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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60840
    작성자 : Dementist
    추천 : 27
    조회수 : 7425
    IP : 115.88.***.168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3/11/25 18:20:50
    http://todayhumor.com/?panic_60840 모바일
    [2CH] 모두가 좋아하는 초록색의 그녀석 이야기 <BGM>

    BGM : 아노하나 OST - Secret feeling
     
     
     
     
    모두가 좋아하는, 초록색의 그녀석 이야기
     

    1
    이는 모두가 좋아하는 초록색 그녀석의 이야기야.
    좀 읽다보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거라고 생각해.

    어떤 곳에 중고 메이드로봇 (소녀형) 을 꺼림칙한
    목적을 위해 사려는 남자가 있었다. 모두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꺼림칙한 목적이었다.

    남자는 은퇴한 직후의 로큰롤 가수였다.
    자주 마약이나 싸움건으로 경찰서에 가고 매스컴을타서
    "세상에서 가장 교육에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으로 불렸다.
    "가정용 메이드 로봇이 필요합니다." 록은 말했다.
    "어떤 취향을 원하시는지?" 가게의 주인이 물었다.
    "되도록 말이없는 조용한 놈이었으면 좋겠소." 록은 자신이의의 시끄러운
    녀석이 싫었다.
    "아아, 그렇다면 아주 좋은 아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남자가 데리고 온것은 15세 정도의 갸냘픈 소녀형 로봇이었다.
     
    5
    "이 로봇, 무슨 영문인지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귀는 제대로 들리는것 같으니까 안심하세요"
    록은 로봇을 보고 한눈에 마음이 들었다.
    모든것에 지쳐있는듯한 느낌의 눈이 너무 좋았다.
    "이 아이를 사겠소. 이름은 뭐라고 하지?"
    "19, 쥬-크 라고 합니다.
    그리고 당신을 좋아했던 팬으로써 한가지 비밀을 알려드리지요."
    남자는 쥬-크의 좁은 어깨를 양손으로 거칠게 잡으며 말했다.
    "사실, 쥬-크는 로봇이 아닙니다."
    "살아있다고?" 록은 눈을 반짝였다.
     
    6
    "네. 그러나 몸의 대부분이 기계로 되어있어, 웬만해선 정체를
    들킬 염려는 없습니다.
    뇌도 거의 기계같은 것으로 되어있어 관리하기가 쉽습니다.
    전 소유자의 기억은 깨끗이 리셋되어 있구요."
    록은 선글라스를 벗고 다시 쥬-크를 바라보았다.
    손발은 가늘고 왼쪽 어깨에는 화상을 입은 흔적이 있었다.
    검은색의 부드러운 머리는 허리정도까지 내려와 있었다.
     
    8
    "점점 마음에 드는군요. 이 녀석을 사겠습니다.
    다만, 이녀석이 사람이었던것에 관해선 난 아무것도
    몰랐다고 해야겠지?"
    "물론입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몰랐던』것입니다."
    "쥬-크는 종종 걸음으로 록의 앞에 다가와선 양손을 앞으로 내밀고,
    기묘한 동작을 취했다.
    그것은 수화였다.
    쥬-크는 수화로 『잘 부탁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10
    "아, 잘 부탁해" 록은 대답했다.
    그 정도의 수화라면 그도 알고있었다.
    최근 몇년동안 급속히 늘어난 음향 무기들 때문에 5명중 1명이
    난청이라는 시대가 되었고, 수화는 신기하지 않게 됐다.
    『당신은 어떻게 부르면 되는 거죠?』
    가게를 나오자 쥬-크는 수화로 그렇게 물었다.
    "말은 하지 않으면서 궁금한건 많은 녀석이군. 내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내얼굴 상당히 유명인사인데.. 텔레비젼에서 본적 없어?"
    록은 선글라스를 벗고 자신의 얼굴을 가리켰다.

    13
    쥬-크는 잠시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록은 확실히 유명인인듯한 용모를 하고 있었다.
    예쁜 금발의 머리에 약간 짓궂은 듯한 미남형 얼굴이었다.
    『죄송합니다, 텔레비젼을 많이 보질 못해서 본적이 없습니다.』
    "그래? 나는 유명한 가수였어. 로큰롤 가수의 마지막 생존자라고 불렸지.
    로버트 플랜트의 재림이라고도 알려져 있었고.."
    "뭐 됐어. 모르면, 그 나름대로 마음이 편해. 나는 그래, 『마스터』
    라고 부르면 되겠다. 보통의 메이드 로봇이라면 그럴테니까"
    네-, 라고 쥬-크는 입을 움직였다.
    왜 이 아이는 말을 않하는 것일까?
    전주인의 취미였을까?

    14
    은퇴하기는 했지만 언론의 눈은 아직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최근 이혼을 했을때 록이 지불한 위자료 액수는 기자들에게 호기심거리였다.
    집에 들어가 문을 닫고 록은 한숨을 돌렸다.
    쥬-크는 록에게 가볍게 팔을 움직이며 물었다.
    『나는 무엇을 하면 되는 거죠?』
    록은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둘러본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뒤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늘부터 너는 나의 엄마가 되야해"
    『......엄마~?』쥬-크는 되물었다.
    "그래.. 쥬-크가 나의 엄마가 되는거야"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라고 쥬-크는 생각했다.

    15
    "쥬-크는 아무것도 특별한건 하지 않아도 좋아
    다만, 나는 가끔 엄마가 너무 그리워져. 그럴때 나는 쥬크를
    엄마로 대할꺼야"
    그렇게 말하며, 록은 쥬-크를 세게 껴안았다.
    쥬-크는 순간 놀라서 몸이 굳어졌지만, 록은 쥬-크에 안긴채
    가만히 있기만 했다.
    "보고 싶었어요, 엄마.." 록은 말했다.
     
    쥬-크는 난처한 얼굴을 하면서 팔을들어 록의 등을
    톡톡 두드려준다.
    첫인상과는 꽤 다른 인간 같았다.

    17
    20분정도 시간이 흐른후, 록은 쥬-크에겟 몸을 떼었다.
    쥬-크는 긴장으로 지쳐 있었다. 록은 충분히 엄마의 정을 채운듯 보였다.
    『에.., 마스터』쥬-크는 수화로 말했다. 『엄마가 갖고 싶으시면, 나보다는
    훨씬 최적화된 모델이 있을걸요?』
    "보통 여자로는 안돼" 록은 말했다.
    "은퇴하긴 했지만, 난 왕년의 로큰롤 스타야. 여자앞에서는 허세를 부려야하지
    하지만 너 정도의 소녀 앞이라면 허세 안부려도 되고 솔직하게 응석을 부리는
    한심한 모습도 보일수 있어"
    "이상한 사람이구나.. 라고 쥬-크는 생각했다.
     
    19
    록은 두번 이혼한 것으로 유명했지만
    쥬-크는 지금까지 네번이나 주인에게 되팔려 왔었다.
    쥬-크는 주인에게 자신을 포기시키는 것을 잘했다.
    일부러 맛없는 밥을 만들거나 청소를 엉성하게 하거나
    잠을 자거나, 주인에 대해 무례한 태도를 취하는 행동들은
    빨리 자신의 창고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쥬-크는 이번에도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엄마, 저녁을 먹고 싶어" 록이 말했다.
    쥬-크는 앞치마를 입고 기름과 소금맛밖에 나지 않는 요리를 만들었다.
     
    20
    그러나, 쥬-크의 음식을 먹고 난 록은 불평을 하기는 커녕, 흐뭇하게 웃었다.
    "솔직히 엄마의 요리는 맛이 없어" 그렇게 말하면서도 음식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 버렸다.
    다음에 쥬-크는 불량품인듯 보이려고 일부러 록의 앞에서 몇번이나 하품을 했다.
    "쥬-크 피곤한 것인가?" 록은 물었다.
    쥬-크는 꾸벅꾸벅 고개를 끄덕였다.
    "첫날이니까, 긴장도되고 피곤하겠지?"
    록은 "나도 마침 졸려워지네" 라고 말하며 잘 채비를 시작했다.
     

    21
    록은 쥬-크의 손을 이끌고 침실로 갔다.
    푹신한 침대에 쥬-크를 눕혀 놓고 록도 그 옆으로 들어가서 불을 껐다.
    "잘 자 엄마~" 라고 하며 록은 쥬-크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잠을 청했다.
    쥬-크는 거북한 표정으로 그가 빨리 잠들기만을 기다리며 록의 등을 부드럽게
    톡톡 두드려준다.
    빨리 혼자 있고 싶네..
     

    22
    록이 숨소리를 내기 시작한것을 확인하고, 쥬-크는 슬그머니 침대를 떠나려고 했다.
    순간 록의 손이 쥬-크의 팔을 움켜잡았다.
    "엄마, 여기 있어줘"
    쥬-크는 마지못해 다시 이불로 들어가 27살 아이의 죽부인으로 밤새 기능했다.
    마스터, 내가 여기에 올때까지 어떻게 생활한거지?
     
    24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쥬크는 록이 싫어하도록 노력을 했다.
    앰프를 켜놓고 청소기로 시끄럽게 하거나, 고급 가죽 재킷을 세탁이에
    넣고 돌리고, 재떨이를 깨뜨리고..
    록은 그때마다 흐뭇해하면서 곤란해했다.
    쥬-크에 의해 곤란한 상황이 되는것을 좋아하는것 같았다.
    대체.. 어떻게 하면 싫어하게 될까? 쥬-크는 생각했다.
    너무 노골적으로 반항의 의지를 보이면 기억이 지워질 우려가 있었다.
    어디까지나 자연스럽게 싫어하게될 필요가 있다.
    "이녀석은 쓸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25
    이번에는 자신을 게으름뱅이 로봇인듯 보이려고
    쥬-크는 창고에 숨어 낮잠을 자는 척했다.
    거기에는 우드스톡의 인형이 있어서 그것을 베고 누웠다.
    "쥬-크 어디갔지?" 록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쥬-크는 눈을 감고 자는 척했다.
    창고문을 연 록은 이상한자세로 자고있는 쥬-크를 발견했다.
    쥬-크는 떨리면서도 화를 내주길 기다리고 있었으나,
    록은 아무말없이 쥬-크를 안아 침실까지 옮겨서 뉘었다.
     
    26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따뜻해서 쥬-크는 정말로 잠이 들었다.
    『내일이야말로, 미움받으리』라고 다짐하면서..
    그날 쥬-크는 맛있는 저녁을 만들었다.
    덧붙여서 쥬크는 알수 없었지만, 록이 쥬-크를 아끼는 것은
    처음부터 잠시만 쓰다가 되팔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팔수있게, 조심히 다뤄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8
    쥬-크를 구입한날로부터 100일째날 쥬-크의 기억을 지우고 되팔아야겠다고
    록은 생각했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쥬-크와 록의 생각은 처음부터 일치했던 것이다.
     
    32
    록은 밖에 나갔다 올때마다 자주 싸우고 돌아왔다.
    경찰에 붙잡혀서 3일동안 돌아오지 않은적도 있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울상으로 쥬-크를 끌어안고,
    "엄마, 나 또 싸웠어.."라고 말했다.
    그때마다 쥬-크는 록의 상처를 봐주거나, 잠시동안 록을 위로해야 했다.
    그럴거라면 싸움하지 않으면 좋을텐데..
    『마스터, 실은 싸움하는걸 싫어하면서 왜그렇게 싸움만 하나요?』
    럭비선수와 싸우고와서 상처투성이가된 스프레이형 파스를 불면서 쥬-크는 물었다.
     
    33
    록의 대답은 이러했다.
    "엄마, 나는 무법자를 연기하지 않으면 안되. 성공한 축에 속한 로큰롤가수인 내가,
    법을 어기고, 막말을 쏟아내고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거야, 즉, 나같이 성공한
    사람도 망가질수 있는 것을보고 용기를 얻는 사람이 많이 있어." 그렇게 말하고,
    쥬-크의 무릎에 머리를 베고 그대로 푹 잠들어 버렸다.
     

    35
    집에서는 4살짜리 어린아이처럼 응석을 부리는 록이었지만
    한걸음 집 밖으로 나가자 태도가 급변해서, 쥬-크를 마치 딸처럼 취급했다.
    "다큰 내가 너처럼 어린아이에게 어머니대하듯이 하면 창피하잖아?"
    하지만 쥬-크는 엄마처럼 대할때 보다 딸처럼 대해질때가 기분이 좋았다.
    록이 껴안거나 머리를 쓰다듬거나 하면 이상하게도 기분이 들썩들썩해졌다.
     
    36
    쥬-크가 록의 집에 온지 70일째,
    록은 쥬-크용 침대를 사왔다.
    『마스터, 이제 혼자 잘수 있나요?』
    쥬-크는 시트를 벗기면서 록에게 물었다.
    "모르겠어" 록은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엄마와 잘수는 없지, 이제 서서히 익숙해져야지.."
    쥬-크는 웬지모를 아쉬움같은 감정이 들었다.

    37
    그날밤 쥬-크는 처음으로 혼자 자게 됐다.
    오늘은 좀 춥구나.. 라고 쥬-크는 생각했다.
    머리까지 담요를 덮어봤지만 역시 추웠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역시 추웠다.
    쥬-크는 그것을 담요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문득 마스터의 침대가 생각났다. 뭔가 다를까? 라고 생각한
    쥬-크는 록의 침대에 몰래 기어들어가서 록을 끌어안으니 몸이 따뜻해졌다.
    아, 역시.. 라고 납득하고 그렇게 있다가 결국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39
    눈을 뜬 록은 옆에서 쥬-크가 자고있는것을 보고
    "멍청한 내가 쥬-크를 끌고 왔나?" 라고 생각했다.
    이후 쥬-크는 매일 록의 침대에 기어들어가서 자게 됐다.
    게다가 예전엔 록이 쥬-크를 끌어안고 잤는데 지금은 쥬-크가
    록에게 안겨 자게 되었다.
    5일째 아침, 록은 쥬-크에게 말했다.
    "그래? 쥬-크도 아빠를 원하는 구나?"
    『음....그런거 아니에요』쥬-크는 대답했다.
    『웬지 저혼자 자고 있으면, 너무 추워요』
     
    42
    록은 쥬-크의 말을 무시하고,
    "그럼 내가 쥬-크의 아빠가 되면 되겠네"
    『에.. 나는 마스터의 엄마잖아요?"
    "아아, 그리고 나는 너의 아빠기도 하다 쥬-크"
    『뭔가 이상하네요. 』
    "이상하지 않아. 아빠와 엄마가 함께 있는건 자연스럽지."
    『......마치 부부 같네요』
    그렇게 말한뒤 쥬-크는 좀 쑥쓰러웠다.
    난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43
    쥬-크가 온지 100일째,
    록은 쥬-크에게 예쁜옷을 입혔다.
    그래야 예쁘게 보이고, 비싸게 팔릴까 생각해서이다.
    록은 쥬-크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쥬-크는 그 옷이 마음에 들어있어 어느때보다 기분이 좋았다.

    『엄마 손을 잡도록 해요』쥬-크는 록의 손을 이끌고,
    즐겁게 걸었다.
    자신이 앞으로 팔아 넘겨지리라는것은 전혀 알아 채지 못한듯 했다.
     

    44
    이제 쥬-크는 록에게 미움받고 싶어하지 않게 됐다.
    마스터는 내가 무엇을 하더라도 화내지 않고 나의 기분을 편하게 해주고
    잘때도 따뜻하게 해줘서 너무 좋으니까, 마스터에게 버림받는 생각을 그만두기로 했다.
     

    46
    잠시후 록이 멈춰선 그곳은 과거 쥬-크를 처음 구입했던 그 가게였다.

    "내가 여기서 쥬-크를 샀던 날로부터 오늘이 딱 100일째야" 록이 말했다.
    쥬-크는 『그렇게 됐나요?』라며 천진스레 웃는다.
    "처음부터 생각했던 일이야.."
    록은 자신에게 타이르듯이 말한다.
    "나의 병이 나으리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100일정도만 생각을 했었어.
    이건 쥬-크를 산 그날부터 결정했던 일이야.."
    록은 쥬-크의 어깨에 오른손을 올린다.
    "쥬-크, 오늘을 마지막으로 나의 엄마역활을 그만두도록해."
     
    47
    쥬-크는 표정을 굳힌 채 잠자코 있었지만,
    모든 상황을 이해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곧이어 록을 향해 꾸벅 머리를 숙이고 쥬-크는 스스로 가게를 향해 걸어갔다.
    이 기억은 곧 지워지겠지..
    쥬-크는 그렇게 생각했다.
    문앞에서 쥬-크는 문득 뒤를 돌아보고
    자신의 옷과 머리 끈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거.. 내것이 아닌데 다시 돌려드려야죠..』
     
     
     
     
    50
    록은 "아, 그렇지 다시 가져가야지" 라고 하며,
    쥬-크에게 다가가 쥬-크의 작은 몸을 휙 안아 올렸다.
    록의 팔에서 눈을 둥그렇게 뜬채 있는 쥬-크에게 록이 말했다.
    "쥬-크 내가 뭔가 착각을 한것 같구나. 그 물건들은 내것이지만
    그렇게 말한다면 쥬-크도 나의 소유물이야.
    엄마는 이제 필요 없게 됐어. 하지만 그렇다고 쥬-크를 팔려고 하면
    안되지 왜냐하면 살때 너무 비싸게 샀거든. 최소한 2년은 더 사용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아"
    『그러면..』쥬-크는 횡설수설하는듯한 수화로 말했다.
    『나 버릴 수가 없다는 거에요?』"그래, 아쉬웠어" 록은 장난스레 웃었다.
     
     
     
     
     
    54
    집에 돌아온후, 저녁 준비를 마친 쥬-크는 악보와 눈싸움을 하고 있는
    록을 보고 그 옆에 조심스레 앉아 보았다.
    "더 가까이 오도록" 록이 명령했다.
    록의 명령대로 쥬-크는 록의 가까이 다가가 록의 깨끗한 금발의 머리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쥬-크" 록은 입을 열었다.
    "19" 라는 것은 시리얼 넘버인가?
    쥬-크는 좀 망설이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주크 박스(JUKE BOX)에서 유래됐어요.』
    "주크 박스와 네가 무슨 상관인데?"
    『나, 옛날에는, 목소리가 나왔거든요.. 그래서 노래를 부르는것이 특기였어요.』
    "노래를 잘했어?" 록은 신기했다.

    『네. 물론, 마스터만 하지는 않지만요. 하지만 부탁을 받으면, 어떤 곡이라도
    불렀어요. 그런 의미에서 JUKE의 ju(10) BOX(보쿠스의 9) 랍니다.』
    "그런가.. 딱히 18호와 20호가 있는건 아니군"
    록은 좀 아쉬운 듯 말했다.
     
     
     
     
    60
    록은 자신이 쓴 악보를 가리키며 말했다.
    "노래 경험이 있으니 쥬-크도 알지? 좋은 곡은 악보까지 아름다운거.
    봐바 아까, 정말로 좋은 곡을 나도 모르게 써버린거야.. 전성기의
    나 이외는 할수 없는 높은 음역인게 탈이지만."
    그러면서 록은 쥬-크에게 오선지를 전했다.
    쥬-크는 록이 쓴 곡의 악보를, 연애편지라도 읽는 표정으로 읽었다.
    정말, 그리운 감정이 든다.
    쥬-크는 머릿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62
    자신의 악보에 집중하고 있는 쥬-크의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록은 쥬-크의
    정수리를, 온화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100일이나 지나서야 겨우 알아차렸는데, 쥬-크 의 머리, 검은색으로 염색된것일뿐,
    진짜 색깔은 에메랄드 그린이구나"
    록은 그렇게 말하고 쥬-크의 머리에 가까이 얼굴을 댔다.
    쥬-크는 간지러운듯 얼굴을 기울였다.
    "아니 정확히는 하츠네 그린? .....쥬-크, 이색의 유래를 알겠니?
    "하츠네" 라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정도 전에 일본에서 태어난 디바의 이름이야"
     
     
     
     
    74
    보컬로이드 라는 말 알지? 지금 상황에서 좀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3년정도 전까지는 인간이 부른 것보다 보컬로이드가 부른것이 인기가 많았어.
    뭐, 보컬로이드가 인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상업적음악들이 자멸했다, 라고 하는것이
    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에 반해 한때 동인 음악이 대유행 했는데,
    그 유행의 최상위에 있던것이 보컬로이드의 존재였어.
    지금은 동인 음악의 모든것이 금지되어 햇빛을 보지 못하는 보컬로이드지만
    전성기때는 정말 세계를 열광시켰던 것이지.
    보컬로이드 중에서 특히 큰 인기를 자랑한것은 하츠네 그린의 유래가 된 "하츠네"야
     

     
     
    75
    쥬크는 일어나서 악보를 록에게 돌려주고, 방구석에 있는 신디사이저의 앞에 앉아서
    아까의 악보에 있던 노래를 꽤 정확히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마스터가 부르는만큼, 저는 노래가 능숙하지 못합니다."
    연주를 마친 쥬-크는 그렇게 말하고 수줍어 했다.
    록은 잠시 입을 다물고 있었다.
    "쥬-크, 너.... 목소리가 나왔어?"
    "네. 약간, 어색하긴 하네요"
    기계의 합성음 같은 목소리, 그리고 염색에 가려져있던 하츠네 그린의 머리카락.
    너무 완벽했던 음정, 너무 넓은 음역..
    록은 마치 "하츠네 그 자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77
    "굉장해.. 질문 하나 해도 될까?"
    "뭐든지 물어봐주세요, 마스터"
    "쥬-크는... 하츠네 인가?"
    "하츠네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래 알았어 질문을 바꾼다. 쥬-크는왜, 하츠네를 빼닮은 거야?"
    쥬-크는 왼팔을 내밀어 손목을 돌렸다. 순간, 왼팔에 머리색과 같은 색
    단추가 여러개 나타난다. 낡은 신디사이저의 패널을 방불케 하는 디자인.
    마치 야마하의 DX7같다고 록은 생각했다.
     
     
     
     
    78
    "19는 진짜 하츠네는 아니에요. 다만 한없이 가깝다고 할수 있지요.
    처음은 보통의 인간이었습니다. 머리는 검정색이었고, 목소리도 보통의 사람 목소리와
    같았습니다. 하지만 억지로 기계화 되버렸어요. 라고 해도 인간이었던 때의
    기억은 모두 지워졌으니까 생각날리는 없지만요.."
     
     
     
     
    80
    "솔직히 기분이 우울해지는 이야기입니다.."록은 쥬-크의 이마에 손을 댔다.
    "그런가, 하츠네 그린의 머리를 검게 코팅한걸 말하지 않은것은 그런 이유가 있었던건가..
    확실히 지금의 시대는 하츠네의 모습과 목소리로 거기를 걷다가는 갑자기 총을 맞아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 어깨의 그 화상은 누구에게 당한건가?"
    "아뇨, 여기에 01이라고 써 있었거든요. 그것을 없애기 위해 좀 구웠어요"
    쥬-크는 옷깃에서 어깨를 내어 그 흔적을 보였다.
     
     
     
     
    81
    어느새 폭우가 지붕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도 쥬-크는 여기에 있을뿐, 언제든 마스터에게 폐를 끼쳐 버릴지도 몰라요.."
    록은 쥬-크의 화상 흔적을 쳐다보다가. "나의 목을 만져봐" 록이 말했다.
    쥬-크는 조심조심 손을 뻗었다.
    잠시 목을 어루만지던 쥬-크는 숨을 삼켰다.
    "만들어진 건가요?"
    "그래. 기계로 만들어졌지" 록은 고개를 끄덕였다.
    "희대의 로큰롤 가수의 정체는 만들어졌던 것이야. 현역시절에 너무 무리를 시켜
    이제 쓸모가 없지만"
     
     
     
     
    82
    쥬-크는 몇번이나 록의 목을 만져, 그것이 기계임을 확인 했다.
    마스터도 약간은 나랑 똑같네..
    마음이 즐거워졌다. 쥬-크는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쥬-크가 기뻐서 노래를 부르는것은 몇년만이었다.
    그 낡은 옛날 노래를, 록은 잘 알고 있었다.
    행복한 신디사이저의 노래. 노래가 코러스에 접어들었다.
    록은 신디사이저의 앞에 서서 쥬크의 노래에 맞추어 반주를 치기 시작했다.
     
     
     
     
    83
    연주를 마치자 록은 쥬-크의 손을 잡았다.
    "쥬-크, 벌써 너의 새로운 일이 정해졌다.
    나는 악기라면 무엇이든 칠수있지만 현재는 노래를 부를수가 없지,
    하지만 쥬-크라면 내가 만든 노래의 음역도 얼마든지 부를수가 있다고!"
    쥬-크는 눈을 깜박이며 록의 얼굴을 보았다.
    "아아. 더불어 음향 무기의 위협때문에 음악은 아주 일부의 사람들만 즐기는
    혼자만의 것이 되어버렸어. 하지만 쥬-크 나는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예전처럼
    자유롭게 음악을 해보고 싶어. 모두가 귀를 막는 음악이 쓸모없어지는 시대에서,,
    혁명을 일으키고 싶어"
     
     
     
     
    84
    "또 부를수 있어" 쥬-크는 눈을 감고 미소를 짓고는 기쁜듯이 몸을 흔들었다.
    "잘 조련해주세요, 마스터"
    "조련?... 아아, 조율말인가, 나한테 맡겨둬"
    "그러면 쥬-크는 마스터를 마구 칭찬해 주겠어요"
    "그래 좋아. 나는 칭찬을 받는게 너무 좋단다 하하"
    그리고.. 두사람은 악기가 가득한 작업실에 틀어박혀 아침도 밤도 없이
    오로지 작곡과 노래의 작업에 몰두하게 됐다.
    자신이 정말로 하고싶은일을 다시 하게된 록은 자신의 병도 잊은채 약먹는것도
    잊은채 정신없이 작업에 몰두했다.
     
     
     
     
    87
    2개월간 앨범을 두장 만들고 끝낸 어느날,
    록은 잊고있던 초조감 같은것이 갑자기 떠올랐다.
    일단, 최소한 하고 싶었던건 해냈어. 라고 록은 생각했다.
    시간낭비라고 생각은 했지만 록은 그것들을 웹에다 올렸다.
    축하파티로 프랑스 요리를 먹으러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록은 옆을 걷고있는 쥬-크를 보고 문득 내가 이소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쥬-크 옛날일중에 기억나는것 없어?"
    쥬-크는 잠시 생각에 잠겨있었다.
    "아련하긴한데...동료의 복수같은 감정이 떠오르네요.."
    "동료? 혹시 보컬로이드의?"
    "아마 그런것 같네요. 그밖에 떠오르는것은 없어요."
    쥬-크 외에도 다른 녀석이 있을까, 록은 생각했다.
     
     
     
     
    88
    "뚜렷한 기억은 어디부터 기억나?"
    "음.. 그건 창고에서부터 시작되네요. 온몸이 전기에 연결되어 있었어요"
    "충전기? 식사는 어떻게 한거야?"
    " 일단, 전기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요.."
    "그런가.. 창고에서는 어떤식으로 하루 하루를 보낸거지?"
    "음.. 그러니까 몸은 조각조각 군데군데 흩어져서 전기로 연결되있고
    머리는 벽에 고정되어서 그들이 내몸에 행하는 일들을 다 볼수 있었어요"
    "쥬-크 그 기억, 지워" 록은 화난듯이 말했다.
    "나랑 만나기 직전까지의 기억은 모두 지워버려"
     
     
     
     
     
    89
    쥬-크는 어리둥절한 듯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이 기억은, 저의 탄생의 기억이기도해서..
    예를 들면 1같은 기억입니다.
    "그런 기억 따위 잊어버려. 쥬-크 잘 생각해봐.
    그것은 로봇에게는 당연한 상태일지도 모르지만,
    쥬-크에게는 지옥이었을 거야, 빌어먹을 새끼, 그 주인은
    쥬-크가 인간이었다는거 알고 있지?
    "응, 그래도 괜찮은 걸요" 라고 쥬-크는 웃으며 말했다.
     
     
     
     
    90
    록은 멈춰서서 쥬-크의 눈을 보며 말했다.
    "쥬-크, 확실히 자신을 기계라고 생각하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것보다는
    훨씬 편하게 살수 있지. 하지만 쥬-크는 틀림없는 인간이야.
    같이 살고있는 내가 장담할수 있어."
    쥬-크는 앞으로, 보통의 사람들처럼 생활을 하게 해줄수 있어.
    다행히 나는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어.
    그렇게 할수 있다면 어떻게든 쥬-크를 하츠네가 되기 전의 모습으로 되돌려주고
    싶다고 생각해. 학교도 다녀야 하겠지?"
     
     
     
     
    91
    쥬-크는 난처한 듯한 얼굴을 했다.
    그리고 문득 시선을 위로 향하곤 전선위에 새까맣게 앉아있는
    까마귀떼를 봤다.
    "까마귀가 너무 많네요" 쥬-크는 화제를 피하기위해 말했다.
    "요즘, 까마귀가 많이 늘고 있어" 록이 말했다.
    "다른 거리에서 도망쳐왔다는 소문도 있다. 그쪽은 음향무기 실험이 한창이라고.."
    록은 순간 "부우우우~" 하는 기묘한 진동소리를 들었다.
    그직후 전선에 앉아있던 수천마리의 까마귀떼가 일제히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95
    노을속, 검은 덩어리들이 차례로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다.
    순식간에 주위는 까마귀의 시체들이 쌓여갔다.
    살아남은 까마귀들은 일제히 제각기 날아가기 시작했다.
    노을에 물들어있던 하늘은 곧 새까맣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 광경에 넋을 잃었다.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광경에 자신의 눈을 의심했는지
    비명을 지르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까마귀들은 땅에 떨어지기 전부터 죽어있었다.
    그것을 한것이 쥬-크라는것은 록도 짐작하고 있었다.
     
     
     

    96
    "이런데도 인간이라고 할수 있나요?"
    쥬-크는 록의 얼굴을 보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록은 무슨말을 하면 좋을지 몰랐다.
    "갑자기 생각이 났어요. 제가 했던 여러가지 무서운 행동들이.."
    "음향무기...." 록이 반복해서 혼잣말을 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출력의 음향무기따위, 록은 지금까지 들어본적도 없었다.
     
     
     

    97
    두사람은 말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걸었다.
    집에 도착해서 쥬-크는 침실로 틀어박혔다.
    담요를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몸을 돌돌 말았다.
    잠시후 록이 문을 두드렸다.
    쥬-크는 "혼자 있고 싶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록은 말없이 쥬-크의 침대에 걸터 앉았다/
    "슬픈가?" 록이 물었다.
    "보컬로이드는 슬퍼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아요"
    쥬-크는 이불속에서 그렇게 대답했다.
    "하지만 쓸쓸한 노래를 불러요"
    "그런거라면 인간과 다르지 않군. 많은 사람이 그렇게 괴로움과 싸우곤 하지"
    그러면서 록은 담요위로 쥬-크의 등을 쓰다듬었다.
     
     
     
     
    98
    쥬-크는 외로운 노래를 불렀다.
    저녁 노을,이라는 올드 송이었다.
    록은 담요를 걷어내고, 쥬-크를 지그시 끌어안았다.
    "마스터, 이런건 노래가사에 없어요."
    그러면서도 쥬-크는 양손을 록의 등에 돌렸다.
    록은 쥬-크의 목뒤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괜찮아 쥬-크. 나는 쥬-크에게서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쥬-크는 내가 보증하는 인간이야."
    쥬-크에게 그런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마스터가 있는곳에 함께 있으면, 아무렴 어떻겠어..
     
     
     

    99
    몇일후, 록은 예전에 알고지냈던 어떤 남자에게 연락을 했다.
    "음향무기에 관한 사실을 알고 싶다. 과거에 보컬로이드란 것이 있었는지?
    그것과 관련한 모든것을 알고 싶어..."
    한달후, 그 남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록은 근처의 바에서 그 남자와 만났다.
    남자는 조사해온 자료를 록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로큰롤 가수씨, 당신의 직감은 적중한것 같아"
    "보컬로이드와 음향무기에 관한 극비문서를 어렵게 찾았어"
     
     
     

    101
    "3년전 공식적으로 보컬로이드의 최전성기때(물론 공식적으론 아니지만)
    어떤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어. 과거 유행했던 음악을 본떠 "하츠네 미쿠"의 개발프로젝트
    로 불렸다고 해"
    "명분은 보컬로이드의 개발이었지만 실제로는, 인간형 음향무기의 개발이었어..
    음악으로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프로젝트였지.
    그러나 결국 프로젝트는 흐지부지 된것 같아. 거기서 녀석들은 해서는 안될
    인체실험까지 손을 댄 모양이더라구.."
    "아, 거기까지는 사실 알고 있었어.." 록이 말했다.
     
     
     
    102
    "내가 너한테 조사를 의뢰한것은 그 인체실험에 사용된 여자아이야."
    "하츠네의 모습과 꼭 닮게 개조된 여자아이. 그아이의 진짜 이름, 고향,
    하츠네가 되기 전의 모습이 알고 싶어.."
    남자는 크게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거기까지는 나한테는 무리야. 인체실험을 목적으로 처음부터 주소도 이름도 없는
    아이로 구했겠지.. 납치는 너무 위험도가 크니까. 애초에 실험용 인간으로 길러진것
    이라고 생각하는게 타당한것 같아."
    그랬구나... 록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한숨을 쉬었다.
     
     
     

    103
    "그나저나 몸은 좀 어때?" 남자가 물었다.
    "음, 최악이다.." 록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이제는 약물도 육체의 거부반응이 최고조에 달해있어.
    노래 부르는것을 그만두어도 증상은 계속 악화될뿐이야.."
    "그래? 음, 내가 이러쿵 저러쿵 할말은 아니지만, 남은 시간은
    좀 즐기면서 사는게 어때? 과거의 일들은 잊어버리고 살아도 좋을것 같은데.."
    라고 하며 남자는 가게를 나갔다.
     

    104
    집에 돌아오자마자 쥬-크가 달려왔다.
    "어서오세요 마스터~"
    "배고프다 쥬-크 저녁먹자"
    "마스터, 어디 갔었어요?"
    "사람좀 만나러 갔었어"
    "마스터가요? 신기하네요"
    "나도 사람들 만날수도 있지"
    "여자분 인가요..?"
    "아니. 나와 같은 또래의, 박식한 남자야"
    "그런가요" 쥬-크는 안심한듯한 얼굴로 말했다.
     

    105
    "마스터는 결혼 다시 하지 않을 건가요?"
    설겆이를 하면서 쥬-크는 자연스레 물었다.
    "안할거야. 그래서 쥬-크를 고용하고 있지"
    "여자사람을 싫어하나요?"
    "그렇지는 않아. 쥬-크는 좋아하고 있어."
    쥬-크는 하마터면 접시를 깨뜨릴뻔했는데, 가급적 태연한얼굴로
    "아무래도... 그런뜻은 아니지요 마스터"
     

    107
    가슴 부분이 두근두근한 느낌이 든다.
     

    108
    10월의 끝에서.. 약간 쌀쌀한 밤이었다.
    "마스터, 지금까지 좋아했던 사람은 없었나요?"
    " 당연히 있었지.. 첫눈에 반했던 상대가 있어"
    "의외네요... 어떤 사람이었나요?"
    "노래하는것을 좋아하고 몸의 일부가 기계로 되어있는.."
    쥬-크는 치마 끝을 꽉 잡았다.
    그게 나였으면 좋겠다고 쥬-크는 생각했다.
    "뭐, 지금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인데.. 전에 함께 밴드를 구성했던
    사람이야. 나랑 그 아이는 화이트 스트라입스 처럼 기타와 드럼의 두사람으로만 활동했어"
     

    109
    "그 아이도 우리와 같이 몸의 일부가 기계였어. 하지만 그 아이는 기계의 몸이
    익숙해지지 않았었지. 개조 수술을 하고난지 1년만에 거부반응을 일으켜 죽어버렸어.
    아무래도, 노래를 불렀던게 수명을 깎아먹었던것 같아.. 임종직전곡으로 "데이지 벨"
    을 불렀어"
    그말을 듣고 쥬-크는 풀이 죽은 얼굴을 했다.
    "쥬-크는 어때?" 록이 물었다.
    "쥬-크는 누군가와 사랑을 해본적이 있나?"
     

    110
    "보컬로이드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거나 하지 않아요."
    쥬-크는 얼굴을 돌리며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사랑의 노래를 불러요."
    "그건 꽤나 로맨틱하네.."
    록이 그렇게 말하니, 쥬-크는 일어서서 신디사이저를 이용해,
    오래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커피한잔의 향기가..... 사랑이 이뤄질까..."
    그런 가사였다.
     
     
    111
    연주가 끝난 후 록이 물었다.
    "쥬-크 .... 혹시라고 생각하지만..."
    "뭐가요?"
    "너,.. 나를 좋아하거나 그런거야?"
    "....음. 들켜 버린건가요..?"
    쥬-크는 부끄러운듯한 얼굴로 대답했다.
    록은 상당히 혼란해져선 쥬-크를 등지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쥬-크도 부끄러워서 록에게 등을 돌려 앉았다.
    두사람은 등을 맞대고 심각한 자세로 한동안 앉아있었다.
     
    112
    록은 두손을 바닥에 댄체. 턱을 들어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아니, 아무래도 내가 사랑을 받는 다는게 상상되지 않는다고 할까? 믿을수가 없어서.."
    "뭐가 이상해요? 마스터"
    "지금까지 나에게 구혼해온 녀석 모두 나를 맹목적으로 신처럼 추앙만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내 재산만을 목적으로 접근해온 사람들이 전부라서.. 쥬-크같은 보통 아이가 나를
    이성으로서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서 그래.."
    "정말이에요.. 그런것도 몰랐다니 바보 아니에요?"
     

    113
    "그래도 나이차이가 많이 있잖아?
    "저 실제로 보여지는 외모보다 나이가 많다구요"
    "몇살 정도인데?"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지금 30은 넘을거에요"
     

    115
    록이 곤란한 얼굴을 하고있는걸 보고 쥬-크는 무릎사이에 얼굴을 묻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상한 말해서 죄송합니다. 마스터. 아까것은 오작동이에요. 잊어주세요. 덧붙여 지금있었던 기억을
    저도 지우겠습니다. 기억을 지우는 것은 간단하니까요."

    "안되, 그러지 말아" 록이 말했다. 미안하지만 쥬-크 3일만 생각할 시간을 줘"
    "그럴까요." 라고 쥬-크가 말했다 긴 사흘이 될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오래걸리지 않았다.
     
     
    136
    다음날 록은 아침 일찍 일어나 쥬-크를 깨웠다.
    쥬-크는 늦잠을 잔줄 알고 서둘러 잠옷인채로 부엌에 갈려고 했다.
    록은 그것을 말리고, 쥬-크에게 말했다.
    "오늘 아침엔 쥬-크에게 심부름 시킬일이 하나 있어"
    "뭔데요?" 쥬-크는 긴장을 해선지 록의 어조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록은 쥬-크에게 리스트를 건넸다. 거기엔
    "민소매의 회색셔츠, 하츠네의 녹색넥타이와 매니큐어, 스커트, 하이삭스, 넥타이핀(모두 흑색)
    하츠네 그린 염색약"
     
     
    137
    "하츠네의 의상인가요? 쥬-크는 물었다.
    "오늘은 할로윈이야, 모두 가장을 하고 거리에 나가지.. 쥬-크 하츠네의 모습을 하고
    밖을 걸어보지 않을래?"
    "네..... 그거 괜찮을까요?"
    "범죄 행위이기는 하지만 괜찮을꺼야.. 이 거리의 할로윈은 조금 특별하니까
    이녀석도 저녀석도 거의 범죄에 가까운 아슬아슬한 모습을 하곤 하니
    하츠네 한두명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꺼야"
    "마스터는 어떤 복장을 할건가요?"
    "그건 비밀이야. 하지만 쥬-크도 잘아는 놈일거야"
    "쥬-크, 할로위 퍼레이드에 나가본적은 있어?
    "없어요. 정말 기대됩니다... 기대되요!!!"
    "그럼 심부름 다녀와줄래?"
    "네, 마스터~" 쥬-크는 미소지었다.
     
     
    138
    쥬-크는 백화점에 가서 필요한 옷과 소품을 사모았다.
    백화점 옥상에서 거리를 보면 이미 할로윈 가장을 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정말 기대되~"라고 쥬-크는 다시 말했다.
    날씨는 공교롭게도 흐렸지만, 모두 신경쓰지 않고 즐거운듯이 있었다.
    쥬-크는 록을 놀라게 하려고 생각하고 백화점에서 옷을 갈아입고, 하츠네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마스터 놀랄까? 라고 쥬-크는 생각했다.
    거리의 사람들은 쥬-크가 큰길을 걷고 있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원래 하츠네를 기억하는 사람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140
    쥬-크는 락을 좋아했다. 하지만 좋아하는 노래는 록다음으로 좋아했다.
    록이 "쥬-크" 라고 부를때마다 기쁘고 있지도 않은 심장이 울렁 거렸다.
    록의 예쁜 손가락이 연주한 한소절 한음절이 자신을 향한 사랑의 말이라고
    느껴졌다. 물론 자신의 지나친 상상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 착각 나름대로의
    행복함,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쥬-크의 머릿속은 이미 록으로 가득해졌다.
    마스터, 마~스터, 마스터~, 마스터!
     

    141
    "마스터??"
    쥬-크가 쇼핑을 하고 돌아오니 록이 허공을 바라보고 서있었다.
     

    142
    록은 쥬-크의 목소리에 반응했다.
    "마스터는 아직 돌아 오지 않았어"
    그렇게 말하며 혼자 웃었다.
    록의 모습이 평상시와 달랐기에 쥬-크는 불안함을 느끼고,
    록에게로 뛰어갔다.
    아이같은 미소를 지으며 록은 말했다.
    "린도 아직 오지 않고 있어. 마이크를 줘, 지금 당장 마스터의 생일 계획을 세우자"
    "....마스터. 뭐라고 하는거에요...?"
    쥬-크는 록의 어깨를 흔들었다. 순간 록은 그자리에 푹 쓰러졌다.
    그리고 다시는 움직이지 않았다.
     
    143
    쥬-크는 자신에게 말했다.
    마스터는 지금 취한거야. 눈을뜨면 다시 원래대로 "쥬-크"라고 불러줄거야~
    쥬-크는 록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록은 좀처럼 눈을 뜨지 않았다.
    쥬-크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한곡을 부르고 나서 바닥에 앉아서 록의 머리를 들어 자신의 무릎위에 두고
    록이 좋아하는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아무리 노래를 불러도
    마스터는 일어나지 않았다....
     

    144
    "기적은 안 일어나겠지요..?" 쥬-크는 마른 목소리로 말을 했다.
     
    145
    쥬-크는 록의 마지막 말을 머릿속에서 몇번이나 반복하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정감이 갔다...
    나랑 마스터는 옛날에 서로 사랑했었는지도 몰라.
    변장한 모습의 록을 보고 쥬-크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상하게도 그 모습은 록에게 꽤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마치 처음부터 이런 모습이었던 것처럼(역자: 번역하면서 이리저리 찾아보다 보니 카가미네 렌의 모습인듯 합니다.)
    조금이지만 기계화된 부분의 육체. 거기가 뭔가를 기억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146
    쥬-크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침대에 누웠다.
     
     
    147
    며칠이 지났다.
    집을 떠나면서 쥬-크는 록을 향해 말했다.
    "보컬로이드는 눈물을 흘리지 않아요..."
    그리고 록에게서 등을 돌리며 다시는 그를 보지 않았다.
    신디사이저만 가진채 쥬-크는 집을 나섰다.
    추억이 너무많아 넘쳐흐르고 터질락말락 한 집.
    "그 대신, 슬픈 노래를 불러요.."
    쥬-크가 향한곳은 큰 거리였다.
    받침대를 세우고 신디사이저를 받혔다.
    길가에 앉아있던 집 없는 노인은 그런 쥬-크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148
    인간의 귀가 가까스로 견딜만한 수준의 불쾌한 소음을 쥬-크는 4시간 가까이
    계속 소리를 내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쫒았다.
    쥬-크는 볼륨을 최대로 높였다.
    쥬-크의 가까이 있던것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곁에 있던 빌딩에서 차례대로 창문이 박살나고 유리가 뿌려진다.
    나무들이 쓰러지고 아스팔트가 들썩인다, 자동차가 솟아오르고,
    가로등이 부러져서 불빛이 사라지고 돌이 날아가고 흙먼지가 흩날린다.
    곳곳에 불이 붙고, 불은 삽시간에 번진다.
    쥬-크의 머리 코팅이 서서히 벗겨지는가 싶더니,
    이내 에메랄드 그린의 머리가 드러난다.
    쥬-크는 노래하면서 천천히 회전을 했다.
    1바퀴 돌때마다 거리는 평평해져 갔다.
     

    149
    근처의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귀를 막았다.
    하지만 더 멀리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노래라는것이 명백히 느껴졌다.
    "이건 제가 모르는 노래에요.." 어떤 소녀가 말하자, 그 할아버지는
    "그렇겠네" 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 이건 매우 오래된 노래지. 정말 오랜만에 듣는다"
    "흠. 할아버지 세대의 노래였어. 하지만 나 이 케케묵은 노래가 싫지는 않네요!"
    "무슨내용의 노래일까?"
    "이 노래는, 상대방이 없어지면 러브송도 슬플뿐이다, 라고 부르는구나"
     

    150
    쥬-크는 계속해서 노래를 계속불렀다.
    언젠가 록의 앞에서 처음 불렀던 곡을 부르기 시작한 때,
    문득 왼팔에 강한 충격이 느껴졌다.
    팔을 내려다보니 반이 부서져 나가 사용할수 없게된 팔을 보고
    그것이 대 음향무기용 탄환이라고 알아차렸을때는 이미 쥬-크의 오른발을
    같은 것이 관통하고 있었다.
    쥬-크는 그자리에 픽하고 쓰러졌다.
    오른팔로 자세를 고쳐 일어서려고 하자 총알이 날아와 오른쪽 어깨를 관통하여
    자세를 무너뜨렸다. 마지막으로 목으로 총알이 파고드는걸 느꼈다.
    2발,3발,4발
    그것으로 끝이었다.
     
    쥬-크를 쏜 남자와 그 부하인듯한 남자가 걸어와
    아까까지 쥬-크였던... 이제는 기계덩어리에 불과한 것의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
    흐리던 하늘이 개어 주변을 밝혔다.
    잔잔한 바람이 불어 쥬-크의 초록색 머리를 흔들며 지나갔다.
    남자는 부하에게 말했다. " 이게 뭔지 알겠는가?"
    부하는 고개를 흔들었다 "자세한것은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과거, 사이버 가수라고 불렸던 녀석이지.
    한 시기땐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잊혀진 존재이다."
    그리고 남자는 쥬-크를 살며시 안아올렸다.
    "방금 확인했는데 이 아이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위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버린것 같다.
    이사건은 앞으로 영원히 간직되겠지..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에 있던 어떤 가수보다 많은 관객을 앞에두고 부른것이 되는군...
    이런노래를 아마 로큰롤이라고 불렀다고 하지?
    저는 그냥 비명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부하는 대답했다.
     
     
    152
    끝.!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모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번역 : Dementist
     
    Dementist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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