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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61062
    작성자 : 잉이잉
    추천 : 22
    조회수 : 13729
    IP : 210.91.***.176
    댓글 : -5817개
    등록시간 : 2013/11/30 03:14:33
    http://todayhumor.com/?panic_61062 모바일
    초딩들 상대로 뇌물받던 선생님 썰
    무슨 게시판에 써야할까 고민하다가 여기 올려영. 자유게에 쓸까 했는데 비둘기 아이콘이 너무 평화로운느낌이라 ㅋㅋ


    제가 초등학교 5학년때 담임선생님 이야기에요. 벌써 10년 전이네영;  배고픈데 밥통에 밥이 없으니 음슴체로갑니다ㅋ







    담임은 노처녀였고 나이는 한 4~50대쯤? 이었던거 같음.


    깡마르고 혈색도 안좋아서 누르딩딩했고 얼굴은 딱 설국열차에 메이슨같은 느낌..


    우리 반에는 이상한 룰이 있었음. 담임이 자기 노트에 각 학생들마다 점수를 매겼는데 플러스점수랑 v점수가 있었음. 


    처음엔 학생 모두가 플러스100점으로 시작해서 과제를 안해오거나 지각을하거나 준비물 안챙겨오거나 하면 


    그 점수를 깎음. v 점수는 마이너스개념임. 플러스0 밑으론 v점수..


    우리반은 매주 몇번씩 쪽지시험을 쳤음. 그리고 틀린문제는 오답노트를 해야 했는데 v점수가 많을수록 오답노트 분량이 늘어남. 


    v점수가 10점이면 한 문제당 10번 적기 이런식.


    뭐 여기까진 괜찮음. 근데 v점수가 100점 심지어 그 이상인 애들도 있었음.  


    5문제를 틀리면 500번이상을 써야되는거임.. 초딩숙제라고 하기엔 좀 ㅎㄷㄷ한 분량.. 


    뭐 이까지도 그럴수있다 치자. 문제는 담임이 이걸 이용해서 애들한테 뇌물을 요구하는거임... 


    처음엔 간접적으로 살짝 던지듯 했음.


    자기가 혼자 사는데 몸도 아프고 음식도 잘 못하고 어쩌고 애들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함.


    그러면 순진한 애들은 그 날 이후로 담임한테 반찬, 빵같은걸 가져다 주기 시작함. 그럼 담임은 그 학생 v점수를 깎아 줬음. 


    그리고 담임은 점점 그 강도를 더해서 돈을 요구하기 시작함...


    그 때 나도 v점수가 꽤나 있었는데 (그것땜에 일주일에 공책 한 권씩 갈아치웠음) 어느날 담임이 나를 슬쩍 부르는거임.


    불러놓고 하는 이야기가


    니가 지금 v 점수가 많으니까 이걸 좀 없애야되지 않겠냐, 추석때 용돈 많이 받았을테니 


    한 만원정도 선생님한테 가져오면 선생님이 그걸로 학용품 사다준다 그리고 v점수도 깎아준다  


    괜히 오해사서 부모님 걱정하실수도 있으니까 부모님한테 말하지말라


    뭐 이런 내용이었음..; 오답노트땜에 일주일에 공책 한 권씩 쓰던 초딩한테 v점수 깎아준다는게 얼마나 솔깃하겠음 ㅠㅠ?


    나는 담임이 그 돈으로 학용품 사다준다니까 이상하단 생각은 못하고 그 다음날 바로 만원을 갖다바쳤음...


    그리고 며칠 뒤 내가 받은 학용품은... ㅋㅋㅋㅋㅋㅋ   


    색지, 도화지 몇장이랑 딱풀, 찹스틱립밤(학생한테 선물받은거 그대로 준거라고 추정), 편지봉투 여러장... 절대 만원어치가 아님..ㅋㅋ 


    심지어 편지봉투도 재활용한거였음... 글씨는 안 써져 있었으나 풀로 붙였다 뗀 자국도 있고 상품권봉투도 있었음 ㅋㅋㅋㅋㅋ


    난 바보같이 그거 받고 또 좋아라했음 ㅋㅋㅋ 아마 나보다 v점수가 많은 애들은 훨씬 더 많이 갖다바쳤을거임.. ㅠ


    체벌도 심했음...  벌이 두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하나는 서서 다리를 살짝 굽히고 두팔을 앞으로 쭉 뻗는오토바이자세? 그걸 하고 팔 위에


    백과사전 몇권이랑 바둑판을 얹는거임..;;


    또 하나는 엎드려뻗쳐 자세인데 그냥 마루바닥에 주먹을 쥐고 해야 했음... 이 벌들을 거의 하루종일 시켰음...


    그래서 숙제 자주 안해오는  몇몇 애들은 항상 손등에 손가락 시작되는 부분 볼록볼록한 뼈마디에 시커멓게 딱지가 앉아있었음;


    밖에서 군것질도 못하게 했음... 애들한테 군것질하는 친구 보면 선생님한테 일러바치라고 함. 그럼 v 깎아준다고...


    나는 주말에 집 앞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사먹다가 친구한테 들켜서 일러바쳐졌음...; 친구들간의 불신을 키우는 이상한 룰...


    또 어느날은 방과 후에 나랑 같은반 친구 두명이랑 담임한테 주려고 주먹밥같은걸 만들었음...(빠가인듯)  


    갖다주니 v를 깎아줌. 근데 ㅋㅋㅋㅋ담임이 00(나) 는 제일 잘 만들었으니까 v 10개 깎아주고 @@는 8개 깎아주고 %%는 6개 깎아줄게.


    이러는거임 ㅋㅋㅋㅋㅋ 그땐 내가 제일 많이 깎여서 기분 좋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담임 왤케 또라이; 


    학생이 정성스럽게 맛난거 만들어줬으면 잘 만들었건 못 만들었건 걍 고맙게 받으면되지 거기에 평가질에 차등보상...; 


    또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어이없는 담임의 거짓말이 하나 생각남.


    과학시간에 실험을 했음. 암모니아수를 사용하는 어떤 실험이었음. 


    담임이 암모니아수를 가져와서 하는말이


    내가 너희 실험을 위해서 화장실에서 직접 암모니아수를 받아오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니?


    ........


    ㅋㅋㅋㅋㅋ 바보같이 우린 그때 다 믿었음 ㅠ휴ㅠㅠㅠㅠ





    여튼 뭐 이런 이상한 담임이 있었음... 그때 우리가 순진했던건지 바보였던건지.. 담임은 아무 탈 없이 그짓을 했음..


    아마 지금 이런일이 일어난다면 학생들 절대 가만히 안 있겠지... ㅋㅋ  


    그 사람은 아직 선생하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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