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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tarcraft2_60483
    작성자 : 아하실
    추천 : 4
    조회수 : 1469
    IP : 112.165.***.197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7/12/24 20:39:18
    http://todayhumor.com/?starcraft2_60483 모바일
    아르타니스와 셀렌디스의 이야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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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타니스가 차후 댈람 프로토스의

    미래계획에 골몰하던 아이어의 어느 황혼녘,

    그의 집무실 문을 사이오닉 울림을 통해

    두드리는 이가 있었다. 익숙한 사이오닉 에너지.

    이에 아르타니스는 문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들어오게,  셀렌디스.'

    '예.  신관이시여.'

    아르타니스의 허락에 의해 그의 집무실 문이 열리고

    그곳으로부터 셀렌디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인가, 부관.'

    '. . . 혹시,  신관이시여.  오늘 집무 이후에 시간이  

      있으신지?'

    평소 업무에만 집착하던 그녀가 갑작스레 시간이

    있는지를 묻는지라 아르타니스는 호기심이 동했다.

    하여,  아르타니스는 자신 앞에 산재한 여러 현안이

    적힌 사이오닉 수정체들을 한쪽으로 제쳐두고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아마,  한 시간쯤 시간이 날 듯한데 무슨일이지?'

    '그것이. . .'

    갑자기 고개를 떨구는 셀렌디스의 모습에 그녀가

    평소와 다른듯한 분위기라는 것을 짐작한 아르타니스는

    그녀에게 다가서려다 그녀에게서 풍기는 미약한

    향을 맡았다.

    '아니!  부관!  그대가 진정 무슨짓을 저지른지. . .'

    아르타니스가 셀렌디스에게서 맡은 향기는 미약하긴

    했으나 분명 탈다림들이 즐겨 복용하는 테라진의

    향기였다.  물론 테라진에 찌든 탈다림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미약한 향기이기는 했지만 그것은 분명,

    테라진의 향이었던 것이다.

    '설마 이것을 복용한 것은. . .'

    '아,  아닙니다.  신관이시여.  절대 복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그대로부터 테라진의 향이 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대답해보시오!'

    이와같은 아르타니스의 추상같은 호통에 떨던 셀렌디스는

    이내 품속에서 아주 조그마한 크리스털 브로치를 꺼냈다.

    중심부에서 붉은 수증기가 도는듯한 그 브로치에서,

    미약한 테라진의 향기가 살금살금 피어나고 있었다.

    '이,  이것때문에. . .그런것 같습니다.  신관이시여.'

    '대체 그런것을 가지고 있는이유가 무엇. . .'

    순간,  아르타니스는 눈앞에 선 셀렌디스의 사이오닉

    파동이 복잡하게 흔들리는것을 보았다.  칼라의 오염

    때문에 신경삭을 잘라낸 프로토스라도 은연중에 발하는

    사이오닉의 파장을 읽어 상대의 감정 따위를 감지하는

    수준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능력을 통해 그가

    읽어낸 셀렌디스의 감정은 슬픔,  부끄러움,  원망,   

    애증등이 섞인 그야말로 혼잡한 무언가였다.

    이에 아르타니스는 셀렌디스를 크게 다그치려는 것을

    멈추고 조심스레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것을 건네준것이 누구인지 대답하시오.'

    '. . . 레이너 특공대의. . .'

    모든것을 털어놓은 셀렌디스의 말은 이러했다.

    전쟁이 끝난직후의 마무리를 해오던 레이너 특공대가

    벨시르에서 이곤 스텟먼이라는 기술자를 데려오다

    잠시 보급을 위해 아이어에 들렸다고 한다.  헌데

    테라진에 반쯤 취해 제정신이 아니던 그 스텟먼이라는

    기술자가 자신에게 이것을 건네주었다는  것이었다.

    셀렌디스로부터 이 말을 들은 아르타니스는 답답했다.

    '대체 그 정신나간 기술자로부터 이걸 받은 이유가. . .'

    '이걸. . .소지하고 있으면. . .미약하지만 상대에게. . .'

    이제 셀렌디스의 고개는 완전히 땅바닥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속내를 짐작한 아르타니스의 시선역시

    그녀를 향하고 있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아르타니스는 힘겹게 말을 뗄 수 있었다

    '. . .이 일은 내가 함구할테니 부관은 나가보게.'

    '알겠습니다. . . 신관이시여. . .'

    고개를 푹 떨군 채 나가는 셀렌디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아르타니스는 그녀에게서 뺏어든 테라진 브로치를

    내려보다 그것을 꾹 쥐고 보라준과의 대화를 회상했다.














    '아니,  그것이 무슨 말입니까.'

    '본디 신경삭이라는것은 모든 감정과 감각의 집합체.'

    '신경삭이 잘린 다른 프로토스들은 감정,  감각,  욕구들이

    이전보다는 못하다고는하나 그래도 남아있지 않습니까.'

    '이보게 젊은 신관.'

    아르타니스를 녹색 안광을 빛내며 바라보던 보라준은

    이윽고 한마디를 했다.

    '그대의 신경삭을 잘라낸것은 현존하는 네라짐 중

    가장 완벽하게 공허의 힘을 다루는 자였네. 제라툴이 손수


    그대의 신경삭을 잘라냈다는 말일세.'


    '. . . . . . '

    '공허의 힘은 물질을 이공간으로 전송하는 힘을 가지고 있지.


    그대의 잘린 신경삭 속의 관념과 욕구,감정까지도 모두 사라졌단 것이야.

    신경삭을 대번에 잘라냈는데 그것들이 온전하다면 말이 되겠는가?

    . . . 안타깝게도 그대 젊은 신관은 남성 프로토스로서

    제구실을 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상실한듯 보이네.'

    셀렌디스에게 미래의 댈람을 책임질 자신의 배우자가

    되어달라 부탁하려던 아르타니스가 신경삭이 잘린

    시점에서 찾아온 무언의 불감증과 부전증으로  


    인해 보라준에게 자문을 구했던 그날의 기억.   


    그때 보라준은 고개를 저으며 아르타니스 자신에게

    배우자를 맞이하긴 힘들것이라는 절망적인

    이야기만을 늘어놓았었다.   












    아르타니스는 이같은 현실속에서 자신을 연모하다

    용기를 쥐어짜냈던 셀렌디스에게 모질게 대한

    방금의 자신을 자책했지만 별 수 없는 노릇이었다.

    반 불구의 몸으로는 그녀를 사랑할수도,   

    안아줄수도 없는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자신보다는

    사지멀쩡한 다른 프로토스와 연을 맺는것이

    그녀에게 좋은 선택이라며 아르타니스는 자위했지만

    비통한 현실에 가슴이 미어지는것은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빌어먹을 제라툴의 사체를 찾아내어  


    신형 용기병을 만들어아 하나,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던 아르타니스의 머릿속에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 . 신관이시여. . . '

    고개를 든 아르타니스 앞에는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의

    카락스가 서 있었다.   

    '저,  그,  크흠.  신관께서 사이오닉 파장을 워낙 강렬히

    전개하시다보니 그. . . 신관님의 기억의 편린을 제가 그. . .  

    조금 읽게 됐습니다만. . . '

    그런데 순간,  카락스의 눈이 공학자의 자부심으로 빛났다.

    '저기,  신관께서 허락만 하신다면야 제가 도움이 되어

    드릴수도. . . '

    '. . . . . .?'

    갑작스러운 카락스의 방문과 그에 발언에 곤혹스러워하던

    아르타니스는 이내 이어지는 카락스의 말에 눈을

    빛내더니 그를 집무실 책상 반대편에 앉히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그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 후,
















    아르타니스는 자신의 호출에 집무실로 온 셀렌디스를

    빤히 바라봤다.  그 눈빛에 고개를 푹 숙인 그녀가

    아르타니스에게 말을 꺼내려는 찰나,

    아르타니스는 격정적으로 그녀를 감싸안았다.




































    그리고 그런 아르타니스의 신관복밑으로

    일전에 카락스가 시술해둔,

    그간 외로움에 시달렸던 셀렌디스의 몸에 격렬히 포격을 가할

    황금빛 아둔의 창이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반투명하게 빛나는 아르타니스의 집무실 너머로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뒷짐을 진 카락스가  

    흐뭇한 표정을 한 채,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었다.




    15c679b23c93c4c61.jpg


    출처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33700285
    아하실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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