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 후 부대를 찾아가봐서 대대장님을 뵈었을때의 일이었다.
사병들이 짬밥순으로 계급이 깡패라는 식으로 놀고, 부조리한 지시도 하고, 일이등병 애들 괜히 이유없이
괴롭히는것... 그것을 간부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러며, 그런거 너희들도 솔직히 다 하지?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나는 대강 얘기했다. 군대는 사회와 달라야 합니다. 군내 질서와 군 기강 유지, 전투력강화를 위해
그런 갈굼은 필요합니다. 남자가 군대에 와서 좀 당할수도 있는겁니다. 남자되려고 군대 온게 아닙니까..
등등 그런식으로 얘기했다. 하여튼, 내가 마음으로 납득한 내용이 아니라 그냥 군생활하면서 주워듣고
남들에게 내 당위성을 얘기할때 써먹던 내용들을 대대장님 앞에서 얘기했었다. 솔직히, 그 상황에선
그런내용 아니면 내게 별다른 변명거리가 있던것도 아니었다.
내 얘기를 다 듣고 난 대대장님이 말씀하시더군.
"난 말이다.... 미군과 같이 훈련한적도 있고, 미국 그린베레 애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도 알고 있어.
걔네들은 훈련이 빡세고 엄청나게 힘든데도, 짬밥순으로 괴롭히거나 부조리한 괴롭힘을
가하는 일은 전연 없어. FM외의 부당한 처우가 가해졌다간 당장 변호사에게 전화하는 곳이 그린베레야.
너희들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빠져도 이렇게 빠진 부대가 없구나 싶을거야.
늬들이 보기엔 그린베레야말로 엄청난 당나라부대인거지.
그런데, 그린베레가 너희하고 싸우면 질것같니?"
나는 아무 말을 할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