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에 이런 고민을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작년 8월 가을에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에요. 지금은 만 26살이 되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취업과 진로에 관해서 아직까지도 잘모르겠어서..
자신감도 없구... 선배님들이나 혹은 동생, 친구들 모두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우선 제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전자공학을 전공했어요.
학창시절에 특정 과목외에 흥미가 없어서 썩 좋은 학교는 아니였고 그냥 전국 8도 중 한 곳을 대표하는 국립대를 졸업했어요.
그래도 어릴때부터 워낙 전기와 전자를 좋아했고 또 공작을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레 전자공학을 전공하게 되었어요.
전공을 하면서 제 성격에 맞게 제가 보아도 유독 설계와 관련된 과목에 강했어요.
하지만 제가 했던 것들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면
전자공학만의 전문적인 이론을 바탕으로한 프로젝트보단 보통 취미생활로 전자공학을 공부하시는 분들의 수준보다 아주 쬐~~끔 더 높은 수준의 전공지식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주를 이뤘어요.
그런데도 설계과목에서 강했던 건 어릴때부터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뭔갈 만드는 그런 과정에 익숙하다보니 다른 학생들보다 높은 완성도와 비교적 창의적인 주제에서 조금이나마 두각을 나타내었다고 생각해요.
설계과목 외에 다른 이론 과목은 제가 머리가 비상한 편도 아니어서 그런지.. 엉덩이로 공부했던 편이에요...
마치 중학교 국사 공부하듯 책을 외워서 시험보는 정도..
다행히 성적은 나쁜편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누가봐도 과목의 흐름을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친구와 저와의 격차는 어마어마 하겠죠...
아무튼 작은 대회지만 수상도 하고 연구실 생활도 좀 하고 하니 스스로 자신감이 좀 있었을 때였죠...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의 제 진로에요..
졸업할 당시 제가 그 이후의 진로로 삼고 싶어했던 임베디드나 제어계측쪽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저보다 더 어리고 재능있고 훨씬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되었고
심지어 진행했던 프로젝트도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특성화고에서 일찍 배운 학생들도 좀만 노력하면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에 대해
정말 좌절스러웠어요.. 그 이후로 진로를 다시 정하기 시작했어요.
생각해보니 웃기죠. 어느 진로를 택하든 저보다 잘나고 재능있는 사람이 있을텐데 ..하하
아무래도 스스로 그 분야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온 제 자신이 너무 창피해서
평생 업으로 삼으려고 했던 분야와는 전혀 다른 길을 찾기 시작했던것 같아요.
물론 부모님의 기대도 한 몫하였어요.
부모님은 공무원으로 평생을 사셨고 제게도 매번 안정적인 길을 선택하길 원하셨어요.
저도 어느 쪽이든 제 전공과 관련 된 쪽이라면 거부감이 없었기에 졸업하고 나서 지금까지(한 6개월정도)는 전기관련 공기업을 준비하고있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이게 참 웃긴게
이번 분기에 급하게 자격증을 취득하고 기웃거렸던 전기관련 기업은 필기에서 올탈했는데...(전 암기말고는 머리가 빨리빨리 팍팍 돌아야 하는 시험들은 어렵더라구요 ..ㅠ아무래도 사기업은 더 붙기 어려울듯...어쩜 척척 붙는 사람들은 그리 똑똑한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원했었던, 제가 재능이 없다고 여겼던 전자/통신 it관련 회사는 되었어요..
그리고 어떨결에 본 실무면접을 통과하고 경영진면접을 앞두고 있는데...
최종면접을 준비하면서도
절박하긴 한데...1년가까이 손 떼왔던 분야이고.. 다시는 돌아올 일 없을거라 생각했던 분야이다보니
자신감이 없어요...너무...
흠...너무 못난 이야기만 하는 것같아서..뻔뻔하지만 장점을 적어보면..
그래도 전 어릴적부터 영어를 워낙 좋아해서 그래도 이공계 계열 치곤 조금 나은 편이에요..
서류에서 영어가산점은 안빼먹고 챙기는 정도..읽고 쓰고 말하는데 큰 문제 없고..
따로 준비할 시간이 굳이 필요없어서 조금 더 다른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정도..
어차피 그나마도 다른 친구들은 전공공부 할 시간에 저는 영어를 공부했었던 거니까 sum은 0일 것..
이게 강점이라곤 못하겠네요.. 요즘은 별로 중요시 여기지도 않는 것 같고...유학파는 왤케 많은지...
으아아아아 모르겠어요.....
지금 붙은 회사라도 최종 합격만 시켜주시면 너무 가고싶은데
스스로에게 자신이 이렇게 없는데 분명히 티가 날테니까...
아무튼... 이번 면접이야 어떻게 급하게 준비해서 후회없게만이라도 한다 하더라도..
이번에 정작 스스로 재능 없다고 도망친 분야가 되어버리니
혼란하네요...
하반기부터는 다시 임베디드와 제어계측 공부를 시작하고 돌아가야하는건가...
아무튼 최종 정리를 하면
제가 가진건
1. 영어성적(진짜 운좋게 미국으로 교환학생도 뽑혀서 갔었습니다! )
2. 전기기사자격증
3. C는 어느정도 대학생때 처음 배운 학부생 수준 보단 평균 이상으로 다룬다고 생각해요.
4. 작은 프로젝트 경험,수상경험정도.. (드론과 간단한 로봇팔 학습알고리즘 구현 관련, 프로세서는 아트메가 다뤄봤습니다. 아두이노는 취미.)
5. 전공에 관한 애정? 꼭 전기나 전자로 평생 공부하며 밥벌어 먹고 살고 싶습니다.
못가진 것
1. 자신감
2. 뛰어난 재능
3. 정보
4. 용기
흐어어... 무슨 디지몬 테이머즈도 아니고 용기라니...아무튼...흠흠
궁금한건
제가 워낙 집돌이고 지방에서 학교를 나오다보니 세상 물정을 몰라서..
아 물론 무책임하게 제 인생을 선생님들께 걸겠다! 이런 식의 고민 상담은 아니에요.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기에 조금 부끄럽지만 꼭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