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게시판에는 처음으로 글을 써보네요.
저희는 다른집과는 조금 다르다면 다른 생활을 하는 가정이예요.
결혼한지는 이제 4년이 되었고 3살 아기 하나가 있어요.
한국에 살지는 않고.. 타국에 살면서
남편이 육아를 하고 제가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살고 있어요.
제가 일을 하게된 계기는.. 아기가 7개월쯤에.. 남편이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아서..
생계가 불안정해진 시점에서 제가 운좋게 취직을 했습니다.
또한 제가 하던일쪽이 고액 연봉이라.. 그 뒤로 계속 제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육아를 시작하면서 부터..
저희는 트러블이 심하게 생기기 시작했어요.
남편은 집안일, 요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였고
제게 아기 이유식 만드는 법부터.. 요리까지 하나하나 배워가며 육아를 했어요.
그러다보니.. 퇴근하고 집에 오면 널부러진 집과..
쌓여있는 설겆이... 제 기준에서 너무 맞지 않는 집안의 모습들이 저를 너무 괴롭게 했어요.
그래서 퇴근하면 집 정리하기가 바빴어요.
당시 아이를 떼어놓고 회사를 나간다는 게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물론 제가 하던 기술을 계속 유지하며 할 수 있고 고액의 연봉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나쁘지도 않았지만요...
어쨋거나 제가 돈을 번 이후로 좀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기에 괜찮다 생각했습니다. 그 전에는 적은 월급으로 엄청 아끼며 살았거든요..
이제는 필요한거 있으면 맘 편히 살 수 있고 더 좋은 집에서 살수 있고..
그렇게 해서 현재는 대출을 받아 내 집장만 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풍족해진 삶과는 달리.. 저희 부부는 갈 수록 힘들어졌어요.
저의 경우에는..
퇴근하고 돌아오면 지저분하고 널부러진 집안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애기 저녁을 만들고 청소하고...
게다가 아기가 짜증을 한창 부리는 시기에는..
일하는 도중 남편이 힘들다.. 애가 너무 짜증부려서 미치겠다 등..
폭탄 문자도 받고.. 전화도 많이 받아서
너무 힘들다보니 집에 오면 싸우는게 일상이였습니다.
저는... 어찌됬건.. 육아를 담당하게 되었으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제 관점에서는 남편은 최소만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특히 애가 뭐 해달라고 하거나.. 달라고 하면.. 남편은 핸드폰을 쓰다가 항상 늦게 반응을 했었고요.. 그럼 아기는 울고불고...
항상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항상 자기가 보고 있는것, 하고있는 것이 우선이였습니다.
한 때는 내가 왜 이사람이랑 결혼했나 하는 후회도 들었습니다.
돈도 내가 벌고 육아 살림도 제대로 못하는 남편때문에 퇴근하고 돌아오면 집안일 하기 정신없고..
남편은 제가 오면 아이를 저한테 맡겼습니다.
애를 돌보면서 애랑 씨름하며 싸우는 남편을 보자니
답답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우리가 책임져야 할 아이인데.. 최소만을 하며.. 항상 자기가 하고 싶은게 우선인 남편을 보자니
속이 터졌습니다.
남편하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보면
육아가 힘들다.
자기는 최선을 다 하고 있다.
하지만 왜그런지 저는 남편이 최소만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이렇게 계속 일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나고..
지금도 같은 상황입니다.
현재 아이는 어린이집을 2틀 다니고 있고요...
한가지 변한 것은..
저는 남편에게 집안일에 대해 바라는 것을 포기한 상황이고
이제 남편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어요.
그래서 인지 부부관계도 전혀 욕구가 없고요...
제가 연애할때 몰랐던 부분인..
남편에게서 언제나 우선순위는 애기도 아니고 나도 아니고 본인이 먼저구나 라는 생각이 든 후로는..
잠자리도 하기 싫어졌습니다.
얼마전에 결혼기념일이였는데
잠자리 문제로 또 티격태격 했습니다.
남편은 분위기 잡으며 하고 싶었다는데
저는 그게 남편이 자기 기분만 자기 욕구만 생각해서 한 이기적은 행동으로 보였거든요.
그날 저는.. 전날에 애기 반찬거리를 만드느라 12시가 넘어서잤습니다.
그날 남편인 피곤하다며 일찍 잤고요..
그리고 일하고 오니 너무 피곤했습니다.
솔직히 너무 하기 싫었습니다.
안한지 오래되기도 했지만.. 왜 그런지.. 욕구가 마이너스에 가까웠습니다.
저 피곤하고 잠못잤던 건 생각도 안하고..
자기가 그동안 너무 참았다며 분위기 만들어서 할 생각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실대로 이야기 했습니다.
항상 본인이 우선인 거에 나는 너무 실망하고 괴리감이 든다고..
그래서 당신을 신경안쓰게 되었다고..
어차피 당신한테는 나나 아기가 우선순위에 오르지 못하니..
남편이 지병이 있어서 평생 약을 먹는데.. 그 뒤로는 약먹는거 하나 챙기지 않게 되더라고요..
또한 짠거를 주의해야 하는데... 그거 조차도 저는 이제 신경안씁니다.
본인 인생이고 본인 건강이니 알아서 해야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음이 있던 이야기를 하니 속은 시원한데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남편한테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해결책은.. 나한테 달려있지 않은 것 같다 라고 이야기 했어요...
하지만.. 제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해야겠지요..
남편은 본인이 내년이나 내 후년에 취직을 하게 되면... 다 해결될거라 생각했대요.
자기가 일을 안하고 있는거에 제가 큰 불만을 가진거로 생각됬나봅니다...
그 부분에서는 크게 불만 보다는... 다만 뭘 하겠다고 하면 늘 작심 삼일이라...
그냥 기대도 안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일년에 네 다섯번은 기본으로 한것 같아요.
하지만 늘 챗바퀴 돌듯이 제자리 입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결혼 생활이 행복하지가 않네요... 그렇다고 불행하다고 생각도 들지 않지만.
원래 이런거였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남편도 저도.. 이혼하기 보다는 해결해보고 싶어합니다.
상담이라도 받고 싶은데.. 저희가 사는 곳은.. 한국인도 극히 적은 곳이라...
영어로 상담받아야 하는데 네이티브 수준은 아니여서 이게 가슴 깊은 얘기를 꺼내는데 효과가 크게 없진 않을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오유에 올려봅니다...
인생 선배님들.. 조언이 절실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