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자리에 앉을 시간 없이 돌아다니다가 큰 업무가 끝나고, 겨우 앉아서 또 다른 업무를 시작하려는데 참여자 어르신께서 왜 일처리를 빨리 안해주냐고 화를 내셨다. 오늘따라 어르신의 짜증 섞인 말투가 내 마음을 세게 내려치는 것 같았다. 억울한 마음이 있었던 거다. 그래서 평소처럼 죄송합니다. 하지 않고, 아니 그게 아니라요 ~해서 그런거잖아요. 하면서 삐죽거렸다.
어르신은 화내시면서 전화를 끊었고, 끊어진 전화에 나는 생각하고 생각하고,
반성하고,
내 사람을 끌고가는 능력을 키우자고 다짐했다. 내 사람들이 행복해야 한다고.
내 장점 중 하나는 사이가 틀어졌어도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말 걸 수 있다는 것이라, 다시 어르신께 웃으며 전화를 걸었다.
앞으로의 일정은 이러이러하니까, 걱정하지 마시라고, 어르신이 걱정하는 일은 절대 만들지 않을 거라고 전했다.
어르신은 쭈뼛쭈뼛 말씀하셨다. - 선생님 죄송했어요. 아까는... 답답해서 그랬어요. 고맙습니다. 아니에요.. 제가 더 죄송해요. 라고 대답하는데 죄책감에 코 끝이 찡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피곤하고, 불편한 것은 안 보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자라온 환경의 영향이 클 것이다. 이리 저리 치여서 살다보니, 피곤한 것은 멀리하는 게 제일이라는 걸 학습한거다. 그게 답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깨닫고 있는 요즘.
달리 내 사람이 아니다. 나를 스치거나, 눈빛과 대화를 나누며 교류하는 사람들 모두 내 사람인 것이지.
엉키고 꼬일지라도 어찌 되었든 풀어가야할 과정이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한다. 둘러보고, 지켜보고, 대화하며 같이 가자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