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신혼부부처럼 닭살애정 쩌시는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나
어릴적엔 버릇없다는 말을 들을정도로 사랑받고 자랐어요.
학창시절도 성인이 되서도 항상 배려심깊고 착하다는 소리를 들었고
남에게 무언가를 사거나 주는걸 아깝다고 생각해본적도 없어요.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사랑받았기 때문에 사교성이나 눈치는 갖추지 못했지만
성격이 둥글둥글하고 무뎌서 누구에게 미움받아본적은 없어요.
얼굴도 엄청 이쁘지는 않아도 그냥 이쁘장하다는 소리정도는 듣고 꾸미고 다니고
대학은 수능을 망쳐서 좋은 학교는 아니지만 그냥 30%안에 드는정도의 대학에 왔네요.
그게벌써 4년전이네요... 시간참 빨라요 ㅎㅎ
대학와서 연애를 시작하게 되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내가 사귀던 남자들에게서 하나같이 듣던 소리... "너같이 착한여잔 처음만나본다."
남자친구를 만나면 마치 아들이라도 키우듯 밀당 이런것도 없이
그저 잘해주고 사랑해주고 다 이해해주고 구속하지도 않고 항상 따뜻하게 품어줬어요.
꽃다발 커플링 케잌 옷 악세사리 이런것조차 선물로 받아본적 없어요.
사준다고 해도 "난 오빠만 있으면 되^^" 이러면서 거절했거든요.
기념일 이런것도 항상 제가 챙겼어요 내가 고른 향수 남자친구가 뿌리고다니고
내가 만든 맛있는 초콜릿 먹어주는것만 해도 너무 좋았어요.
근데요 다들 마냥 잘해주니 그걸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다들 날 소홀히 대하더라구요..
일주일에 두번 술은 마시면서 일주일에 한번 날 보는것도 귀찮아하고
나랑 술먹고 자기 아는 형들이랑 유흥업소 가고, 나이트 가고...
그래서 헤어지자고 하면 못헤어진다고 울면서 붙잡고 집에 찾아와서 빌고
그래서 용서해주고 한번더 기회를 주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헤어지기 위해 핸드폰 해지한적도있고... 정말 별짓다하고...인맥도 다끊기고...
이런식으로 연달아서 세번의 연애를 다 실패했네요.
그동안 제인생에 먹구름이 낀것처럼 슬프고 우울했어요 자기비하도 많이 했구요.
내가 너무 못나고 초라한 여자처럼 보였어요. 우울증도 오고 병원도 다녔어요.
근데 요즘은 책도 많이 읽고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가지다보니
점점 내가 가진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들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 새내기 직장인인데 월급은 많지 않아요.
일 특성상 근무시간이 5시간이고 첫월급은 150.
(그래두 정규직이구 2년뒤엔 250까지 받을수 있대요 ㅎㅎ )
오후 두시부터 일곱시까지만 일하다보니 하루종일 남는 시간도 많고
요즘은 베이킹에 관심이 생겨서 그동안 그런걸 만들어서 주변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있어요.
거의 지난 4년동안 중간중간 몇달씩 공백기 빼고는 항상 남자친구라는게 있었는데
그게 있었을때 행복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남자친구가 없는 지금, 솔로인 지금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면서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깨달아가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도 깨달았구요.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겠죠. 저도 어릴적 사랑받고 자랐다고 해도
친척오빠한테 성추행도 당해보고 대학때 선배한테 강간당할뻔한적도 있고
친구한테 뒤통수맞고 돈떼인적도 있고 연애하면서 무수한 상처 받았고
이상한 술집여자들한테 집단폭행도 당해봤고
믿던 지인이 발신자표신자제한으로 저한테 음란영상전화를 해서 피해자로 경찰서도 가보고 ㅎㅎ
어쩌다보니 나쁜 병까지 얻어 고되고 힘든일을 못해요. 그래서 5시간 일하는 직장을 택했고...
하지만 내게 행복한 일은 더 많다고 생각해요. 따뜻한 방에서 자는것 맛있는걸 먹는거
모든걸 털어놓을 친구가 있는것 좋은 부모님이 계신것, 직장이 있다는것, 젊다는것...
많을 추억을 가졌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따뜻한 마음이 있다는것이 행복하네요.
나 자신을 행복하다고 느끼다보니까 내게 상처주었던 사람들을 용서하고 이해하게 되고
그런 것에도 감사하게 되네요^^ 세상 사람들 모두가 저처럼 행복했음 좋겠어요.
그런뜻에서 이번달 월급받으면 유니세프 정기후원도 시작하려구요 ㅎㅎ
그냥 밤에 잠도 안오고 주저리주저리 써봤어요 ㅎㅎ
여러분들도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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