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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0548
    작성자 : 장미54671;
    추천 : 36
    조회수 : 1219
    IP : 221.142.***.120
    댓글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9/20 01:08:47
    원글작성시간 : 2004/09/16 19:51:25
    http://todayhumor.com/?humorbest_60548 모바일
    "돈 번만큼 세금내야지..고인 뜻 따랐을 뿐.."

     
     
     
     
      이기형 기자  |  09/16 15:51  |  조회 3149  
     
     
     
     
    "고인의 뜻에 따라 상속 절차를 진행했을 뿐입니다. 기업과 기업인의 기본적인 책무는 우선 수익을 많이 창출하는 것이고, 회사를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셨어요. 돈을 많이 벌어 번 돈 만큼 세금을 내자는 게 그 분의 경영원칙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유가족들이 고인의 뜻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상속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설 회장은 생전에 세인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기업인이 아니었다. 그것을 좋아하지도 않았다. 좋은 일을 해도 밖으로 알리는 법이 없었다. 조용하게 자기가 가야할 길을 묵묵하게 걸어가는 기업인이었다는게 재계의 평가다. 

    대한전선 한 임원은 "살아 생전에 대외적으로 화려하게 나서지 않았다"며 "하지만 마지막까지 조용히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설 회장은 돈을 버는 것을 좋아했고, 또 모으는 것을 좋아했다"며 "대주주로서 자금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돈은 죽어서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니니 언젠가는 유용하게 쓰여질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하곤했다"고 전했다. 

    대한산업그룹의 창업주인 고 설경동 전 회장의 3남으로 '부잣집 아들'이었지만 종이 한 장 헛되게 쓰지 않는 검소한 기업인이었다. 대한전선 직원들은 메모용지로 항상 이면지를 사용했던 회장을 기억한다. 한번은 비서가 거래하던 국책은행의 전표를 메모지로 준비해놓은 적이 있었다. 설 회장은 이 전표를 보고 '나라의 재산인데 헛되게 쓸 수 없다'며 이면지로 교체하라고 호되게 꾸짖었다고 한다. 

    골프장 등 고급 화장실 세면대에 비치된 고급티슈로 손을 닦은 다음 그 티슈를 접어서는 뒷주머니에 보관했다가 다시 쓸 정도였다. 그의 집무실 화장실엔 그 '재활용 티슈'가 몇장씩 쌓여있었다. 그의 몸에 밴 근검절약 정신은 항상 직원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최근 드라마에서 나오는 황태자와 같은 재벌 2세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설 회장은 대부분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했고 가끔식 그가 좋아하는 자장면을 찾아 중국집을 찾는 게 고작이었다. 

    설 회장의 그런 모습은 그의 2세에게도 그대로 옮겨졌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면서 자식교육에 철저했다. 장남 윤석씨와 윤성씨는 해외에 나갈때 비즈니스클래스 등 고급좌석을 타지 못했다.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고위층의 병역비리를 보고도 설회장은 탄식했다. 어떤 방법을 동원하면 군복무를 면제시킬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자식들을 망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씨는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고 미국 유학중인 윤성씨도 군복무를 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중견기업인인 설 회장의 유가족이 역대 사상최대 상속세를 내게 된 것은 유가족들이 세테크 방법을 잘 몰라서였겠느냐”고 반문하며 “고인이 평소 실천해온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가 유족들에게 그대로 이어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설 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64년 대한전선에 입사, 40년간 대한전선과 함께했다. 한번도 눈을 돌리지 않고 전선, 스테인레스스틸, 알루미늄 등 국가 기간산업에만 전념해왔다. 그는 전선사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과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회사 안으로는 내실있는 경영으로 창립이후 50년간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는 '50년 무적자 신화'를 일궈냈다. 

    설 회장은 활발한 경영활동으로 대한전선그룹을 삼양금속, 대한벌크터미널, 옵토매직 등 계열사 7개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키워냈다. 설 회장은 외환위기를 맞아 알루미늄 사업부문의 경영권을 캐나다 알칸사에 넘기는등 구조조정 작업도 진행했다. 최근들어 무주리조트를 인수, 경영정상화를 이뤄냈고, 남아공과 몽골 등에 투자법인을 설립하는등 신규사업도 활발히 추진해왔다. 국내 1위 소주업체인 진로 인수에도 뛰어드는등 사업다각화를 모색해왔다. 

    한편 설 회장은 지난 3월 18일 새벽 0시 3분 뇌출혈로 별세했다. 향년 62세. 유가족으로는 미망인 양귀애 대한전선 고문(57)과 아들 윤석(23) 윤성(20)씨가 있다. 양 고문은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의 여동생이다. 윤석씨는 현재 Y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며 윤성씨는 미국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다. 
    <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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