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욕 및 반말 주의)
김지영 감독이 파파이스에서 발표한 내용과 그에 대해 아무런 비판을 못하는 여러분들 때문에 기분이 많이 나쁘므로 이 글의 마무리까지 반말로 가겠다. 감정이 섞인 욕도 날릴테니 필터링은 알아서들 하고, 이 점에 대해 이의 있으면 본문 읽지 말고 바로 백스페이스키 눌러서 뒤로 돌아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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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전에
일단 내 기분을 먼저 말하자면 상당히 엿같아.
진실?? 좋아. 나도 정말로 진실을 원하는 사람 중 하나니까. 나는 세월호 사고와 같이 사람의 기본적인 생존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건으로 인해 범국민적인 트라우마가 생겼다면, 그 원인을 파헤치고 파헤쳐서 최종적으로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파헤치는 자세 자체는 욕을 먹든 어쩌든 중립이어야 해. 중립.
나는 웬만하면 전면에 나서지 않으려 했다. 진실을 알려주고자 할 때 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진실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을 이해하고 있다기 보다는 자신들이 듣고자 하는 답만을 바라고 있더라. 진실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어떤지 이미 경험했기에 솔직히 질려있는 상태였다. 그렇지만 어떤 분과 자료 교환을 시작하면서 내가 알려드리는 이론적, 경험적인 내용들을 바탕으로 하여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이해를 시도하는 그분의 모습을 보며 아직은 희망이 있구나 함을 느꼈고, 동시에 김지영 감독의 자료은폐 시도에 이은 억지 주장이 나의 분노를 가져왔기에 이 글을 쓴다.
이번 자료발표로 인해 정말 많이 실망했다. 미디어가 진실을 밝힌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전면에 나서니 사람들이 좋아하고 지지를 해줘. 미디어는 기분 좋겠지?? 여기에서 김지영 감독은 다큐 감독이라는 본인의 명함에 먹칠할 만한 가장 큰 실수를 했어. 다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즉 근거가 완벽하지 않은 주장을 사실로 만들어버리는 능력을 발휘했거든. 정작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어떤 기분일거 같아?? 지금 내 기분이 딱 그래.
김어준 총수. 그래. 꼴리는 대로 사는 당신이라서 꼴리는 대로 내뱉은 발언은 꼴리는 대로 해석하세요… 이런 식인 것은 딴지일보 초창기부터 봤지만, 그래도 꼴리는 대로 사는 니네들의 한마디에 사람들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잖아. 사회적인 책임감은 없냐??
어떤 사람은 결과만 보고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는 자세로 나와버리더라?? 방귀냄새만 맡고 그 사람이 대장암에 걸렸는지 단순히 계란을 먹은건지 알 수 있냐?? 아스팔트 위에 새겨진 스키드마크만 보고 어느 회사의 차량인지 알아볼 수 있냐고?? 결과가 원인을 설명해주지는 않아.
다음의 공식을 보자.
99+1=100, 10x10=100, 1000/10=100
세 공식이 모두 같은 결과를 가져왔지?
그런데 100=...?
이 뒤에 붙일 수식을 어떻게 만들래?? 어떻게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도 되는거야??
내 눈에는 저게 김감독이 파파이스에서 하는 행태이고, 또한 니네들이 김감독을 찬양하는 꼬라지다 이거야. 알아먹었냐??
어떤 사람은 감정부터 앞서서 적의 적은 내편인데, 적의 적인 내편을 까는 사람은 나의 적이라는 자세로 달려들더라? 그럼 니가 싫어하는 사람이 하는 행동이라 해서 무조건 나쁜짓이냐??
헤어진 애인의 행동은 무조건 나쁜거냐?? 니랑 싸운 친구는 싸웠으니까 무조건 나쁜거냐?? 헤어진 이유나 싸운 이유가 있고, 그 원인을 제공한 자가 있을테고, 그 원인이라는게 오해인지 실수인지 감정문제 때문인지 아니면 의도적인지 다 따진 뒤에나 평가해야 하는거 아냐??
니네한테 좋게만 대해주는 사람이 정말로 좋은 사람인지 아니면 감언이설에 능한 사기꾼인지 쉽게 알아볼 수나 있냐고??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그 사람의 행동 특성에 대한 이해를 결정짓는다는 태도. 이것 또한 니네들 꼬라지다. 알아먹었냐??
그래… 나도 이해해. 음모론을 믿고 싶은 사람들. 그 심정 다 이해한다고. 음모론만으로 사고를 설명하는거 엄청 간단하고 자극적이고 빠르지. 그리고 누굴 욕하기도 편하고. 하지만 음모론을 사실로 믿게 만들려면 명확한 증거를 가져와. 결-병-기 말고 기-승-전-결. 내 말 이해했어?
아직도 이해 못하는 놈들은 생각하는 능력, 이해능력 자체가 없다고 생각할게. 그런 놈들은 이 글을 읽을 자격이 없는 것으로 간주할테니, 기회를 한번 더 줄께. 어서 백스페이스키 누르고 이 페이지에서 벗어나라.
감정 토로는 여기에서 멈추마. 여기까지 읽었다면 이 글을 끝까지 제대로 읽은 뒤에 과연 누가 너희들의 편인지, 정말 너희들은 진실의 양면성을 이해하고 있기에 “진실을 인양하라”는 구호를 읊어댈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판단해보길 바란다. 그 이후에 이 글에서의 맹점을 찾아내 나를 격파할 콜로세움을 세우는 것도 늦지 않아. 물론 인터넷 검색이 필요하지 않게 간결하고도 상세하게 설명을 제공하겠지만 그래도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최대한 인터넷 검색 후에 돌아오도록.
이제부터 진실게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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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참고 자료 목록
현재까지 국내/외 언론을 통해 발표된 각종 자료와 정부에서 발표한 자료, 그리고 활용 가능한 인터넷 자료 등 주요 참고 자료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이 자료들은 글의 말미까지 지속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가. 내 전공서적들 및 서해안 항로 항해경험, 그리고 11년 동안 어깨너머로 배운 기관/기기/선체 지식
나. 해난심판원 보고서(세월호의 제원, 승선 인원, 적하 목록, 복원성 데이터 등)
다. 승선 전날 촬영된 현장사진
라. 진도 VTS에 저장된 관제 데이터 사본(레이더 트레일 복원 영상, AIS 항적 데이터 및 VHF 음성 통화 등)
마. 해양수산부 GICOMS 시스템 및 목포 VTS에 저장된 AIS 데이터 사본
바. 너희들이 그렇게나 좋아하는 파파이스에서 김지영 감독이 너희들의 입맛에 맞춰서 발표한 내용
사. 뉴스타파에서 세월호와 관련해 발표한 내용
자. 각종 미디어와 인터넷에 공개된 세월호 승객의 기록들 사본
1. 김지영 감독의 발표 내용이 가지는 허점. 그 첫번째.
엔진이 죽어버리면 일단 다른 현상은 차치하더라도 선체의 속도에서 현저하게 차이가 나게 된다. 그런데 김감독의 주장은… 왜 그에 대한 검증을 건너 뛰고 AIS 조작설로 들어가는데??
먼저 이 사진부터 보자.
이 사진은 세월호 출항 전 점검을 위해 출항당일 주간에 찍은 사진 중에 발췌했다. 아마 이거랑 유사한 이미지를 파파이스에서도 봤을거다. 김감독이 편집 잘했드라.
먼저 가운데에 보이는 두개의 게이지는 선교 전면 상부에 설치된 RPM 게이지로, 각각 좌/우현 엔진을 나타내고 빨간 색은 후진, 검정 색은 전진 중임을 나타낸다. 자세히 보면 내/외부의 눈금이 서로 다른데, 이는 엔진과 프로펠러의 기어비가 서로 다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엔진을 고RPM으로 운용하고 프로펠러는 상대적으로 저RPM으로 운용하여 높은 출력을 낼 수 있게 하는, 일종의 트랜스미션을 적용한 시스템인 것이다.
여기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 중 하나는 사진 왼쪽의 속력표다. 저 상태에서는 자세히 보이지 않기 때문에 확대해 보았다.
항내 속력표라고 가독 가능한 부분에서 추정컨대(사실은 추정할 필요도 없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Harbour Maneuvering Speed Table이 맞다. 본인이 경험한 엔진들은 선체 조선을 위한 Dead slow, Slow, Half, Full의 네 단계씩 전/후진이 가능하고 Navigation Full Ahead라고 하는 최고 속도 기동과 엔진 정지 상태까지 합쳐서 총 열 단계이지만, 저 엔진은 선체 조선을 위한 단계가 각각 다섯 단계 씩으로 나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뭐… 이건 그리 큰 의미는 없다.)
일단 저 테이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전/후진 공히 데드슬로(최저속도)는 엔진 170RPM, 프로펠러 46RPM, 이론속력 4.0KT라는 점과 최하단의 505RPM/136RPM/21.5KT는 세월호의 이론적 최고속도라는 것.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은 양현 엔진이 같은 RPM으로 동조되었을 경우를 상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감독이 전문가라는 자들을 만나서 세가지의 비슷한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전문가라고 하는게 항해사(이건 그나마 이해한다), 해양학 교수(여기서부터 이상하다… 기관학 교수가 아니고??), 엔진 전문가…
삽질도 잘하면 쓸모가 많다지만… 차라리 저사람들 말고 조선소 설계팀이나 시운전팀을 섭외하지 그랬나?
일단 그 항해사라는 녀석은 정말 혼나야겠다. 데드슬로가 출력의 25%라고?? 그래… 김감독이 뭔가 표현을 빼먹었겠지. Full 출력의 25%라는 의미였을거야… 라고 생각해봤는데도 불구하고, 일단 혼좀 나야겠다. 아마 이놈은 MCR, NCR이 뭔가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 못할 확률이 높다. 선체조선을 위한 엔진 활용영역을 일반적으로 네 단계로 나누고 데드슬로가 가장 하위의 출력이기 때문에 25%라고 했다면… 항해사 면장은 라이터로 불질러버리고 배 때려치워라.
데드슬로는 절대로 출력의 25%따위가 아니다. 디젤 엔진의 공기흡입-압축-연료분사 및 자연폭발-배기의 싸이클에서 최소한의 수중프로펠링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저 RPM을 데드슬로라고 정의하는 것이고, 타 글의 댓글로 설명했던 바와 같이 자동차의 Idle RPM과 동일한 상태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데드슬로의 출력은 평균적으로 최대 출력의 10~15%정도밖에 안된다. 이에 대한 근거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선박용 엔진 라이선스의 세계적 양대축으로 유명한 바르질라社라는 곳이 있다.(다른 하나는 MAN B&W) 그곳에서 인터넷으로 공개한 자료를 뒤적거리다가 발췌한 다음의 그래프를 보자.
저 그래프에 기재된 글자와 숫자들에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 단지 저기에서 의미를 찾고자 하는 것은, RPM과 엔진출력의 관계는 1차 방정식의 산술급수가 아닌 2차 이상의 방정식을 계산한 기하급수적 관계라는 것. 그리고 저 표에서 Min. speed라고 표기된 지점이 데드슬로다. 이것이 바로 김감독이 전문가라고 제시한 항해사라는 자의 심각한 직업적 역량 미달을 질타하고, 이 역량미달자의 발언을 근거로 하여 추정을 사실로 만들어버리는 김감독을 까기 위한… 아아… 이야기가 옆으로 샌거 미안하다. 중요한건 이게 아니지. 출력이 25%든 10~15%든 어쨌든 데드슬로 발언 자체가 문제인데 참…
지금 김감독의 주장이 문제가 되는 이유를 말하자면 쌍축 동력원 중 좌현축을 담당하는 엔진의 출력이 떨어져서 절름발이가 된 상태라는 의미다. 그런데 니네들. 절름발이한테 100미터 달리기를 정상인처럼 달리라고 할 수 있겠냐?? 빼박캔트잖아. 선박에서도 스피드 다운 현상이 일어나. 좌/우현 엔진이 모두 Nav’ full ahead 상태인 경우의 최대 속력을 100%라고 봤을 때, 한쪽은 Nav’ full ahead, 한쪽은 Dead slow 상태라면 합쳐서 60~65%라는 출력은 커녕 60% 미만으로 출력이 떨어져버린다. 왜??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a. Dead slow 상태의 엔진이 반대편 Nav’ full ahead 상태인 엔진의 출력을 갉아먹어버리는, 자동차로 따지면 전진중인 수동 미션 차량에 엔진브레이크를 걸어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b. 선미의 출력 자체가 언밸런스가 되어버리므로, 좌현 엔진의 출력이 줄어든 만큼 우현이 더 앞으로 나아가려 하는 회전우력을 가지는 상태가 되어버린다.(이건 해군이나 해경 출신 중 함정 근무 경험자들은 뭔 뜻인지 이해할거다) 이 때문에 선수 방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타기를 우현측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이 때 타판에서 받아먹는 저항만큼 출력의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b-2. 선체의 설계라는 것은 선수방위선의 연장선인 선체종심선을 레일로 삼아 전진하는 것에 최적화하는 형태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회전우력의 발생과, 이 회전우력을 잡기 위한 타판의 저항이 있을 경우 선체의 전진방향은 선수방위선을 따라간다는 기본적인 설계에서 약간 벗어난 상태가 된다. 결국 수면상에 나타나는 선체의 궤적은 선체의 전진에 부가하여 횡이동 현상을 보이게 되고, 이에 따른 저항 역시 출력의 저하를 가져온다. 또한 선체의 횡이동이 가져오는 편향된 궤적까지 보여야 하는데 김감독이 보여준 사진 속에는 그런거 전혀 없다.
그리고 해양학 교수와 엔진 전문가의 좌현 엔진 정지 의견. 손가락 아프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데드슬로 상태든지 정지 상태든지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자체는 대동소이하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최대 출력의 5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과, 타를 사용하는 각도가 약간 더 커질 뿐이라는 것.
이와 관련해 김감독은 전문가에게 물어봤다고 했다. 만약 한쪽 엔진이 죽으면 속도가 얼마나 될 것인가. “15노트일 것이다”와 “그보다 더 떨어질 것이다”의 답변이 나왔다고. 내가 이 답변들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답변인지 다른 챕터에서 확실히 까줄게. 어차피 바로 아래에 속도와 관련된 내용을 쓰긴 하겠지만, 속도에 대한 추정을 기반으로 해서 사고 초기부터 나왔던 “07시 20분 속보설”까지 동시에 깔 생각으로 글을 시작한 거라서 별도의 챕터를 준비했거든. 정 기다리지 못하겠다면 챕터 3을 먼저 보고 오자.
그리고… 엔진이 죽으면 엔진 보호를 위해… 어쩌고는… 물론 세이프티 시스템은 분명히 있어야 하는 사항이니까, 이를 종합해 보자면… 아니 왜 씐나게 엔진 죽었다는 주장을 해놓고 주장을 부정하는 모순된 이야기를 하는건데? 이건 나도 더 이상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일부러 껐다?? 그리고 2분?? 무슨 2분?? 이싸람들이… 박용 디젤엔진이 뭔 자동차 엔진인줄 아나… 엔진을 슬로다운 시키는 절차에서 니네 주장은 이미 글러먹었다.
그래… 엔진을 정지시키는 과정을 설명하자…
a. 가장 먼저 보조 블로워(Aux. Blower)를 가동시킬 준비를 해야 한다. 박용 디젤엔진의 특성상 Navigation Full Ahead 이하로 엔진을 사용할 경우 배기가스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터보차저의 공기 공급 능력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엔진의 천식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기로 가동되는 보조 블로워 모터를 사용해야 한다.
b. 엔진 RPM을 서서히 내려 Full ahead 상태에 진입하게 조정해준다. 요즘에는 자동화 프로그램이 엔진의 슬로다운을 수행한다지만, 경우에 따라 기관실에서 수동으로 수행해주는 경우도 있다.(기관 당직 선박들은 대부분 수동이다). 급격하게 RPM을 내릴 경우 피스톤 라이너의 내구성, 실린더 보링 마모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무엇보다 엔진의 온도 하강 속도가 따라가질 못하기 때문에 그 즉시 우당탕탕쿵탕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RPM을 서서히 내리는거다.
c. Full ahead 상태에서는 재량껏 RPM을 조정할 수 있다. 한단계씩 텔레그래프를 조작해 엔진의 피드백 상태를 확인하면서 선체의 실제속력 저하까지 확인한 뒤에야 최종적으로 스톱 오더를 내리는 거지. 이런 단계를 다 건너 뛰고 한방에 스톱 오더를 내린다는 것은 정말 급한 상황이거나 미치지 않고서야 시행되지 않는다.
자… 그래… 다 좋다. 보조 블로워 가동 준비 하고 네비풀에서 슬로다운 시작해서 풀어헤드 상태에 진입해 최종적으로 스탑엔진까지 발령했다 치자.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거 같냐?? 거기 너. 배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하는 놈 대답해봐라. 힌트 주자면 b 항목에서의 ‘서서히’, 그리고 ‘온도’. 정답은 절대로 2분이 아니다.
자… 지금까지 이런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은 이유. 김감독이 놓친 가장 큰 문제요소는 바로 세월호의 속도다. AIS… 그래… 김감독도 조작설을 주장하면서 사진을 찍은 위치의 근거로 활용하는 모순을 보여주는 AIS 항적 데이터에 나온 08시 29분의 속도가 얼마였나?? 19.1노트.
이를 거증하기 위해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다.
먼저 故 박예슬양이 사고 당일 새벽 06시 50분에 찍은 여객구역의 전자해도 모니터 속 GPS 기록.
이 또한 김감독이 AIS 데이터와 차이가 난다고 난리치던 내용 중 하나인데… 김감독에게 한마디 하자면… 모르면 제발 공부부터 하고 얘기해라. 우리나라에서 이런거 제대로 대답해줄 사람들 얼마 없다. 그리고 전문가랍시고 항해사나 교수 같은 사람들 찾지 말고, 국내 굴지의 해운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교육팀이나 선대팀, 공무팀, 운항팀으로 찾아가라. 그 사람들이 설명은 더 잘한다. 요즘 해운사들이 돈을 못벌고 정치권 눈치 보느라 힘들기 때문에 설명해줄 의지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그리고 이 사진을 보자.
니네들의 눈에는 이게 뭘로 보이나?? 네비?? 맞다. 따지고 보면 선박용 네비다. 정식 명칭은 전자해도이고, 종류는 알 수 없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표준을 준수해 선급 인증을 받은 Electronic Chart Display and Information System인지, 아니면 단순히 승객편의를 위해 자체적으로 설치해서 사용하는 Electronic Navigation Chart인지는 저기 오른쪽 위에 보이는 삼영이라는 국내 전자항해장비 제조업체를 통하면 알 수 있지만, 그러한 디테일은 중요한 것도 아니고, 알 필요도 없다. 정작 중요한 점은 이 사진은 세월호 출항 전 점검에서 확보된 사진이고, 이 장비는 세월호의 선교에 이미 설치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화면에 디스플레이되는 시간이나 위치가 다르다는 점에서 파생된 데이터를 빼고, 두 사진속 화면의 차이점이 어떠한지 눈에 들어오나?? 내 눈에는 두 영상의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완전히 똑같다. 그렇다면 이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다음과 같이 정리하며 동시에 김감독의 주장을 디스해주겠다.
a. 인터페이스가 완전히 똑같은 만큼, 선교에 설치된 장비 전자해도 장비에 디스플레이되는 영상은 여객구역에 설치된 별도의 모니터에 클로닝되는 것으로 보인다.
b. AIS 항적 데이터와 위치정보가 다르다는 점에서 미뤄볼 때 선박의 메인 GPS와 연결된 장비가 아닌 자체적인 GPS를 가동해 위치정보를 이용하는 설비로 추정된다. 그리고 화면 우측 상방에 AIS라는 문구가 있지만 타 선박의 데이터가 디스플레이되지 않는 것으로 봐서, AIS 정보는 입력되지 않거나 입력되더라도 옵션을 꺼버린 상태로 보인다.
c. 박예슬양의 사진은 06시50분이라는 시각만 나오므로 화면상으로는 초 단위의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만약 초 단위의 시간을 확인했다면 이는 스마트폰에서 자체적으로 사진파일을 만들 때의 네이밍 패턴이나 사진에 기록된 태그 데이터를 확인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얼마든지 시간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김감독이 스마트폰의 시간동기화 오류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발표했기에 이미 다른 사람에게 저격당했드만… 근데 그 저격자도 저 장비의 특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거 같더라…
c-2. 시간동기화 오류에 대해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 뉴스타파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CCTV 영상의 시간에 대한 싱크 기준이 복원된 스마트폰 영상의 시간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시간동기화 오류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스마트폰 내장 바이오스 시계의 오류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도 없고… 니네들도 이거 공부할 겸 한번 조사해봐라. 내가 배를 타면서 로밍비용이 위성전화 비용보다 비싼 경우 로밍 안띄우고 비행기모드로만 놔두는 케이스가 있는데 이럴 때 시간오류가 자주 보인다.
박예슬양의 사진 속 정보를 그대로 활용하자면 사고 당일 아침 06시 50분의 속도는 20.8노트이다. 요거 중요. 밑줄 쫙. 별표 다섯개.
사진에서 파악된 시각과 위치의 조류(tidal stream)는 아래의 그림과 같이 약 1~1.2m/s(2노트)의 남향류로 분석되었다. 아래 그림은 최대한 사진 속 위치의 경위도를 표시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아래 그림에서 위치 표기법은 도분초법을 사용하였고, 박예슬양의 사진 속 위치정보는 도분법을 사용하였으므로 이에 대한 혼란은 없기를 바란다.
이를 바탕으로 세월호의 엔진 사용에 따른 06시50분 당시의 대수속력(Log speed)은 약 19노트로 추정된다.
하나 더 볼까? 김감독이 엔진의 슬로다운 또는 정지설을 이야기하는 시각이 08시29분이고 이때의 위치가 북위 34° 14' 1.72", 동경 125° 52' 22.08"이다. 이 시각과 이 위치에서의 조류를 확인해보자.
남남동향류… 약 0.4~0.6m/s(약 1노트 전후)의 조류가 계산되어 나왔다. 그럼 세월호의 대수속력은 얼마야… 18노트??
왜 다르지?? 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18노트나 19노트나 도토리 키재기다. 이게 '88올림픽에서 화제였던 칼루이스와 벤존슨의 100미터 단거리 경쟁과 그 이후에 밝혀진 스테로이드 약물파동도 아니고, 1노트 차이를 가지고 이상현상이 있다고 추정하는 것은 과민반응이다. 그리고 완벽히 정확하게 계산된 조류도도 아니야. 병풍도 한가운데를 보면 조류가 뚫고 지나가고 있잖아. 물론 섬 자체에 조류가 지나갈 만한 틈새가 있긴 하지만 연안 조류의 주요 흐름은 섬의 측면을 타고 가지 저런 식으로 뚫어버리는 흐름도를 그려낼 수가 없다. 어차피 저 조류도가 주는 의미는 “문의하신 시각과 위치의 조류는 세월호의 항해에 순조류로서 작용하는 상태였습니다”라는 답변 한마디면 충분하고, 이에 따라 08시 29분이라는 시각에 계산된 대수속력 18노트는 세월호의 좌현측 엔진에 아무런 이상이 없이 통통통 잘 가고 있었다는 증거가 되겠다.
이봐들. 내가 위에서 씐나게 얘기했지? 만약 좌현 엔진이 데드슬로나 엔진정지 상태라면 엔진 출력은 엄청나게 깎여버린다고. 그런데 엔진이 죽어버리지 않았다는 결정적인 포인트는 속도가 차이 없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김감독이 항해에 대한 공부도 제대로 않고 사진만을 가지고 (자칭 혹은 비)전문가의 발언을 전면에 내세운 채 단순히 추정만으로 사실을 만들어냈다는 내 주장의 첫번째 근거다. 알아먹었냐??
2. 김지영 감독의 발표 내용이 가지는 허점. 두번째. 사진에 대해서 분석해보자
김감독이 공개한 사진 속 배수류의 폭이나 각도, 주변 구조물을 아무리 봐도 선체의 정 중앙에서 정선미 방향을 투사한 구도가 아니다. 파파이스에서 김감독이 이 사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기억 안나는 사람을 위해 캡쳐본을 던져주마.
그리고 파파이스를 끝마치는 시점까지 이 사진을 전체로 확대해주지도 않고 그 위에 계속 레이어를 덧입혀서 프레젠테이션 자료의 배경으로 사용해버리더라?? 그러니 저 자료가 어디에서부터 문제가 있는지 알아낼 수가 있나…
본인의 경험상 완벽히 선미방향을 향하는 사진이 맞는지 검증하려면 다음의 항목부터 점검해야 한다.
- 갑판이 완벽히 평형 상태일 것
- 주변 구조물의 중심점을 잡아낼 수 있는 기준점이 있을 것
김감독이 공개하기 전부터 본인과 의견을 교환하는 어떤 분께 원본에 해당하는 사진 두장을 득하였고, 보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졌다. 사실 이분도 지속적으로 엔진 하나가 죽었을 가능성에 대해 물어보고 계셨거든. 나는 죽어도 아니라고, 가능성은 절대로 없다고 설명하고 있었고. 일단 원본부터 보자.
위에껀 08시29분06초, 아래껀 12초로 네이밍 되어 있더라. 이 두 사진 중에서 김감독이 활용한 사진은 뭘까? 위? 아래? 정답은 아래꺼. 뭐가 문제인지 이제 감이 좀 오나?? 아직 감을 못잡은 사람들이 있을 듯 해서 순수하게 크로핑과 컬러레벨 조정만을 한 조정본을 같이 올린다.
내 눈에 보이는 원본 사진에 대해서 이렇게 정리해줄께.
a. 선체는 우현으로 약간 기울어 있다. 조정한 사진에서 보이는 그물망의 상부 프레임과 수평선의 관계에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혹시나 왼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생각하는 놈 있냐?? 아니… 뒤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이면 선체의 좌/우를 바꿔서 생각해야지??
b. 사진을 찍은 위치는 중앙에서 가깝긴 하지만 완벽하게 선체의 중앙이 아니다. 두번째 사진의 하단에 보이는 정박등의 위치가 그물망의 중앙에서 약간 벗어나 있거든. 정박등은 관련법규상 선체의 종심선상에 위치하는 전주등일 것을 요건 중의 하나로 하고 있다.
c. 08시 28분으로 추정되는 어떤 순간에 선체는 우회두와 좌회두가 연속하여 발생했다. 이는 08시 29분 06초의 타임스탬프를 가진 첫번째 사진에서 명확하게 보인다. 그리고 우회두하는 순간의 궤적을 보면 우현측의 배수류가 좌현측과 비슷할 정도로 밋밋하다. 이건 우회두 할 때 발생한 좌현측으로의 외방경사 현상으로 인해 선체의 경사가 정확히 평형을 이루게 된 것으로 추정되고, 이때의 배수류 역시 평형 상태로 보인다.
d. 우회두가 끝난 뒤의 궤적의 중심축 부근을 보면 좌현측 엔진이 만들어낸 배수류가 보인다. 고로 엔진 정지설은 김감독과 해양학교수, 엔진전문가의 병크다.
자… 우선 센터 라인을 기준으로 선체에 가장 근접한 위치의 좌우 배수류 형태가 서로 다름은 인정한다. 그러나 배수류가 생기는 근본적인 이론을 설명하자면 프로펠링에 의한 수압의 변화만이 아니라 선체의 이동이라는 요소를 배제할 수 없겠지. 선체가 앞으로 가면서 수면을 긁으면 선체외판 직후면의 수압이 저하되고 이 저하되는 압력을 다시금 채우기 위해 선체가 지나간 부분의 좌우 및 프로펠러 후면에서 수압이 몰려 각종 소용돌이가 충돌하기 때문이야. 특히 프로펠러가 위치한 곳 이후에는 타판, 타판 지지대, 선미 외판 등 각종 구조물이 있지 않은가? 단순히 프로펠러가 동력원이기 때문에 수면상의 물결 모양만으로 쌍축 동력 중 하나의 사망 여부를 확신하는 김감독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이 본인의 주장인거다. 그리고 이건 본문에 들어오기 전에 니네들한테 던졌던 글 중 "방귀 냄새만으로 대장암인지 계란을 먹었는지 어찌 아느냐"의 핵심인 거라고.
파파이스에서 보여준 장면만으로는 선체가 우현으로 기울어졌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던 사람이 없었을거야. 이제 저 크로핑+컬러레벨 조정본을 봤으니 너희들도 파파이스에서 김감독이 보여준 흐릿한 사진만으로는 사실에 대한 접근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고, 김감독이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사진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겨야 정상인거 같은데??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이제부터 선미 배수류의 좌/우가 서로 다른 형상을 보여주는 이유를 추정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기관과처럼 유체역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실험이나 시뮬레이션을 해볼 환경이 되는 것도 아닌 관계로 정확한 답변은 줄 수가 없겠다. 하지만 우현 경사가 배수류의 언밸런스를 만들어냈을 확률은 없을까 하는 추정에 기초하여 이야기 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a. 우현경사가 만들어진 상태에서는 당연히 우현이 더 깊이 물속에 잠겨있게 된다. 하다못해 1˚의 경사를 가정해 세월호의 선폭에 대입한 양 현의 단차는 22m x tan1˚= 0.384m의 차이가 난다.
b. 해난심판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월호의 출항 당시의 선미 흘수는 6.61m로 계산되었다. 그렇다면 1˚의 우현경사를 가정했을 때의 좌/우현의 흘수는 각각 좌현 6.418m 우현 6.802m, 2˚라면 좌현 6.216m 우현 7.004m가 된다. 세월호 선미 사진을 자세히 보면 최 후방의 선미외판에 있는 흘수 표식은 6.6m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아래에 선미 외판과 현측 외판이 만나는 경계선까지의 거리는 약 10cm. 그렇다면 이 부분은 딱 수면을 가르는 역할을 하겠군. 그리고 이 경계선을 기점으로 봤을 때 좌/우현의 흘수가 서로 다르다면 우현측 현측외판이 물에 닿는 면적이 더 뒤로 빠져 있을 것이기 때문에 선미 구조에 대한 물의 저항이 우현측으로 집중될 것이라고 추정해도 무리는 아니겠지?? (이건 선체 설계 전공 아니면 일항사 이상은 돼야 제대로 이해하는데 진짜 나도 용 쓴다…)
이를 도면에 대입해보ㅈ… 아오… 세월호의 Shell Expansion 도면이 없군… 그렇다면 인터넷에 떠도는 유사한 형태의 도면을 차용하겠다.
색칠도 좀 해봤다.
대충 선미외판 하부의 모양새가 유사해 응용한 것뿐이니 디테일은 신경쓰지 말자. 내가 주장하려는 건 구조물의 모양이 아니니까.
자. 저 색칠한 부분을 주목하자. 불그스름한 부분은 경사가 졌을 때의 우현측의 수중면을 묘사했고, 보라색은 좌현측의 수중면을 묘사한 것이다. 내가 위에서 글로 설명한게 뭔지 이제 이해했냐?? 그렇다면 내가 추정한 상태로 직선 항해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종심축을 중심으로 좌현측의 배수류가 빨리 흩어질까 아니면 우현측의 배수류가 빨리 흩어질까?? 내 대답은 "좌현측의 수면 저항이 줄어든 만큼 배수류의 분산 속도는 우현측에 비해 더 빠를 수밖에 없다"이다.
물론 이 추정은 정확한 거증이 아닌, 선체의 경사와 배수류의 모양을 보고 시작한 추정이기 때문에 무조건 내가 옳다고 할 수 없다는 거 잘 알고 있다. 이에 대해 내가 틀렸음을 증명할 수 있는 놈 있으면 콜로세움 대 환영이다. 그렇지만 엔진 정지설이나 데드슬로설은 이미 속도라는 개념에서 격파됐으니 한번만 더 주장하면 단호하게 까버리겠다.
3. 세월호의 마지막 항해, 출항부터 사고 직전까지의 경과를 재구성해보자
(부제 : 07시 20분 사고속보?? 엔진 트러블?? 애초에 이딴건 믿지도 않았다.)
세월호 사고 초창기부터 꾸준히 거론된 루머 중 하나로 “사고 당일 07시 20분경 공중파 방송에서 여객선 사고 속보가 자막으로 띄워져 있었다”라는 루머가 퍼졌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어느 순간부터 해당 방송의 VOD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라는 내용이 근거로 제시되었다(실제로 서비스가 되지 않기는 했다). 그런데 이건 누가 봐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억지임에도 불구하고 음모론에 포장되어 사실인 것처럼 번져나갔고, 이때를 기점으로 “사고 당일 07시경 트러블로 인해 선체가 멈춰 있는 것을 인근의 어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최초 신고는 07시 이전”… 루머들이 폭발적으로 불어날 때 마다 답답해 죽겠더라.
12년 전에 연안 LPG 탱커에서 약 5개월 가량 실습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아무리 생각해봐도 인천항을 출항해서 세월호의 평균 운항 속도로 사고 해역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감안했을 때(출항부터 사고 시점까지 12시간이 채 안걸렸잖은가?) 절대로 트러블은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렇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던 세월호의 마지막 항해 항적. 최근에야 정상적인 근거자료를 마련할 수 있었고, 이 기회에 저 루머를, 더불어 김지영 감독이 파파이스에서 발언한 속도 저하 주장까지 한방에 종식시키고자 한다.
2) 사고 발생 초기에 추정한 인천->제주 항로의 기본적인 항로 선정 조건 및 항해계획 수립
- 아래의 내용은 본인의 경험을 기초로 하여 재구성한 내용이기에 세월호의 실제 운항 계획과는 다소 상이할 수 있다.
세월호의 출항은 인천 연안여객터미널, 도착은 제주항 연안여객터미널이다. 이를 위해 다음의 사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a. 인천 연안여객터미널 출항 후 기본 입/출항 항로를 따라 팔미도를 우현에 두고 통과, 출항로인 서수도를 통항하여 서해상으로 진입한다. 이 때 인천항 항계 내에서의 속력제한을 준수하여야 한다.
b. 이후 장안서 묘박대기지 서쪽을 통과, 진도 연안까지의 최단 항로를 설정한다. 최단항로를 설정할 수 있는 중간 기점은 태안반도 서쪽의 옹도항로(일명 가대암 통항분리대)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b-2. 그러나 일반적으로 서해안, 특히 태안반도 ~ 격렬비열도 이북에서 인천항에 이르는 해역의 경우 어망이 심각하게 많다. 특히 꽃게잡이철인 5월~6월에는 항해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안강망이 넓은 범위로 펼쳐져 있는 경우가 자주 발견된다. 그리고 꽃게잡이 철이 아니더라도 옹도항로의 통항분리대 내에서의 조업만 피한 채 통항분리대 경계선 외부에서 어업을 시행하는 경우 또한 자주 발견되므로 최대한 어망 설치지역을 최대한 우회할 수 있는 항로를 설정하는 것 또한 고려할 사항이다. 이를 위해 옹도항로를 우회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c. 이후 어청도 서방을 통과하여 전남 신안군 인근 해역에 진입할 때 까지는 별칭으로 서해안고속도로라고 불릴 만큼 특별한 방해요소가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선이 자주 출몰하기 때문에 사정이 허락되는 한 육지로부터 적절한 거리를 두어 항해의 위험에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서해안 연안을 따라 남북으로 항해하는 선박이 많으므로 일반적인 통항 흐름을 따르는 항로를 설정하도록 한다.
d. 신안군 해역에 진입한 뒤 가장 이상적이고 안전한 운항 계획은 우이도의 서방을 통과하여 매물수도에 있는 진도VTS 관할 통항분리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d-2. 그러나 시간적인 여유가 촉박할 경우 비금도를 기점으로 하여 섬 사이를 통과, 맹골수도까지 이어가는 단축 항로를 설정할 수 있다.
d-3. 비금도 인근에서 바로 장죽수도(진도 본섬 서쪽 연안)으로 진입하는 항로를 설정할 수도 있겠으나, 수역이 넓지 않아 충돌의 위험 등 위급상황 발생 시 여유 있는 대처가 어렵기 때문에 본 사항은 선택의 폭에서 제외하도록 한다.
e. 이후 추자군도를 통과하여 제주항 연안여객터미널까지의 최단 항로를 설정한다.
위의 고려 사항을 반영한 나의 항해계획을 개인용 전자해도에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응용프로그램 : CMapECS
사고 당시의 상황에서 추정이 가능했던 상황은 다음과 같다.
a. 세월호의 기본적인 항해계획을 알 수 없는 이상, 나의 항해계획으로 추정한 인천-제주간 거리는 277마일이다.
b. 세월호의 제원상 21.5노트의 최고 속력을 가지고 있으나 당시의 조석 상황은 서해안의 중심 지역 통과 시 역조류가 계산되었다. 이에 세월호의 평균 속력은 최고 속력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19노트 정도일 것으로 예측되었다.
c. 인천항 출항 당시 안개로 인해 출항지연이 있었고, 더불어 역조류의 영향을 받아 제주 도착 지연 발생 가능성이 있었기에, 대흑산도에 설정된 변침점의 도착 전 맹골수도로의 이로를 통해 항정 단축을 꾀하였을 것이라 추정하였다. 이 경우 예상되는 항정의 단축은 약 6~7마일 가량으로 보인다.
-> 평균속력 21노트일 경우 도착 예정 시각 : 16일 오전 10시 12분
-> 평균속력 19노트일 경우 도착 예정 시각 : 16일 오전 11시 35분
-> 항정 단축 시 도착 예정 시간 약 20분 단축
3) 세월호의 마지막 항해에 대한 분석
아래의 그림은 AIS 항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세월호의 마지막 항해를 전자해도 프로그램에 표현한 화면이다.
응용프로그램 : CMapECS + MS Excel
이 항적도와 위의 항로 선정 우선 조건과의 비교를 통해, 사고가 발생한 당시의 항해만을 분석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
a. 인천 여객터미널 출항 후 팔미도-서수도-장안서를 통과하는 기본 통항로 통항에는 큰 특이 사항이 발견되지 않는다.
b. 태안반도 인근의 옹도 항로를 선택하지 않고 격렬비열도 인근 해역까지 우회하는 항로를 선택했다. 시기적으로 보아 어망조업 밀집 지역을 우회하는 것은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판단된다.
c. 원칙적으로는 진도 VTS 관할 구역 내 통항분리대(Traffic Separation Scheme)를 이용하여 남하하는 것이 안전하지만, 세월호의 마지막 항해는 출항 당시의 짙은 안개로 인해 출항이 지연되었고, 결과적으로 제주항 도착 시간을 위한 여유가 촉박했을 것으로 예상되어, 대흑산도 동쪽의 변침점을 통과한 후 바로 맹골도와 서거차도 사이의 협수로를 통과하여 제주항까지의 최단거리를 돌파하려는 의도를 결정한 것으로 추측된다. 대흑산도 동쪽의 변침점을 통과한 시각은 06시 50분 이전으로 이는 챕터 1에서 인용한 故 박예슬양의 여객구역 내 전자해도 사진에도 잘 나와 있다.
c-2. 일반적으로 항로의 변경 권한은 선장에게 있다. 06시 50분 전후의 시각에 바로 변침이 있었다는 기록, 서해안에서 실질적으로 항해의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하는 곳은 인천~태안반도 인근 연안 해역과 신안~진도 연안이라는 점, 그리고 새벽잠이 별로 없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선장의 연령 등을 근거로 추정했을 때 대흑산도 인근의 변침점 도착 전에 선장이 승교하여 항정 단축을 위해 항로 변경을 지시하였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혹은 선장의 별도 지시가 없더라도 여객선이 가지는 정시성의 특성 상 목적지 도착시간을 맞추는 지침이 우선하여, 일항사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항로를 변경하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고 발생 이전의 모든 인천->제주 항차를 검토해 본 결과, 세월호는 항시 옹도항로를 우회하였고, 진도 VTS 관제구역 내에서는 맹골수도를 통항하는 항해계획을 세워 운항한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세월호가 인천을 출항하여 제주를 목적으로 항해하는 일상적인 항로였다는 것이다.
4) 07시 20분 사고속보 루머에 대한 반박
3)항에서 참고한 AIS 데이터를 근거로 하여 최종적으로 세월호가 사용한 항해계획을 추정할 수 있었으며, 이를 전자해도에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응용프로그램 : CMapECS
이 최종 추정본은 총 266마일의 항정을 가진다. 그렇다면 이를 바탕으로 07시 20분 사고속보설의 근간이 되는 07시 엔진 정지설을 검증해보자.
사고 발생 위치는 위 화면에 표기된 변침점 10번이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이 위치까지 순수한 항정선만을 계산한 거리는 약 219마일이고 위에서 예측한 평균 속력은 약 19노트. 인천항의 출항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인천항 항계 내에서의 선박 속력 제한 조건 등은 배제하고, 완벽하게 항해 계획을 준수하여 항정선만을 따라갔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경우 순수하게 거리와 평균속력만을 가지고 계산을 해볼까??
2014.04.15 21:00 + 219/19/24 = 2014.04.16 08:32
(혹시 검증할 놈은 실항사 마냥 계산기 두드리지 말고 엑셀 써라… ㅡㅡ;;)
자… 이건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았을 때의 계산결과니까 일단 기억만 해두자.
그 다음으로 고려할 사항들.
a. 일반적으로 상선이 출항하여 정규 입출항로에 진입하는 데 평균 20분 가량이 소요된다. 그러나 세월호는 상선보다는 작아 기동성이 좋고 부두에서 항로까지의 거리가 짧은 편이므로 10분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b. 인천항 항계 내에서의 선박 속도는 구간별로 제한된다. 2008년 고시된 다음의 속력제한 구간을 참조하자.
(출처 : 인천지방해양항만청, 2008년 11월 시행)
c. 선박은 감속하는 과정 뿐 아니라 증속하는 과정에도 시간이 걸린다.
위의 고려사항들을 종합하였을 때, 연안여객터미널 부두가 있는 만(灣)을 빠져 나오는데 약 10분, 항로상 속력제한구간을 따라 인천대교를 통과하는 데 약 10~15분, 속력제한이 없는 위치에 진입하여 정상 속도까지 증속하는데 약 25분 가량이 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 이미 45~50분이 소요된 상태에서, 이 시간 동안 이동한 거리를 빼준다.
a+b는 속력제한 구간이고 약 4마일, c는 증속 구간이고 (12+19)/2x(25/60)=6.5마일. 고로 a+b+c=9마일.
최고 속도로 증속한 위치에서부터 사고 해역까지는 약 210마일의 항정이 나온다.
그렇다면 다음의 공식이 성립하겠다.
2014.04.15 21:00 + 00:45~50 + (210/19/24) = 2014.04.16 08:50~55
맞냐?? 사고 발생 시각이랑 거의 비슷하지??
그래… 이런게 단순한 숫자놀음이라고 생각하는 놈들 분명히 있을거다.
그렇지만 내 경험상 엔진고장으로 인한 정선이라는 상황이 벌어졌다면 최소한 한시간 이상은 배가 둥둥 떠 있어야 정상이다. 엔진이 멈춰야 할 정도라는 것은 엔진 자체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뜻이고 이런 상황에서 엔진을 즉시 수리한다는 것은 니 손을 7~800도 이상 가열된 난로 속에 집어넣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이거든. 뭔말인지 알겠나?? 첨언하자면 선박에서는 엔진 본체를 제외한 주변기기(액세서리Accessary라고 한다)들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즉시 대체 시스템이 가동되는 얼터너티브 시스템으로 되어 있기 때문인데, 이런 경우라면 문제가 없는 녀석을 돌려놓고 문제있는 녀석을 수리하면 되잖아? 그런데 메인엔진은 하나밖에 없으니 그렇게 할 수도 없어. 그리고 발열 문제 때문에라도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지 않는 이상은 절대로 수리 불가다. 이제는 이해 했지??
대체 누가 저 따위 루머를 퍼트리기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제야 좀 속이 시원해지는군.
그리고 이제부터 데이터를 검증해볼까??
세월호의 마지막 항해 AIS 항적 데이터를 보면 인천항 출항부터 사고 발생까지의 선속 변화 그래프는 다음과 같다. AIS 데이터 중 이동방위가 갑자기 360˚가 되고, 선속이 100노트를 넘어가는 경우는 데이터 오류로 간주하고 제외시켰다.
이 그래프만 보면 쉽사리 구별도 안되고 정말 골치 아프다. 그래도 좋은 점 하나는 이 데이터 값들을 평균화 해보니 약 18.9노트의 평균속도가 나왔다는 점이다. 한번 저 위로 다시 가서 19노트 대신 18.9노트 대입해봐라. 결과가 어찌 나올는지? 시간이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진 않아. 그리고 평균값은 추세따위는 보여주질 않잖아.(여기서 주식 말아먹은 실력 나온다…)
정말 신뢰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위치를 기준으로 다시 한번 더 점검해보기로 했다.
이 그래프는 챕터 1에서도 인용했던 故 박예슬양의 전자해도 사진에 보이는 시각을 기점으로 하여 사고발생 직전까지의 선속을 도식화한 것이다. 설마 그 사진까지 믿지 않을 멍청한 새끼는 없으리라 본다. 여기까지 온 너희를 믿겠어.
자. 다시 계산해보자. 최종적으로 만들어낸 세월호의 마지막 항해계획을 보면 박예슬양의 사진 속에 표시된 위치는 8번 변침점보다 약간 남서쪽이다. 8번 변침점을 무시하고 사진 속의 위치->9번 변침점->10번 변침점의 순으로 거리를 구하면 약 40마일이로군. 자… 그러면 여기선 역으로 계산해보자.
대중에게 알려진 사고가 발생한 시각인 08시 49분. 그렇다면 정확히 1시간 59분을 기준으로 계산해볼까??
40마일. 나누기. 1시간.59분. 이퀄. 20.16노트.
세월호의 이론적 최고 속력은 21.5노트. 위의 두번째 그래프에서도 순조류를 타고 그정도 나오는군? 그리고 챕터 1의 마지막 즈음에서 Nav’ Full Ahead 상태의 평균 속력은 대략 19노트 전후로 측정된거 맞지? 그렇다면 한쪽 엔진이 죽어버렸을 경우 아무리 순조류를 타도 16노트를 넘어가기가 힘들다는거 이해했을거야.
자… 그리고 저 두 시간 동안의 평균 속력이 20.16노트라는 이야기는 순조류를 탔다는 이야기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아. 엔진이 힘차…게는 아닐지는 몰라도, 노쇠한 엔진이지만 사고 발생 직전까지는 트러블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혹시 순간적으로 엔진이 죽었을 수 있지 않냐는 질문 나올까 싶어서 미리 말해두는데, 김감독의 주장은 그거 아니다. 계속 엔진이 죽었던 채로 운항했기에 사고까지 이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이란거 몰라?? 주변에 주식 하는 사람 있으면 한번 물어봐. 만약 1일 가격 변동 제한폭이 지금의 30%가 아니라 10%라면, 계속 하한을 치는 차트가 어떻게 나오냐고 말야.
휴… 어쨌든 지금 이 챕터에서 내내 설명하던 바를 정리하자.
박예슬양의 사진으로 인해 07시경 엔진이 멈춰있었다는 루머는 효력 자체가 없어졌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일전에 어떤분이 루머의 원인이 되는 공중파 방송을 비교분석 하시고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시던데, 그거 검증하는거 보고 솔직히 박수치고 싶더라. 나랑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는게 참 신기하기도 했고.
그리고. 이 글의 가장 큰 목적. 김감독이 파파이스에서 주장하는 08시 30분 전후의 좌현엔진 슬로다운 또는 좌현엔진 정지설 자체는 사고 직전 두시간 동안스피드 다운의 흔적이 없었다는 거 하나만으로도 그 주장의 근거를 상실했다는 점이다.
제발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 하자. 근거가 없다면 그렇게 추정하는 이유라도 명확하게 제시하자. 그게 상식적인 진보 미디어의 본질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