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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6005
    작성자 : Lymph
    추천 : 12
    조회수 : 2020
    IP : 50.131.***.42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6/12/17 07:46:35
    http://todayhumor.com/?wedlock_6005 모바일
    싸늘함
    마누라가 요즘 연말인지 한창 분위기가 들떠올라 모임을 이곳저곳 잡는다.
    이상한건 마누라가 그렇게 나대는 성격도 아니고, 휘어잡는 스타일도 아닌데..
    이상하게 어느 모임에서든 보스격으로 취급받는다..
    모든 사람이 결재를 맡으러 오고, 연락도 다 마누라를 통해서 이루어지곤 한다..
    흥미롭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나한테만 완장질하지 않으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어제도 늦게 퇴근하고 오니 동네 아줌마들과의 모임으로 집안은 술판이 되있었고..
    그 술판에 쭈볏쭈볏한 동양인 남자인 나는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방구석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마누라가 급히 들어오며 '미안, 갑자기 이렇게 되서 말을 못했어' 하며 식은 파이를 던져주고..
    찡긋 윙크를 해준다..저 망할 윙크때문에 내가 너무 물러터지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어쨌든  이게 결혼생활이지 하며 식은 파이를 입에 물고 딸래미와 아웅다웅하며..
    저 시끄러운 인간들은 이제가나 저제가나 방구석에서 염불을 외우고 있었다..

    11시에 시끄러운 동네 백인아줌마들이 슬슬 나가는 소리가 들리길래..
    황급히 나서서 그래도 이쁜 남편 노릇해보겠다고 다음에 또 오세요..
    아줌마 정말 이쁘세요 라며 속에도 없는 빈말을 해댔고..
    동네 아줌마들은 마누라를 참 잘 만났다며 이건 당췌 이해도 할수 없는 말을 했다..

    하여간 그리 탐탁치 않은 마음으로 이미 등에서 잠든 딸래미를 곱게 뉘이고..
    방으로 돌아오니 마누라가 특유의 나 잘못했어요 하는 표정으로 날 보고 있다..

    머리를 쓰담쓰담해주며, 됐어 열두시안에 끝났으니 됐지..잠이나 자자 피곤하다 했더니..
    초특급 마사지를 해준다며 누워보라고 한다..
    그래서 죄책감 없이 발을 내맡기며 뭔가 석연찮게 에로틱한 감정이 올라오는걸 애써 무시하며..
    스르륵 잠이 들어버렸다..정말 마사지가 좋아서 잠들었나보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미 마누라는 출근준비를 끝내고 딸래미 맡길 준비에 한창이였다..
    '마누라, 어제 마사지 정말 최고였음!'하고 엄지척해주니..

    날아오는 시선이 싸늘하다..차라리 말을 걸지 말것을..
    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었으나 고양이 앞에 쥐마냥 옴짝달싹할수가 없었다..

    아 오늘은 봉사해야겠구나..

    Lymph의 꼬릿말입니다
    but 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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