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여름인지 한번 패기롭게 비슷한 글을 썼었는데, 베스트 갔다가 제 글에 의문점을 제기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반대'는 둘째치고 인신공격까지 들어왔던터라 '내가 잘못알았나?' 하고 글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 오유하면서 글 지운적 거의 없는데..ㅠㅠ
지금 유저 한분께서 구입하자마자 청바지를 세탁소에 맡기시고 색이 빠지는 불상사가 발생하여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패게에 글을 써봅니다. 요즘 오유에서 맨날 싸움질만 했는데 그것 보다는 이런 나름 생산성있는 글이 훨씬 낫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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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는 청바지 세탁을 잘 안합니다.
왠만한 토사물이나 눈에 띄는 김치국물, 오염물에 엉덩방아를 찧지 않은 이상 안합니다.
여름철에 많이 입었거나, 여러 바지들 사이에 있어서 냄새가 난다면
페브리즈 칙칙 뿌려서 방안에 걸어두고 그냥 놔둡니다.
어떤 청바지든 마찬가지. 디스퀘어드2,돌체,디젤,누디,게스부터 리바이스, H&M까지 모두 똑같이 관리합니다.
관리가 아니라 그냥 두고 입는 거에요. 건드리지 않고 평소에 그냥 깨끗하게 입습니다.
아무런 문제 없구요, 그 청바지들은 제 곁으로 왔다가 세월이 지나면서 가랑이가 터지거나 허리춤이 낡아가면서 제 곁을 떠나갑니다.
프리미엄진 파는 다음, 네이버 카페나 *웨이, 업자들중에 '처음 산 옷은 드라이클리닝 해야 오랜기간 동안 이쁘게 입으실 수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매장 직원도 이런 말 할 때 있습니다.
아닙니다. 청바지, 즉 데님소재는 드라이클리닝을 할 이유도 없고 세탁소에 맡길 이유도 없습니다.
청바지는 세탁 안하는게 이상적이고, 애인이나 친구가 내 무릎 위에 알코올 섞인 피자를 만드는 바람에 세탁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면
1. 지퍼면 지퍼를 잠그고, 버튼플라이면 버튼을 모두 닫습니다.
2. 바지를 뒤집습니다.
3. 화씨로 65도, 섭씨로 30도가 넘지 않는 시원, 미지근한 물에 울샴푸, 중성세제를 이용해 살살 흔들어주듯 손세탁을 해주세요.
4. 탈수기는 피하고, 가볍게 물기를 다 털어준 후에 그늘진 곳에 세우지말고 눕혀서 건조해주세요.
청바지는 특성상 물도 잘 빠지고 수축도 잘 됩니다. 물에 젖어 무거운 상태로 널어뒀다가 변형도 됩니다. 뜨거운 열을 만나면 소재에 균열이 생깁니다.
입을 때는 편안하게 막 입을 수 있지만, 사실 매우 연약하고 예민한 아이들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세탁할 때 너무 거칠게 하면 안되고 살살 하셔야
합니다. 별로 아끼는 청바지도 아닌데 뭐~ 하신다면 지퍼와 버튼은 잠그고 뒤집은 다음에 세탁기에 돌려주세요.
Q. 아니 ㅋㅋ 업자들도 프리미엄진은 드라이클리닝 하라고 하는데 ㅋㅋ 님이 업자보다 더 잘아시나요? 이 글도 믿을 건 못 되는 듯.
(실제로 봤던 댓글)
그 당시에는 그냥 아무 말씀도 안드렸는데 지금 답변하자면
저는 한 사람의 소비자이고 제가 입는 청바지를 만든 곳에서 하는 얘기를 잘 듣는 것 뿐입니다.
업자들은 무슨 본사에서 파견되서 팝니까? 물건 떼다가 그냥 파는거지.
일단 이 짤을 보시죠.
디젤 크룰리 모델입니다. 얼마전에 패게에도 올렸던 바지에요.
빨간 밑줄에 'Delicate Wash in Cold Water' 라는 말이 보입니다.
Delicate라는 말은 연약한, 섬세한 뭐 이런 뜻입니다. 찬 물에서 살살 씻어주란 얘기지요.
중딩시절 우리집에 있는 빈폴, 폴로 남방이 정품인가 짝퉁인가 확인할때만 봤던 그 세탁탭이
사실은 그냥 지나치면 안되는 것이 었습니다 ㅇㅇㅋ
Q. 그래도 드라이클리닝 하지 말란 말은 없는데요?
하지 말라면 하지 마세요 그냥 깨끗하게 입으세요...
소장중인 디젤 모델들 다 동일한 탭 확인했습니다.
디스퀘어드2도 마찬가지 물로 WASH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게스 청바지입니다. 세탁기에 찬물로 하라는군요. 친절하게도 한글이 적혀있네요.
트루릴리전 - 찬물워싱, 필요하다면 드라이클리닝
리바이스 - 찬물워싱, 필요하다면 드라이클리닝
세븐진 - 찬물워싱
제가 가지고 있는 청바지중 단 한개만 '드라이클리닝을 해라' 라고 써있는데요
그 모델은 누디진 드라이 블랙 코티드, 즉 드블코 입니다. 코팅진이죠.
이건 납득이 가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물세탁하든 드라이클리닝하든, 입을수록 번쩍번쩍 빛나는 코팅이 다 죽게됩니다. 그래서 다시 죽어라고 입어줘야 광택이 살아납니다.
데님의 기본은 물로 세탁 하는 것이고, 드라이클리닝은 사치도 아니고 뭣도 아니고 그냥 돈 낭비.
드라이클리닝을 한다고 옷의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드라이클리닝도 세탁입니다.
드라이클리닝은 고급, 하이레벨의 세탁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물을 사용하는가 유기용제를 사용하는가의 차이입니다.
드라이클리닝은 유기용제를 사용합니다.
물보다 유기용제가 비싸겠죠? 그래서 드라이클리닝이 더 비쌉니다.
드라이클리닝은 기름성분의 오염, 즉 유용성 오염을 제거하고 대부분 일상오염인 수용성 오염은 제거가 안 됩니다.
그래서 세탁소에서는 드라이클리닝 전에 물+중성세제로 얼룩이 좀 심한 부분은 오염을 제거하고 드라이 한다 합니다.
드라이클리닝 필요 없고 그냥 수용성 오염만 있는데 드라이해달라고 하면
물+중성세제로 얼룩 닦아주고 하나마나한 드라이 하고 돈 더 받는단 얘기.
왜냐면 손님이 드라이 해달라고 하니까.
드라이 해달라고 했는데 얼룩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세탁 하나 마나이고,
그럼 분명 손님은 화낼 것이고, 바쁜 세탁소 주인이 언제 손님 붙잡고 설명하고 있나요. 그러니까 다 해주는 겁니다.
솔직히 말하면 세탁소 주인은 잘못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탁소 드라이클리닝에 쓰이는 기름을 깨끗하게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합니다.
많은 비용때문에 깨끗이 유지를 못한다면 당연히 오염된 기름을 사용할 수 밖에 없고
이는 몇 몇 옷에서 부작용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여름철에 입은 흰 옷에 생기는 누런 땀 자국들. 드라이클리닝으로도 안 없어집니다.
물세탁도 제거 안됨.
어머니들은 '삶아야 된다' 라고들 하시지만 삶아도 마찬가지.
이건 간단히 얘기해서 그 부분의 섬유가 썩었다고 생각 하시면 됩니다. 복원가공을 하면 복구가 가능하다고 하는군요.
이거 해결법 아시는 분 있으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청바지 드라이클리닝,
돈이 매우 많으시다면 추천하구요
그게 아니라면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Q. 그럼 도대체 무슨 옷에 드라이 클리닝을 해야 하나요?
일단 세탁탭에 나와있는 기호들을 익히도록 하고, 세탁탭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이 링크를 타고 가시면, 해외에서 잘 사용되는 세탁기호들이 나옵니다. 한국과도 많이 비슷하구요
정 안되면 그냥 검색
이렇게 잘 나옵니다. 세탁기호 라고 검색하셔도 똑같은게 나오구요 하나하나 누르셔서 보면 됩니다.
이건 드라이클리닝 하지 말라는 마크입니다. 원이 드라이클린을 뜻하고, X표시는 '하지말라' 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까 디젤 바지의 탭을 다시 볼까요
네 오른쪽에 동그라미에 X자가 쳐져있습니다.
물로 세탁하고, 표백제를 사용하지 말고 기계 건조하지말고 다림질 하지 말고 드라이클리닝 하지 말고 그늘에다 건조하라고 합니다.
다른 것도 천천히 보겠습니다.
지이크 겨울 코트입니다. 다크네이비 코트라서 그런가 다른 제품과 다르게 드라이클리닝 해주라고 하네요.
맨 왼쪽에 물컵 모양에 X자가 되어있죠? 물 세탁 안 됨 이란 뜻입니다. 염소,산소 표백이 안되고 80~120도 사이 다림질, 유기용제를
사용하는 드라이클리닝을 하라고 되어있으며 기계 건조 하지 말랍니다.
코트 재질은 모 89%, 나일론 11%입니다. 면이 없습니다.
SPAO(스파오) 코트 입니다. 옛날에 산건데 아마 브랜드 런칭된지 얼마 안되었을때 같은데....잘 기억은 안나네요.
저렴하게 구입해서 잘 입고 다녔습니다.
겉감은 모 100%인데 충전재까지 폴리에스터라고 하는군요. 저 토끼털은 목 주변 감싸주던 탈부착 가능한 털이었습니다. 토끼였군요...
토끼성애자인데.... 헐... 미안해 토끼야....
물세탁, 염소 표백 금지, 온도는 잘 안보이고, 유기용제 드라이, 직사광선 피해서 옷걸이에 건조 가능, 기계 건조 불가.
밑에 써있지요, 반드시 드라이 클리닝 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유**므 에서 구입한 구즈다운 패딩입니다. 핏감 좋았고 색감도 이쁜데다 디자인이 얌전해서 직장에 갈때도 잘 입었습니다.
손세탁, 섭씨30도에 중성세재로, 염소 표백불가, 물결무늬는 천 덮고 다림질 하라는 것이고 2는 두번머겅 이거인지 중간온도란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늘에 뉘워서 건조.
드라이클리닝은 석유계 쓰라고 나와 있지요. 패딩 팔부분에 왠 분홍색 이상한게 묻어있었는데 실제로 드라이 클리닝 맡겨도
안 없어지더군요. 미국에 가져와서 어머니가 없애주셨습니다.
크리스 크리스티 가죽 라이더자켓 입니다. 폴리우레탄 100%, 네 천연가죽 아닙니다.
백화점에서 저렴하게 구입했고 지금도 잘 입고 다니는 옷 중 하나입니다.
손세탁 섭씨 30도 중성세제, 세탁기 불가, 다림질 불가, 드라이클리닝 불가 입니다.
경험담: 가죽 자켓에 달려있는 똑딱이 쇠단추 이거 망가지면 세탁소에서도 못고친다고 하네요. 만든 곳 아니면
못 고친다고 세탁소 아저씨가 말씀하셨습니다. 새 제품으로 교환받았습니다.
매우 유명한 버버리 기본 노바체크 셔츠입니다. 면 재질인데 매끈매끈하고 살짝 반짝거리는 면이고
노티나지만 품질은 확실히 괜찮더군요. 지금은 안 입습니다.
따듯한 물에 기계 세탁
낮은 온도로 기계 건조
표백 불가
Cold Iron이라니...가장 낮은 온도로 하라는 이야기 같습니다.
필요하다면 가볍게 풀을 먹여도 된다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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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클리닝을 반드시 하라고 권하는 옷의 종류는 매우 적습니다.
양복이나 코트, 윤기 좌르르 흐르는 드레스 이런 기모제질이나 모직이 아닌 이상
드라이 할 일이 많이 없지요.
셔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물세탁 다 됩니다.
세탁소에서 손님의 옷을 행거에 널어놔서 자연건조 해주는건 진짜 언제적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당연히 기계 건조기로 대량 건조 시킵니다.
면은 열에 약합니다. 특히 청바지가 묻지도 않은 기름때를 벗기기 위해 물과 유기용제로 범벅이 된 후,
다른 옷들과 함께 건조기에서 돌면서 건조되어 나오고 주인 품으로 돌아올텐데
이는 절대 이쁘고 오래 입을수 있게 도와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미미하겠죠. 하지만 드라이클리닝이 좋은 건 줄 알고 계속 하면 정말 안좋아질 겁니다.
비싼 돈 주고 구입한 청바지를 더 오래 입겠다는 욕심에 돈을 내고 망친다면 참 어리석은 일이겠지요...?
저도 매우 얕은 지식으로 글을 적어보았습니다만
세탁탭에 있는 내용이 거짓말이 적혀있을 거란 생각은 안듭니다. 저희 어머니도 새로 산 옷이면 한번은 슥 보시는 편이구요.
외국옷과 한국옷, 써있는 내용이 매우 비슷하니 몇 개 보시다보면 다 이게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감이 옵니다.
옷관리를 잘해서 세탁으로 낭패보는 일이 없을, 패게 유저분들의 미래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