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구가 옷가게 알바하는 데 웬 총각이 칭구 번호를 땀.

잘생겼음ㅋㅋ

나는 내 눈앞에서 그런 꼴을 목격한 적이 처음이었고

칭구는 종종 그런 일이 있었음

둘이 한번 만나더니 찰떡같이 붙어다니기 시작함

그 와중에 심심하다고 날 불러냄

어쩌다 보니 셋이서 맨날 뭉쳐 다니기 시작했음.

ㅋ그렇습니다..전 눈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런 닝겐이었뜸T^T

그 총각도 알고 보니 동갑이라 나랑도 그냥 친구하기로 함

걔(총각.이하 통칭)는 디게 다정다감한 성격이었고 칭구는 (자기가 좋아하게 되면) 집착하는 스타일이었고

나는 실없는 스타일이었음.

그래서 내가 헛소리를 시작하면 걔가 맞장구를 치고

그럼 끝도 없이 헛소리를 주고 받아서 칭구의 배꼽을 빼는 그런 일들이 일상 다반사였음.

걔는 성격이 다정다감해서 무슨 날이면 나도 잘 챙겨줬음

크리스마스때도 앙증맞은 선물이랑 이쁘게 장식한 카드를 줬음.

잘 지내자~우리  뭐.. 이런 내용에

사랑하는 **이가 이런 식으로 끝나는 거였음.

하지만 나는 그런거 음슴ㅋ  그래서 미안했지만 하지만 그런거 음슴 음슴ㅋㅋ

어쩌다 보니 칭구는 돈을 안 쓰고 걔랑 나랑만 돈을 썼음ㅋ

ㅎ 뭐..즈그 데이트 하는데 내가 왜 그랬지..바보였던 듯

얼마나 셋이서 뭉쳐 다녔냐면 솔까 나는 그 컾흘이 좀 힘들었음.

지네들끼리 놀면 되는데 밤이고 낮이고 사람을 불러냄.

그럼 난 마음이 약해서 또 쪼르르 기어나감. 집에서 좀 쉬었으면 좋겠는데 맘대로 안됨...

칭구가 집에 안 보내줘서 새벽에 기어들어 가면 엄마한테 등짝스매싱을 맞음..허구헌날 맞음ㅠ.ㅠ

칭구가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서 집에 안들어가려고 새벽이 다 될때까지 커피숖이나 주점에서

걔랑 나랑 붙잡아 뒀다가 보내줌. 그당시 지는 알바밖에 안했고 걔랑 나는 직장인이었는데 미치고 환장했음..

집에서 좀 쉬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커피숖에서 커피 마시고 이야기 하는 건 일하는 게 아니고 쉬는 거라고 우김..

뭐.. 힘든 일이 있는거 아니까.. 그러고  이해하는 선에서 끝났었지만 너무 힘들었음ㅋㅋ 걔랑 나랑 동병상련의 측은함을 서로 느낌.

그 와중에 나도 남치니가 생김.

그래서 남치니를 그 컾흘에게 인사시켰음. 그 자리에 다른 칭구들도 몇명 더 있었음.

술자리였는데 걔가 내 남치니보고 "원래 **(나)이 옆자리는 내 자리였는데.." 이렇게 말 함. 두 번 말함.

나는 못들은 척 함. 다른 칭구들은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서 그냥 어리둥절 상태였음. 남치니는 얼굴이 뻘개짐.

술자리 끝나고 남치니가 나한테 생 지랄발광 하면서 성질냄. 내 칭구가 바보라고 눈 뜬 봉사냐고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걔 만나지 말라고 이야기함.

난 알았다고 지랄을 이쯤에서 그만두라고 조언 함. 

나도 삼총사 뭉쳐다니는 걸 그만둠.

그 이후에 그 컾흘은 삐걱거리더니 사소한 사건 사고로 인해 헤어지게 됨.

세월이 흘러서 나는 남치니랑 결혼이라는 걸 하게 됨

왜~~~~바보같이~~왜~~~~~엉엉~~~내 팔자야~~~~ 결혼은 똥이야~~똥~~ 오줌발사~~~우히.. 아..아닙니다..ㅋ

그 칭구도 딴 남자랑 결혼함. 걔는 추억속으로 사라짐.

그리고 딴 칭구 애기 돌잔치에 그 칭구가 자기 여동생을 데리고 옴.

무슨 말이 나와서 이야기 하는 도중에 불쑥 그 칭구가 나한테

"너 옛날에 **(걔) 좋아했잖아."

이렇게 뱉듯이 이야기 함. 

ㅎ

도대체 날 뭘로 생각한 걸까? 지 남친을 탐내는 껄떡녀라고? 울컥했음.

그런데 그 옆에 있던 그 칭구 여동생도 자신도 다 알고 있다는 듯한 완전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사람을 아래 위로 훑어봄.

얘가 걔였어? 뭐 이런 생각하는 게 눈에 보임. 

픽 웃더니 그 다음부터는 예의상의 눈도 안 마주침.ㅎ  나는 니가 헤픈녀라는 걸 다 알고 있다는 표정이었음.

정말 정신이 하얗게 표백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음.

그때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남의 돌잔치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까 봐 다음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참음.

그 후로 점점 그 친구에게 환멸을 느껴서 연락 하기 싫어짐. 결국 그냥 오해받은 채 끝이 났음.

그 칭구랑 나랑은 어느 순간부터 우리도 모르게 살얼음이 끼고 얼고 있었는데 표면적으로 느끼지 못한 것 뿐이었음.

20대 중반이 몽땅 사라져버린 느낌이 들었음. 허무하고ㅎ 슬프기도 하고..

나는 개인적으로 걔한테 단 한번이라도 연락한 적이 없음. 걔랑 둘이 있었을때는 카페에 내가 먼저 왔는데 걔가 두번째로 왔거나

반대경우거나 아님 칭구가 화장실에 갔거나 뭐 이런 적 밖에 없고 둘이 눈빛을 나누거나 의미심장한 말을 건네거나 이런 적이

정말 단 한번이라도 없었음. 그냥 친구였음. 그땐 친구라고 생각했었음. 그렇지만 오다가다 만난 친구..ㅎ 지금은 이름밖에 기억에 없는..

아직도 그 칭구는 내가 자기 남친을 좋아해서 자기들을 졸졸 쫓아다닌 속없고 멍청한 애로 나를 생각할 것만 같음.

그게 마음의 트라우마로 남았다능.. 그렇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