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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597884
    작성자 : 아크테릭
    추천 : 4
    조회수 : 727
    IP : 119.202.***.133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5/06/14 15:38:00
    http://todayhumor.com/?sisa_597884 모바일
    (스압주의)성완종 리스트: 검찰의 거미줄 같은 수사
    옵션
    • 펌글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이 56자의 메모와 충격적인 인터뷰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지 40일 정도 지났다. 특별수사팀을 꾸린 검찰은 5월 21일, 리스트에 오른 8명 중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한 불구속 기소 방침을 확정했으며, 그 시기는 추후에 결정하겠다는 희한한 입장을 밝혔다. 그나마 공식적인 수사결과 발표도, 보도자료나 브리핑 형태도 아닌 관계자에 따르면이다. 의도한 바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하필이면 신임 총리 내정 발표까지 겹치며 ‘성완종 리스트 수사’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변두리 뉴스가 되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볼일 보고 뒤를 닦지 않은 듯, 형편없는 수사결과다. 과연 시간을 들여 논평할만한 가치가 있을까 싶다. 그러나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가운데 잊히는 것이야 말로 이 사건을 수사한 쪽과 수사 받는 쪽 모두가 바라는 일일 것이기에,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현재까지의 수사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Q&A 형식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Untitled-1.jpg
    성완종 리스트에 있는 인물들
    왼쪽 위부터 김기춘, 허태열, 이완구, 서병수, 이병기, 유정복, 홍준표, 홍문종
    (출처- 연합뉴스)


    Q: 홍준표와 이완구, 두 사람에 대해 불구속 기소 방침을 확정했다면서 뜸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A: 수사가 길어지는 건 보통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기소에 필요한 증거가 부족한 경우다. 그러나 이완구와 홍준표의 경우 기소를 하겠다는 걸 보면 수사는 마무리된 것 같고, 증거까지도 어느 정도 확보한 것 같다. 만일 고소인과의 합의를 통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라면, 기소 방침이 섰더라도 다소 시간을 끌며 합의를 하도록 배려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그런 경우도 아니다. 아마 나머지 6명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 때 한꺼번에 기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Q: 굳이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나?

    A: 검찰에 따르면 공판과정에서 다른 6명에 대한 수사기밀이 누설될 우려가 있다는 건데, 그다지 설득력이 높지 않다. 내가 보기엔 검찰 내부적으로 이미 ‘2명 기소, 나머지 불기소’로 결론이 내려진 게 아닐까 싶다. 보여줄 수 있는 게 달랑 두 명인데 일찌감치 기소해버리면 국민들의 기대치만 잔뜩 높아질 테고 이후 수사기간은 놀고먹은 거밖에 안 되지 않나. 나머지 6명이 전부 박근혜의 측근이며 그들에 대한 혐의는 대선자금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점에서, 이들이 불기소 될 경우 봐주기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결국 한 달 뒤든 두 달 뒤든 8명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때 ‘전부 다 봐준 건 아니고 그래도 거물급 두 명을 기소하는 성과를 올렸어여’ 이런 퍼포먼스를 하기 위해 기소를 미루는 것이다.


    Q: 6명이 모두 불기소 될 거라고 보는 이유는?

    A: 우선 허태열과 김기춘의 경우 혐의는 구체적이지만 공소시효가 지났다. 서병수와 유정복은 액수만 적혀있을 뿐 돈을 건넨 일시 장소와 경위 등을 특정하기가 어렵고, 이병기는 금액마저 적혀있지 않아서 사실상 수사할만한 근거가 없다. 남은 건 홍문종 뿐인데, 성완종의 인터뷰 내용도 그렇고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 조직본부장이었던 그의 지위에 비추어보더라도 그가 받았다는 돈은 박근혜의 대선자금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검찰이 과연 판도라의 상자를 열 수 있을까?


    142958878336_20150422.JPG 
    (출처- 조선일보)


    Q: 그러나 성완종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홍문종에 대한 자금제공 경위는 이완구나 홍준표만큼 구체적이지 않다. 따라서 홍문종을 수사하는 건 검찰의 의지만으로는 역부족 아닐까?

    A: 노노. 위에 언급한 5명에 대해서는 수사할만한 단서가 없거나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점에서 의지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이야기도 타당할 수 있다. 그러나 홍문종은 좀 다르지 않나? 성완종의 인터뷰에 비추어 봤을 때, ‘2012년 대선과정에서(시기), 같은 사무실을 쓰며(장소), 2억 원의 돈을(대상), 현금으로(방법) 주었다’는 수사의 실마리가 분명히 드러나 있다. 어느 정도 추측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지만 대선자금, 구체적으로는 조직관리 측면에 썼을 거라고 사용처까지 지목하고 있다. ‘대선과정’이라고 하니까 졸라 길어 보이지만, 선진당과 새누리당이 합당한 건 2012년 10월 25일이고, 성완종이 선대위 부위원장이 된 건 11월 16일, 그 해 대선은 12월 18일에 있었다. 아마도 한 달, 길어야 두 달 안쪽의 일이었을 거란 얘기다.


    Q: 그러나 성완종은 이미 죽었고 홍문종은 1원이라도 받았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며 펄펄 뛰고 있는데 과연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겠나?

    A: 그런 거 하라고 검찰이 있는 거 아닌가? 선관위에 가보면 새누리당에서 2012년 대선비용으로 신고한 내역이 있을 것이다. 그거랑 새누리당 조직본부 쪽에서 썼던 회계장부, 통장 같은 걸 제출 받아서 일일이 대조해 봐야 한다. 확실하기는 영장 받아서 사무실이랑 금융계좌 전부 다 까보는 게 제일 확실한데, 일반 회사랑 달라서 정당, 그것도 집권여당 당사를 수색하는 건 부담이 있을 거다.

    결국 ‘영장 받아서 서로 피곤한 일 만들지 말고 좋게 좋게 갑시다’ 이런 식으로 잘 구슬려 언론플레이하고 여론몰이로 압박해서 장부를 안 내놓으면 못 버티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 장난을 친다면 증거인멸이나 사문서위조, 금융실명제법위반 등으로 처벌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법원 판례는 아직 소극적인 입장인 것 같은데 실무적으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같은 것도 많이 적용하는 모양이더라.

    또 하나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정보제공 요청을 하는 것이다. FIU는 금융기관을 이용한 돈세탁 방지를 위해 금융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기관이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기관들은 불법 재산으로 의심되는 금융거래나 고액 현금거래에 대해 FIU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으며, FIU는 이러한 금융거래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특히 위 법률 제7조 제4항에 따르면, 검찰총장 등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특정형사사건의 수사 등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정보 제공을 요구할 수 있다. 2억쯤 되는 돈을 흔적도 없이 써버렸다는 건 말도 안 되고, 잘 뒤지다 보면 분명히 의심스러운 자금의 흐름이 잡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당시 자금을 운용했던 실무자를 추궁하고, 홍문종의 진술과 엇갈리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명색이 특별수사팀에 뽑힌 검사들이라면 이 정도를 모를 리는 없을 테니, 이것조차 안하고 ‘증거가 없어서 불기소’ 타령한다면 의지의 문제라는 얘기다.


    8001525963_20150422.JPG  
    (출처- 한겨레)


    Q: 검찰은 이완구에 대한 기소도 망설이는 듯 보였다.

    A: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이것도 개그라고 봤는데, ‘2013년 4월 4일, 부여에 있는 이완구 선거사무소에서 현금 3천만 원을 비타500 박스에 담아 건네주었다’라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사안을 무슨 근거로 불기소 하려고 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불기소 하는 이유를 쓰기가 더 어려울 것 같은데? ‘피의자는 초범이다’ 말고 참작할만한 사유가 더 있나?


    Q: 검찰에 따르면 이날 성완종과 이완구가 만난 것까지는 확인되었으나, 비타500 박스에 담아준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두 사람이 돈을 주고받는 결정적인 순간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A: 그게 개그라는 거다. 직접 목격한 사람이 없는데, 비타500 박스가 아니었다는 걸 어떻게 알았다는 건가. 운전사가 됐든 수행비서가 됐든 그 자리에 있었던 누군가는 돈이 담긴 봉투나 상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들어가기 전에는 상자나 봉투를 들고 있었는데 나올 때는 빈손이었다면 버리고 나왔겠나? 즉, 검찰로서는 그날 이완구와 성완종이 만난 사실, 그리고 그 당시 성완종이 비타500이 됐든 봉투가 됐든 돈이 든 무언가를 가지고 갔던 사실만 입증하면, 이완구 쪽에서 우리는 그런 거 받은 적 없다든지, 받긴 했는데 돈이 아니고 비타500 음료였을 뿐이라는 걸 입증하지 않는 한 유죄의 심증을 뒤집기 어려울 것이다.


    Q: 그런 걸 아는 검찰이 왜 바보 코스프레를 하고 있을까?

    A: 알아서 기는 거지. 수사의 최고 책임자라 할 수 있는 법무부장관(황교안)은 이완구의 성균관대 후배이며 얼마 전까지 내각에서 함께 일했다. 같이 만나서 회의도 하고 밥도 먹고 하다 보면 친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 김황식 전 총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변호인이 되기까지 했는데, 후임 총리로 영전을 앞둔 황교안 입장에서도 전임자에 대해 구속이네 기소네 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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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한겨레)



    Q: 홍준표에 대한 불구속은 어떻게 보나?

    A: 사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홍준표만은 구속될 줄 알았다. 피의사실도 구체적이며 본인의 전당대회 선거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이기에 정권 차원의 부담도 크지 않다. 여당 내 비주류 인사로서 지켜줄 세력도 변변치 않은데다가, 증거인멸 의혹마저 있다. 현실적으로 박근혜의 대선자금에 관한 수사를 하기 어려울 검찰의 입장에서, 그나마 체면을 세우려면 거물급 인사를 구속시켜 여론을 잠재울 필요가 있는데 이에 딱 맞는 타깃이 홍준표이기 때문이다.


    Q: 홍준표의 여론몰이가 성공한 셈인가?

    A: 여론에 호소하는 대응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당초 배달사고 가능성을 제기하던 그는 쌩뚱맞게 성완종 메모의 증거능력을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돈을 받았다는 사실 그 자체에 대한 해명이 되지 못하는 이러한 주장은 정치적으로는 구차한 변명일 뿐이다. 물론 법리적으로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으나, 그러한 주장만으로 불기소되기 어렵다는 건 검사출신인 홍준표가 더 잘 알고 있을 거다. 결국 기소를 피할 수 없다면 무죄를 받기 위해 법정에서 오픈했어야 할 내용일진대 너무 일찍 패를 보여줬다.

    검사가 바보가 아니라면, 홍준표의 주장을 참고해 증거관계를 더욱 철저히 보강하겠지? 더 나아가, 수사에 고분고분하지 않는 피의자를 괘씸히 여겨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별건수사로 압박해 들어갔을 것이다. 더구나 홍준표 측근들이 전달자로 지목된 윤승모 씨를 회유한 정황마저 포착되었다.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인멸인지라,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Q: 그렇다면 홍준표가 구속되지 않은 건 검찰에서 밝힌 것처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구속기준이 ‘2억 원’이기 때문인가? 아니면 도정공백을 우려한 탓인가?

    A: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구속기준은 ‘2억 원’이라느니, 도정공백이 우려된다느니 하는 말들은 불구속이란 결론을 낸 뒤에 갖다 붙인 것이다. 2009년 3월 그러니까 소위 ‘박연차 리스트’ 사건 당시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밝힌 구속기준은 ‘1억 원’이었으며, 이에 미달하더라도 구속되거나 영장이 청구된 사례는 적지 않다. 도정공백이란 부분도, 지난날 임창열 경기지사, 심완구 울산시장, 안상영 부산시장 등 다수의 현직 시도지사를 구속했던 검찰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솔직히 진주의료원 폐쇄, 무상급식 중단 등 도지사로서 홍준표의 행태를 보노라면 차라리 도지사가 없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Q: 그러면 홍준표는 어떻게 무상급식을 면하게 되었단 말인가?

    A: 결국 인맥인 거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홍준표의 사법연수원(14기) 동기이자 검찰 임관 동기다. 두 사람은 서울지검에서 함께 검사생활을 시작한 인연도 있다. 홍준표의 변호인을 맡고 있는 이우승 변호사도 사법연수원 14기 출신이고.

    한편 홍준표의 고려대 법대 후배인 문무일 특별수사팀장은 이우승 변호사와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별검사팀에서 함께 일했던 사이이기도 하다. 홍준표의 또 다른 변호인인 이혁 변호사도 특별검사팀의 일원이었는데, 이 변호사는 2009년 인천지검에서 형사1부장으로 재직하며 문무일 1차장을 모시기도 했었다.


    팅구.jpg
    우리 친구 아이가? 


    Q: 수사라인과 친분이 있는 변호인 쓰는 건 비단 홍준표 뿐만은 아니지 않나? 고작 그 정도의 인맥으로 구속을 면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A: 물론이다. 이번 사정의 컨트롤타워인 우병우 민정수석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한겨레 임석규 기자에 따르면 홍준표와 우병우는 학연, 혈연, 지연을 넘어선 특수관계인이라고 한다. 한겨레 2015년 4월 26일자에 실린 <임석규의 정치빡>을 살펴보도록 하자.


    기사.jpg

    홍준표 경남지사는 평소 “병우야!”라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부른다. 새까만 검찰 후배여서만이 아니다. 안면만 트면 ‘형님, 동생’ 하는 홍 지사의 붙임성 좋은 기질 때문도 아니다. 우 수석도 홍 지사에겐 어렵게 대한다고 한다. 두 사람을 ‘특수관계’로 엮어준 매듭은 우병우 수석의 장인 이상달(2008년 작고) 전 정강중기·건설 회장이었다.

    이씨는 경기도 화성에 있는 기흥컨트리클럽의 대주주였다. 기흥골프장은 퇴직 경찰관의 모임인 경우회가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사업권을 따내 이상달씨의 자본을 가지고 만든 골프장이다. 사업권을 경우회에 내줬는데 골프장 지분의 과반이 이씨와 그 지인들에게 넘어간 것으로 드러나자 경우회 간부들이 수사를 받게 됐다. 전직 경찰총수 등 고위직들이 줄줄이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1993년 5월부터 7월까지 이인섭 전 경찰청장과 옥기진 전 치안감 등 전직 경찰 수뇌부 5명이 이상달씨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씨에게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그런데 검찰은 지병이 악화해 수감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이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이씨의 나이가 54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이 사건을 서울지검 특수3부가 맡았는데 정홍원 전 총리가 당시 특수3부장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이상달씨는 기흥골프장을 인수하는 데 성공한다. 검찰 수사와 골프장 인수 과정에서 이씨에게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준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지금의 홍준표 지사였다. 홍 지사는 이런 사실을 주변 지인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하곤 했다고 한다. 홍 지사가 이씨에게 구체적으로 무슨 도움을 줬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그 무렵 홍지사가 무척 ‘잘 나가던 검사’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이상달씨가 서울지검 수사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던 1993년 홍 지사는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로 재직하며 한참 성가를 높이고 있었다. 돈을 받고 슬롯머신 업자에 대한 내사를 무마해줬다는 혐의로 검찰 상사이던 이건개 당시 대전고검장을 구속 기소한 것도 그 시절이었다.

    어쨌거나 어려운 시절에 도움을 받은 이상달씨로선 홍 지사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는 사람일 것이다. 홍 지사에게 두고두고 은공을 갚아야 하는 장인의 처지를 둘째 사위 우병우 검사도 모를 리 없었을 거다.


    Q: 그럼 홍준표의 불구속은 본인 그리고 변호인들의 인맥을 십분 활용하여 수사라인을 무력화시킨 개인기의 승리라고 봐도 무방하겠네?

    A: 그렇다. 내가 아는 한 저 정도의 증거인멸 의혹과 언론플레이를 일삼으며 검찰을 조롱한 피의자가 불구속된 사례는 전무후무하다. 심지어 국가 예산으로 집행된 원내대표 활동비를 생활비로 썼다는 얘기까지 털어놨는데, 업무상 횡령으로 처벌할 수 있으며 아직 공소시효도 지나지 않았다. 별건수사를 밥 먹듯 하는 검찰에서 이런 자백 아닌 자백을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건, 수사의지가 없다는 얘기지.


    Q: 역시 검찰은 믿을 수가 없다. 특검으로 가야 하나?

    A: 그게 맞는 길이긴 한데, 생각보다 문제가 복잡하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현재 ‘상설특검’이라는 제도가 있다. 근데 이게 쥐약이다. 국회에서 의결하면 특검 자체는 구성할 수가 있는데, 추천위원회에서 2명의 후보를 추천하면 그 중에 한 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현실적으로 여당 몫으로 1명, 야당 몫으로 1명이 추천될 거라고 생각해 보면, 대통령은 여당 쪽 추천인사를 특검으로 지명하겠지? 특검팀이래야 특검보 2명에 특별수사관 30명, 그 밖에 파견검사 5명과 파견공무원 30명뿐이고, 수사기간도 60일, 최대한 연장해 봤자 90일에 불과하다. 그나마 수사기간을 연장하려면 대통령의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 이래 가지고 무슨 수사가 되겠나?
     

    Q: 어쩌다 이런 법이 통과되었나.
     
    A: 19대 국회 전반기 때 소위 상설특검 또는 공직자비리수사처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많이 있었다. 대선 당시 새누리당도 상설특검제 도입을 공약했기 때문에 합의가 가능할 거라고 본 것이다. 그런데 제도특검이냐 기구특검이냐를 놓고 설왕설래하더니 제도특검으로 합의해버렸다.

    제도특검이라면 그때그때 일이 생길 때마다 새로이 특검을 구성한다는 얘긴데, 이걸 상설(常設)이라고 부를 수 있나? 평소에는 자기 일하다가 전쟁 날 때마다 불려오는 사람들을 예비군이라고 부르지 상비군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일 생길 때마다 국회에서 의결할 것 같으면 그때그때 특검법을 제정하는 거랑 뭐가 다르단 말인가?  상설특검이라는 이름에 집착해 유명무실한 제도특검에 합의해준 결과, 이런 사건에서 별도특검 주장을 해봤자 먹히지를 않는 것이다. 부끄러웠는지 법 이름에서 상설이란 단어는 빼버렸지만, 명백한 야당의 미스였다고 본다.
     

    Q: 야당이 제출한 별도 특검법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없나?

    A: 상설특검법이 버젓이 살아 있는데 뭐가 아쉬워 별도특검을 받겠나? 재보선도 승리했겠다, 야당은 내분으로 지리멸렬하겠다. 더욱이 이완구와 홍문종에 대한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이상 앞으로 검찰의 화력은 ‘참여정부의 성완종 특별사면 의혹’에 대한 수사로 집중될 것이다. 여당에선 별도특검을 하려면 이 부분부터 수사하자고 들 것이다.
     

    Q: 사면해준 사람도 사면 받은 사람도 모두 고인이 되었는데, 특별사면을 수사한들 과연 실익이 있을까?
     
    A: 물론 그러하다. 실무자 중에 돈 받은 사람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처벌받을만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혹시라도 권한 있는 누군가가 돈을 받았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사면대상에 올려 두었겠지, 그렇게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막판에 우겨 넣는 식으로 사면 받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입장에선 실체적 진실이나 처벌가능성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 일단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나, 민정수석이었던 전해철 의원 등을 피의자로서 수사선상에 올려두면 족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밝힐 수 없다며 불기소처분 하겠지만, 어떻게든 ‘여당도 불기소, 야당도 불기소’되는 비주얼만 만들면, ‘여당이나 야당이나 도긴개긴’이라고 물타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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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구 전 총리와 악수를 나누는 황교안 총리 후보자


    Q: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총리에 지명된 것과 이 사건 수사가 연관이 있을까?
     
    A: 당연히 그렇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통합진보당 해산도 큰 공이지만, 이 사건 수사를 이완구와 홍준표 선에서 마무리함으로써 정권 차원의 부담을 줄여주었다는 부분 또한 반영되었을 것이다. 아울러 법무부장관의 교체로 후속 검찰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모든 검사들의 관심이 인사에 쏠린 사이 성완종 리스트 수사는 자연스레 유야무야 될 것이다.


    Q: 이완구와 홍준표의 재판을 예상해본다면?

    A: 홍준표의 경우 전달자로 지목된 윤승모 씨의 진술이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다. 당연히 홍준표는 윤 씨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려 들겠지만, 두 사람의 밀접했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윤 씨가 허위진술을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윤 씨가 결정적인 사항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좌충우돌하지 않는 한 유죄 판결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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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잠을 못 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출처- 조선일보)


    이완구는 ‘돈 받는 걸 직접 본 사람이 없다’라는 이유로 계속 ‘모른다’ 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로 일관할 것이다. 아울러 검찰 측 주장의 모순점을 찾아 방어하려 들 것이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당시 ‘40년 전 엑스레이 사진까지 보관중’이라는 둥 철저한 자기관리를 자랑하다가, 김치찌개 사건으로 궁지에 몰리자 ‘요즘 잠을 못 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궁색한 변명을 했던 지라 어떤 변명을 해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다만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검찰의 의지 부족으로 제대로 입증을 못할 경우 1심 또는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Q: 향후 두 사람의 정치적 입지는?

    A: 일단 기소가 되면 당원권이 정지된다고 한다. 아울러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새누리당에서 출당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현직 국회의원인 이완구는 명예회복을 위해 무소속으로라도 내년 총선 출마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고, 새누리당은 해당 지역구에 공천을 하지 않거나 무명 인사를 공천하여 그의 당선을 도와줄 가능성이 있다. 경남지사인 홍준표는 캐릭터에 비추어 위축되지 않고 꿋꿋하게 도지사 직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잊을만하면 언론을 통해 ‘내 명예는 내가 지킨다’라는 식으로 호연지기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벌금 100만 원 이상의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두 사람 모두 직위상실에 피선거권 박탈이다.


    Q: 현재까지의 수사상황에 대해 총평하자면?

    A: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지리멸렬하다. 남은 수사상황을 좀 더 지켜본다고 해도 별반 뾰족한 결과가 나올 것 같지도 않다. 결국 이 사건으로 구속된 사람은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성완종의 측근 두 사람뿐이다. 본범인 성완종이 사망하여 처벌할 수 없게 된 상황에 증거인멸 혐의자만 구속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그 두 사람을 잡아가둠으로써 더 큰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역시 파리는 걸리지만 참새는 빠져나가는, 거미줄 같은 검찰의 수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수사를 지휘한 사람이 총리가 되어 정치개혁이나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는 나라, 이게 2015년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내생각~~~~~~
    긴 글이네요.
    이번 메르스 사태도 부패와 전혀 무관하지 않고 또 이런 정부에 의해서 유발됐을 가능성을 전제로 복잡한 셈법을 머리속에 그려 보았는데요.그 결과 부패는 곧 이기적무능이라는 나만의 답을 얻었구요.정부와 삼성간의 실리 추구로 인한 정보 미공개가 두드러진 예라고 생각되네요.유착관계의 상호 작용은 뭐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 것이라 판단되구요.
    메르스 사태로 불안하구 정신 없으시겠지만 한번더 되짚어 보고 상기하잖 취지에서 긴 글 인용해 드렸습니다.
    건강들 잘 챙기시구 존 휴일 보내세요
    출처 http://www.ddanzi.com/index.php?mid=ddanziNews&category=977703&document_srl=6228486

    2015. 05. 22.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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