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65주기를 맞아 역시나 "젊은 세대가 한국전쟁에 대해 잘 모른다"는 기사가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과연 젊은 세대가 노년층에 비해 한국전쟁에 대해 잘 모르고 안보의식이 약할까요?
최근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 보시면 다음과 같습니다.
보수 성향이 짙은 노년층은 한국전쟁에 대해 잘 알 것 같습니까? 땡.
20대에서 53%, 30대 61%, 40대 81%, 50대 70%, 60대 이상 55%로 나타났습니다.
즉 60대 이상이나 20대나 별 차이가 없다는 거죠.
근데 왜 노년층의 안보인식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고 젊은 층만 질책하는 걸까요?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이 새누리당 지지층보다 더 높은 수치가 나왔다는 겁니다.
지역적으로도 큰 편차가 없이, 전라도=종북 운운하는 프레임의 허구성을 잘 드러냅니다. (오히려 대구경북이 가장 낮군요?)
노인들이 20대를 보고 안보에 무지하다고, 일베가 전라도를 보고 안보에 무지하다고 할 자격이 있습니까?
전쟁을 일으킨 주체에 대해서는 국민 대부분이 북한이라고 답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죠. 지역적으로 비교해도, 연령으로 비교해도, 지지정당별로 비교해도 무의미한 차이밖에 없습니다.
20대에서 북한이라고 답한 비율이 82%에 불과하다구요? '남한'이라고 답한 비율은 0%입니다.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여론조사입니다. 과연 어느 세대에서 더 '철저한 안보태세'가 확립되어 있을까요?
여기서도 역시 20대가 60대보다 더,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이 새누리당 지지층보다 더 경각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쟁에 기꺼이 참전하겠다는 비율. 연령별로 큰 차이가 나지 않을 뿐더러, 남성에 한해서는 20대가 가장 높았습니다.
여기서는 새누리당 지지층의 참전 의사가 더 높군요.
20대가 안보에 무지하다는 뉴스는 시도 때도 없이 올라오지만, 다른 통계치는 그냥 다 지나치는 걸까요?
물론 20대의 47%나 한국전쟁 발발연도를 제대로 답하지 못한 점은 충분히 지적받을 만 합니다. 그 정도는 당연히 알아야죠.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노인층도 만만치 않은데 말입니다.
오히려 상당수의 지표에서 새정치 지지층이 더 안보에 경각심이 큰 것으로 나오는 걸 봐도,
과연 (자칭)보수 노인층이 요즘 젊은이 보고 안보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