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돌잔치 얘기입니다.
1. 돌잔치를 해야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정 아쉬우면 그냥 사진한장 찍어줘도 되구요. 가족끼리 모여서 조촐하게
밥한번 먹어도 됩니다. 물론 호텔빌려 500 명 밥먹으며 난리쳐도 됩니다.
결혼식 안하면 주변에서 그래도 "무슨 사정이 있었어?" 라고 묻지만 돌잔치 안했다 라고 하면 어 그렇구나 하고 마니까요.
철저하게 부모의 선택과 주변 상황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다만 저희집은 처가쪽에서 손자 1호라 친척분들이 다들 돌잔치 언제함? 언제하냐고? 계속 기대하고 있어서.... 했습니다.
2. 준비시점과 장소예약
일단 돌잔치 장소 예약이 우선인데요. 원하는 장소/시간 맞추려면 최소 6개월 전에 예약 해야합니다.
의외로 가능한 장소가 많지 않아요. 백일때부터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죠.
장소예약에 관해서는 최대한 빨리 결정하는게 정신건강과 통장건강에 이롭습니다.
일단 난 돌잔치를 할꺼야! 라고 결정했으면
가. 손님의 범위를 결정합니다. - 주변지인까지 전부다 부를건지, 친척만 부를지, 가족끼리 할지 등등
나. 대략적인 머릿수가 결정되면 손님의 분포를 살펴봅니다. 지방에서 올라오는가, 한동네 모여사는 사람들인가.
위 두가지 의문점이 해소되면 장소결정이 가능해집니다.
20 명 안쪽이면 적당한 식당에서도 가능하지만 50 명 이상급이되면 홀이 필요하죠.
양가 어른들이 멀리서 오시면 기차역이나 터미널 근방이 좋습니다. 난 강남이 좋아! 하면서 강남 한가운데에 장소정하면
KTX or 비행기 타고 내리신 어르신들이 서울시내에서 한시간가까이 차에 또 갇혀야 합니다. 빡친채로 도착한 시어머니를
며느리에게 배달하고 싶지 않다면 적절하게 감안할 요소입니다.
그 후에 주차장은 넉넉하냐, 대중교통 연결은 괜찮은가, 밥은 맛있는가(중요체크!!!!), 연계서비스(돌복, 돌상, 헤어, 사진 등등)는
적절한가, 가격은 어떤가, 홀은 예쁜가, 인원수를 소화할 적당한 규모는 되는가 등등을 겁나 고려해서 정하면 되겠습니다.
제 경우엔 저 위의 것을 모두 고려해서 후보지를 고른결과 서울+경기서남부권에서 딱 네군데가 후보지로 올랐습니다.
후보지가 선정되고나면 포풍전화질로 돌잔치 예상날짜에 예약이 가능한지 물어보고,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으면
육아에 질려서 떡이 되어있는 마님과 카시트 타기싫다고 분노하는 갑님을 데리고 후보지를 직접 방문해서 탐사를 합니다.
가능하면 주말에 가는게 좋구요. 왜냐면 실제로 거기서 하고있는 돌잔치를 볼 수 있습니다.
실사를 나가면 생각치 못했던 단점과 장점이 한번에 확 들어오죠. 그리고 애기안고 들이닥치면 그쪽 매니저 입장에선
이건 진짜 손님이다! 라는 마음으로 대단히 친절하고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전화로는 불가능하죠.
꼭 실사를 나가보세요.
일단 당일에 결정은 하지마시구요. 부부가 잘 상의한 후에 양가 어른에게 대략적인 정보를 알려드리고 확정합니다.
그 후에 실사나가서 받아놨던 담당 매니저에게 연락해서 각종 서비스를 뜯어낸 후 계약하면 되겠습니다.
와 장소예약만 했는데 미칠거 같죠^^ 이제 시작입니다.
3. 돌잔치 본격준비
장소가 정해졌으면 이제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됩니다.
일단 돌상을 차려야죠. 직접 차리셔도 됩니다. 돌상 전문업체에서 한 다음에 돌잔치 장소로 반입해도 되구요. (단, 이 경우엔 장소에따라
반입요금을 내야하는 곳도 있고 반입이 안되고 자기네 업체에서만 하라는 곳도 있습니다.) 그냥 돌잔치 홀과 연계된 업체에서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돌상은 전통상, 현대상, 1단, 2단, 3단 등등 현대차 싸대기 후리는 옵션질이 있습니다. 적당히 고르세요. 풀옵으로 고르면 가격표보고
입에서 헐 소리가 절로 나올겁니다.
돌상을 골랐으면 옷을 골라야합니다.
양복과 한복 중에 고르세요. 양복은 일단 남자는 돈이 안드는 대신(있는거 입으면 됨) 여자 비용이 비쌉니다. (드레스..)
돈 아까우면 그냥 정장하나 입어도 그만입니다. 애기 턱시도(or 드레스)는 보통 돌잔치 장소에 구비되어 있으니 그냥 그거 입히면 되요.
한복의 경우 보통 사는거보단 대여하는데 패밀리룩을 맞추기 편리하고 출산 후 불어난 몸을 감추는데 대단히 적절합니다.(은근히 중요함)
특히 얼굴이 작은편이고 피부가 하얀편이라면 한복이 와따입니다.
보통 두달에서 최소 한달전에 옷 고르고 계약 끝내야 합니다. 안그러면 옷이 업ㅂ어. 망하는거야.
한복집이나 양장점은 역시나 돌잔치 업체와 연결된 곳이 있고, 그게 싫으면 그냥 아는데 가서 맞추거나 빌리면 됩니다.
장소, 돌상, 옷이 끝났습니다.
이제 스냅사진과 비디오를 골라야겠군요.
스냅사진은 돌잔치 본식 시작 1~2시간 전에 사진기사가 와서 엄마/아빠/애기를 열심히 찍어주고, 돌잔치동안 이리저리 찍어줍니다.
비디오는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 촬영이구요. 보통 패키지로 묶여있죠.
난 돈 안쓸거임 이라고 생각한다면 주변에 사진 잘찍는 찍새가 있다면 맡겨도 무방합니다. 다만 아빠나 엄마가 직접 찍겠다는 생각은 버려
못해
절대못해
돌잔치 겁나 힘듬. 어림도 없어
돌사진이나 웨딩촬영과 비슷하게 옵션질 잘 피해서 고른뒤에 결정하면 간단히 끝납니다. 다만 역시 두달전에는 예약하세요.
자 이제 마무리 단계입니다.
돌잔치 당일 헤어, 메이크업을 결정합니다. 결혼식과 똑같아요. 전문업체에서 받아도 되고 돌잔치 업체에서 받아도 됩니다.
자체는 별거없구요. 돈만주면 됩니다. 다만 의상이 결정되면 어떤식으로 할지 더욱 편하게 결정되겠죠?
예약할때 스냅사진 시간을 감안해서 적절하게 맞추면 됩니다.
보통 12시 돌잔치면 11시 정도부터 스냅사진을 찍기때문에 엄마는 최소 9시반 정도엔 도착해야합니다. 그리고 메이크업/헤어 하는동안
애기를 전담할 처제/장모님/친구중에 애엄마 등이 하나 따라 붙어야되구요. 아빠도 30분전에는 도착해야합니다.
물론 한복이나 양장도 그 시간에 맞춰서 들어와야 하죠. 은근히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리게 시간설정해야합니다.
이제 답례품만 결정하면 되네요.
최소 한두달정도 전에 결정하면 되구요. 사람수 * 1.5 정도로 준비하면 됩니다. 왜냐면 봉투만 보내오는 사람도 있고,
두세개씩 들고가는 사람도 있으며, 기념삼아 집에도 몇개 놔둬야되니까요.
뭐 흔하게 수건, 락앤락 작은거, 무릎담요 등등의 아이템을 이용합니다. 이게 친구부터 어르신까지 다 아울러야해서
의외로 선택의 폭이 좁습니다. 80 먹은 고모님에게 USB 따위를 선물하는 아름다운 놈이 되면 안됩니다.
인터넷에 답례품 업체를 검색해서 제작하면 됩니다. 쉽죠?
자 돌잔치 준비가 끝났습니다. 만사 귀찮으면 장소하나 정해서 거기에 물려있는 협력업체로 주우욱 땡겨도 됩니다.
맘에 드는(OR 좀더 저렴한)걸로 커스텀 세팅하려면 좀 귀찮겠지요.
그리고 사람수가 적어서 20 명 한식당 같은거로 진행하면 올 커스텀입니다.
실제 돌잔치 당일이 다가올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아기의 컨디션 조절이죠.
돌이 다가오면 아기마다 낮잠자는 시간과 패턴이 일정해져있죠.
예를 들어 12시 정도부터 두시간 낮잠자는 애기인데 돌잔치가 1시부터다.
그러면 스냅사진 12시 부터 찍을꺼고 잠을 못자서 분노가 폭발한 아기는 하루종일 울어제끼고 돌잔치는 망하고
돌잡이 하라고 연필이랑 돈 주면 쟁반 걷어차고 난리납니다.
돌잔치날 일주일 전부터 낮잠패턴을 시간에 맞게 슬슬 바꿔줘야 하는게 필수입니다.
그리고 돌잔치 2주정도 전부터 엄마랑 아기는 집안에 버로우하고 가만히 있는게 좋습니다.
나가서 돌아다니다 애기가 감기라도 걸려서 열나면 역시나 돌잔치는 폭파입니다^^
가장 좋은 패턴이 엄마/아빠 메이크업 할때 이모나 할머니 품에서 낮잠을 푹 자고 스냅사진 찍자~ 할때쯤 딱 일어나서
놀다가 돌잔치 끝무렵까지 컨디션 유지하는 겁니다. 물론 그렇다해도 돌잔치 중반 넘어가면 슬슬 성질터지기 시작하니까
막판에 울고 난리나는건 어쩔수 없습니다. 그건 감수해야죠뭐..
참, 당일 아침은 든든하게 먹으세요. 부페는 손님이 먹는거지 엄마아빠는 구경도 못해.. 꿈도꾸지마..
돌잔치가 끝나고나면 엄마아빠 모두 기진맥진이고 애기도 반 기절상태입니다.
우리애는 얼마나 피곤했는지 다음날 늦게까지 자다가 일어나서 우유한번 먹고 낮잠을 하루종일 잤음..
어쨋거나 피곤하고 정신없겠지만 이때부터 아빠가 잘해야됩니다.
가장 중요한 결제가 남아있죠.
명세서를 꼼꼼히 살펴보고 할인받기로 약속했던게 실제로 적용되어있는지 모두 따져보고
받기로 했던 선물 싸그리 챙기고 반납해야할 옷과 부속 악세사리 전부 다 챙겨서 반납하고
돌떡과 기타 과일 다 챙기고 잊어버리고 오는 물건 없는지 스캔계속 해야됩니다.
이때 보통 우유병 한두개 날려먹는거 일도 아닙니다. 우유병 하나에 얼만지 알테니 절대 안잊어버리게 꼼꼼히 스캔해야합니다.
결제까지 다 끝났으면 집에 돌아와 축의금하고 돌반지 정리만 하고
고생한 가족과 함께 기절하면 돌잔치 종료입니다.
첫째 돌잔치가 끝나고 부부간에 합의했습니다. 둘째는 그냥 가족끼리 밥만먹고 최소한으로 작게하자.. 두번할짓이 아니다.. 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