나선 이종걸 원내대표는 "아직 부족하고 미흡한 혁신 경쟁을 위해 대표 지휘아래 혁신으로 나아가자"고 '혁신'을 강조했다. 그러자 문 대표는 "이제 혁신 징그럽지 않느냐"고 농을 던져 참석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안철수의 혁신을 주목하고 혁신의 혁신, 또 혁신하자"고 재차 '혁신'을 강조, 일부 참석자들로부터 '혁신 시즌2'라는 추임새를 이끌어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창당 60주년 기념식을 마쳤는데 박주선 의원의 탈당이 있었다"며 "1인 정당 전성시대가 되는 것 아니냐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60년 역사의 전통을 흉내낼 수는 없다"고 박주선 의원의 탈당을 평가절하했다.
오영식 최고위원도 "박주선 의원의 행보는 안타깝지만 또 국민과 호남의 민심이 거기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박주선 의원의 행보가 민심과 거리가 있는 행보가 되느냐 아니냐는 우리에게 달렸다"고 자성했다.
반면 유승희 최고위원은 "박주선 의원의 탈당은 예견된 일이긴 하지만 비난만 할 수 있는 것 만은 아니다"며 "야권의 대통합이 전제되지 않으면 총선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게 당면한 현실이다. 다시 한 번 이 자리가 진정한 소통의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은 문 대표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한식 요리를 직접 준비해 최고위원들에게 대접했다. 김 여사는 만찬을 마치고 물러가는 최고위원들에게 와인과 함께 일일이 손 편지를 전달하는 '내조 정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 추미애 정청래 최고위원도 초대받았지만 추 최고위원은 23일 오전 있을 노동법 개정안 토론회 준비로, 정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관계로 만찬에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