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고어 아니면 장르는 잘 안 가리는 편이구요~
음... 영화 마니아 수준은 아니지만 영화고 소설이고 뭐고 간에 줄거리가 식상한 건 싫어합니당
다음은 제가 우연히 봤다가 두고두고 생각나게 만들었던... 그런 영화들이에요!
1. Screamers, 1995
간략 줄거리: 지구의 에너지 고갈을 해결하러 간 대원들, 근데 사실상 지구에서 버림받음.
행성에 심어진 스크리머스(인간 살상무기)를 피해 다시 지구로 복귀하려는 내용
몇년 전엔가 엄마 보고있길래 멍하니 따라서 봤던 영화에요
앞서 고어 싫다고 했는데 이거 수위가 많이 높아요 영화 자체도 19금이고ㅋㅋ
근데 문제는 1995년도에 만들어진데다 애초에 만들어지길 B급 영화라
사람 팔 날아가고 다리 날아가고 하는데 전혀 잔인하게 안 느껴집니다ㅋㅋㅋㅋㅋ
잘린 팔이 너무 장난감 같아서 '이게 뭐야?'이러고 앉아서 보기 시작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자체의 조잡함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줄거리가 정말
흡입력 있고 재미있어요 사람들끼리 서로 의심하면서 내가 다 긴장타고...
내용도 계속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데 근데 그건 마지막 반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전 진짜 충격받아서ㅋ...몇년이 지났는데도 영화 이름도 잊히질 않고....
친구들이랑 영화얘기 하다가 재밌는 얘기 해줄까, 하고
줄거리 얘기해주면 백이면 백 집중해서 들을 정도로 줄거리 재밌어용(결말 듣고 욕함)
알고보니 필립K딕 이라는 유명한 SF소설 작가 소설을 기반으로 만든거더라고요
B급 영화치고 수작이라는 평가를 듣는 영화니 SF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보세요^^
2. 미드나잇 인 파리, 2011
간략 줄거리: 잘나가는 소설가인 주인공은 언제나 100년 전 파리에 대한 로망이 깊다
근데 실제 그 시대로 가게됨..
이거 오유에서 추천하는 거 많이 봤는데 저도 정말 감명깊게 봐서
꼭 추천글 쓰고 싶었어요, 판타지+일상이 뒤섞인 소재를 특히 좋아하는지라..
근데 제 주변엔 이거 아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구요ㅠ
완벽히 취향 저격이었던 이 영화.
소재도 독특하고 영상미도 예쁘고
영화 자체 내의 연출도 정말 좋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특별할 것 없는 판타지인데도
중간중간 계속 마음이 울리는 듯한 느낌이었어용
그리고 결말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낼 수 있었던 가장 센스있던 결말이 아닌가...싶어요ㅋㅋ
가벼운 마음으로 접하기 좋은 작품임과 동시에 생각할 바를 많이 남겨놓는 작품인 거 같습니다
3. 남자사용설명서
간략 줄거리: 아무 매력도 없던 여주인공은 우연히 남자사용설명서를 손에 얻게 되고
반신반의하며 따라하게됨
유일한 한국 영화네요
제목이 너무 궁금해서 보게 됐는데 그저 그럴 거란 로코물이란 기대와는 다르게
생각보다 완성도를 보여서 재밌게 봤슴다
원래 로맨스물을 좋아하지만 한국 로맨스는 그다지 재밌게 본 것들이
거의 없어서...
일단 영화에서 나오는 '남자사용설명서' 특유의 그 복고풍 나는..
일러스트가 정말 맘에 들었구요 영화 분위기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유머러스한 부분도 정말 좋았고, 비교적 뻔한 교훈에 뻔한 결말이지만
결론적으로 키치적인 영화의 디테일과 알맞게 버무려진 줄거리가 취향저격이었던 거 같네요.
저평가 받는 게 아쉬워서 추천해봐요
4. 엑스 마키나
간략 줄거리: 유능한 프로그래머인 주인공은 인공지능 개발자인 네이든의 집에 초대받아
그가 만든 인공지능을 테스트하게 됨.
이거 부모님이랑 봤는데....
다소 선정적인 분위기가 감돌 때 조금 낯뜨겁긴 하였으나
다들 몰입해서 봄ㅋㅋㅋㅋ
일단 최근에 나온 영화라 그런지 영상미가 무척 뛰어난 작품인데요
영화 내에 간간이 보이는 자연과 개발자 네이든의 집이 너무 대조적인 모습을 띄어
이런 사소한 것까지 연출을 잘 살렸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자체는 무척 소소해요
있는 배우라고는 주인공, 개발자, 인공지능, 또 다른 여인밖에 없음
그들의 행동과 대화만으로 스토리가 흘러갑니다.
개인적으로는 인공지능 이런 소재를 무척 좋아해서 인물들의 대화만으로도 뭔가
제 지적허영심(?)이 채워지는 느낌이었어요
인물들 말하는 게 재밌습니다.
음, 그런데 만약 인공지능 같은 것에 관심도 없고 변화도 액션도 없는 영화는 지루하다,
는 취향이시면 별로 추천하고 싶진 않아요
사실 제 생각에도 불필요하게 루즈할 때가 있긴 한 거 같음. 결말도 딱히 반전은 아니고.
하지만 영화를 보며 인공지능에 대한 혹은
사람에 대한 제 철학이 한 번 정리가 되는 시간을 가져서 좋았어요
결론은 심심할 때 혼자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5. 킹스 스피치, 2010
간략 줄거리: 콜린 퍼스가 말더듬이 왕자로 등장, 그런 자신의 컴플렉스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
이건 개봉 전에 영화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보고 특유의 분위기가 좋아서
찾아보게 되었어요. 예고편도 소소했는데 본 내용 자체도 무척 소소하게 흘러가더라구요
비록 줄거리 그 이상 그 이하의 내용도 아니지만 전 매우 감명깊게 봤습니다.
대본을 잘쓴건지 배우들이 연기를 잘한 건지..
살아생전 왕자라도 저런 말을 했었을 것만 같았고
현실의 버거운 무게를 감당했었을 거 같은...
대사 하나 하나가 위트 있고 재밌었구요
코믹하면서도 찡한 요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콜린 퍼스는 말더듬이 왕자를 연기할 때조차 멋있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영화를 정리하자면
뻔한 얘길 줄 알았고 실제로 뻔한 얘긴데 뻔하지 않게 봤던 영화.
였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보시길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