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작년 이맘때였어요..
제대하고 공부를 시작하려는데, 등록금이 넘사벽이다보니 돈 벌 궁리부터 해야겠더라구요..
그래서 민간공기의 맛을 한달정도 보고, 바로 대전에있는 반도체공장에 들어가서 6개월 정도 있었는데,
어버이날이 되면서 카네이션은 달아드려야겠고..그런데 내일도 일을 해야해서 고향에 갈수는 없으니 대책을 생각을 했죠..
아직 초딩인 볼살 통통하고 말잘듣는, 우리 가문에선 통칭 '찐빵'으로 불리는 사촌동생 녀석이 앞동에 살아서 녀석을 회유하기로 마음먹었죠.
작년의 오늘인 어버이날 이브에 '찐빵'한테 전화를 해서 왈,
찐빵 : 왠일로 전화를 하셨슴까?
나 : 거래하자.
찐빵 : ...어떤?
나 : 고모(우리엄마)한테 카네이션을 대신 달아드리는 조건으로 연말에 5만원을 주겠다. 어떠냐?
찐빵 : 올...하지만 전 요즘 돈에는 관심없슴다. 다른 조건이 있슴다.
나 : 음..뭔데?
찐빵 : 대리랭크를 해주십셔.
당시에 플레 2인가 3에 있었던 저였고, 브론즈3~5를 왔다갔다 거리던 찐빵의 주변친구들은 잘해봐야 실버4,5..
열에 아홉은 언랭,쩌랩,브론즈 였던 녀석의 환경속에서,
'부'를 대신하여 '명예' 를 대리랭크로 얻겠다는 나름 참신하고 순발력있는 판단이 기특하여 딜을 들어주기로 했죠.
나 : 좋다..실버찍어줄께
찐빵 : 골드.
나 : 야 골드는 애바임.
찐빵 : 골드.
나 : 야 골드까지면 티어를 8단계나 올려줘야하는데 그게 보통일이 아ㄴ..
찐빵 : G.O.L.D.
나 : 실버3.
찐빵 : 골드5.
나 : ...실버2...
찐빵 : 골드5.
나 : ...알았다..대신 일처리는 확실히 해라.
찐빵 : ㅇㅋㅇㅋ알았어욤♥
그렇게 찐빵은 내가 준 임무를 확실히 수행하였고,
10월달에 돌아온 나는 녀석의 아이디를 골드까지 꾸역꾸역 끌어올려놓았습니다..
그때 희생된 많은 브론즈,실버분들께 이자리를 빌려서
당신들의 희생으로 저의 "효"를 지킬수 있었음에 감사와 용서를 구합니다..
다시는 대리랭크를 하지 않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