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프로그램에서 장영란은 여성 성기를 칭하는 비속어로 화제가 됐다. KBS 2TV '해피투게더 도전 암기송'에서 장영란은 '보X창조'라고 잘못 발음했는데, 우리의 네티즌은 때를 놓치지 않고 영상을 재편집해 큰 화제가 됐다. 편집 동영상은 듣기에 따라 '미켈란젤로 보지창조'로 들리면서 누리꾼들의 논란은 가열됐다.
장영란이 비속어를 썼다며 누리꾼들은 비난했고 장영란측과 제작진측은 해명을 하면서 논란은 일단락 됐다. 한편 한글날을 맞아 '보지'는 비속어가 아니라는 누리꾼들의 움직임 또한 분주하다.
누리꾼들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유생 이항복의 소년 시절과 이황의 문답을 예로 들고 있다. 이항복이 이황 앞에 나아가 "여자의 소문을 '보지'라 하고, 남자의 양경을 '자지'라 하니 그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하고 물었다.
당돌하기 그지없는 이항복의 질문에 당대의 유학자 이황은 "여자의 소문(小門)은 걸어 다닐 때 감추어진다고 해서 걸음 '보(步)' 감출 '장(藏)' 갈 '지(之)' 세 자로 보장지이고, 남근은 앉아 있을 때에 감추어진다고 해서 앉을 '좌(座)' 감출 '장(藏)' 갈 '지(之)' 세 자로 좌장지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옥문을 말하기 쉽도록 일컫어 감출 장(藏)은 빼고 "보지"라 하는 것이라 설명했고, 남근 역시 감출 장을 빼고 좌지라 한 것인데 잘못 전해져 발음이 변해 "자지"라 하는 것이라 밝혔다.
이황의 백관들이 소년에게 "뉘 집 자식인지는 모르나 어린 아이가 어른들 앞에서 그런 질문을 하는 거 보니 버린 자식일 것"이라고 한탄했다.
반면 이황은 "모든 사람이 부모에게서 태어날 때 이미 "자지"와 "보지"를 몸의 일부분으로 타고나는 것이 자연의 이치요, 또 말과 글을 빌어 그것들에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것이 당연한데, 그런 말을 입에 올리는 것이 무슨 잘못이라 말이냐"고 다그쳤다. 다만 음과 양이 서로 추잡하게 합하여 사람 마음이 천박해지는 것을 꺼리는 까닭에 그런 말을 쉽게 입에 올리지 않는 것이지, 순수한 마음으로 말할 적에야 백 번을 부르기로서니 무엇을 꺼릴 게 있느냐는 말로 성에 대한 식견을 전했다.
이밖에도 누리꾼들은 '보지'와'자지'의 어원들을 찾기에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보지의 어원은 "볻"이다. '볻'은 뿌리나 씨(種)의 뜻을 가지고 있는 고어인데 동북아 일대에서 아직도 변형되어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볻'과 접미사 '옴'이 붙어 현대어에서는 '봄'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어원을 따지고 본다면 '보지'와 '봄'은 같은 말에서 유래되었다.
'자지'의 어원은 '잦'이다. 'ㅈ'은 'ㄷ'에서 변한 자음이고, '잦'은 '닫'으로 변형된다고 알려졌다. '닫'의 원뜻은 '씨'다.
'보지'는 만물의 뿌리가 되는 봄을 칭하며 '자지'는 그 뿌리를 만들어주는 씨를 칭한다.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언어로 손꼽히는 한글은 저속한 성인문화에 묻혀 그 본질의 뜻을 잃어버린 채 저속한 뜻으로 재해석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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