슴넷 총각입니다. 어제 저녁에 혹성탈출 종의전쟁을 보러감뮤 롯데시네마에 갔는데 영화가 나온지 꽤 돼서 근가어찐가 퍼스트클래스 (인당 1.4만원) 밖에는 상영관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월급 받은 직후기도 하고 그냥 과감하게 표끊고 들어갔어요.
한줄당 8좌석씩 세줄. 총 24좌석뿐인 곳이라 그런지 좌석은 엄청 편했어요. 역시 돈이 좋구나 하고 있는데 중학생 여자아이들이 우르르 들어오더라구요.
사실 이때 이미 느낌이 쎄 했습니다. 상영시작시간인 7시가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물론 광고중이긴 했습니다만) 돌아다니고 사진찍고 영사기 앞으로 왔다갔다거려서 그림자 만들어지는데 그거보고 좋다고 웃고 그러더군요.
네. 영화가 시작한 뒤로도 휴대폰은 번쩍거리고 자기들끼리 자리 옮기고 심지어 사진을 찍더라구요. 몇번에 걸쳐서 주의를 줬습니다. 눈치를 준게 아니라. 학생들 휴대폰쓰지말지. 아잇. 학생들.
이러다가 영화 끝날무렵에도 또 휴대폰꺼내서 셀카찍고 난리길래 최근에 베오베에서 봤던 글이 생각나서
학생들 침팬치입니까?
하고 말해줬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가는데 저를 흘깃대면서 가더군요. 근데 눈빛이란게 말입니다. 미안해서 눈치보는 눈빛이 아니라 졸라 그지같네 하고 말하는것 같더군요. 하긴 미안해할 아이들이면 그러진 않았겠죠.
그냥 조용히 보냈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화장실에 간 동안 앞에서 기다리는데 안에서 그 학생들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자기들끼리 킥킥대면서 우스꽝스러운 목소리로 학생들~ ㅋㅋㅋㅋㅋ 너희들이 침팬치니? ㅋㅋㅋㅋㅋ
도저히 못참고 속된말로 야마가 돌아버렸습니다. 그래서 다시한번 안에다 대고 소리쳤습니다.
느그들이 침팬치냐!
후다다다다닥 소리가 들리더군요. 얌전하게 생긴 학생하나만 세면대앞에서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습니다. 화장실 칸을 향해 "느그들 이러면 누가 욕먹는지 아냐. 부모가 욕먹는다. 너희 다 부모님이 준돈으로 영화보는거 아니냐 그러면서 부모 욕먹게하면 되겠냐" 하고 있는데 맨 끝칸에서 직원분이 나오시더라구요. 상황설명하고 바로 매니저 소환.
내가 내돈 주고 영화보는데 영화표 팔고 끝이냐. 서비스를 충분히 받을 수 있게해줘야하지 않느냐. 안에 들어가서 학생들 불러줘라. 쟤들이랑 이야기 끝내면 영화관에는 다른 책임을 묻지 않겠다.
잠시후 학생들이 나왔습니다. 그제서야 죄송하다고 하더군요. - 죄송합니다 저희가 아직 어리고 철이 없어서... - 너희 철없는걸 왜 내가 이해해줘야하지? 너희 부모도 아니고? 솔직히 말해서 아까 그렇게 내가 한말 비웃어놓고 지금 죄송하다고 하면 내가 참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겠다 그쵸?
- 나는 너희들을 혼내고 울려도 달라지는건 없다. 그러니 너희들이 최대한 엿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겠다. 학교에다가 알려주겠다. 개털리길 바란다. 학교. 이름 불러.
그리고 이름 받아서 왔습니다. 뒤 돌아서 엘리베이터 타는데 그제서야 엉엉 우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학교측이는 다가오는 수요일에나 연락할겁니다.
그 친구들이 주말 내내 걱정하고 월요일 화요일 거쳐서 안심할때 그때쯤 학교에 연락을 해야겠어요.
그 친구들을 엿먹인다고 제가 입은 피해가 없어지진 않습니다만 최소한 다른 사람들은 그 학생들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