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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597230
    작성자 : 늙은도령
    추천 : 10
    조회수 : 897
    IP : 182.216.***.194
    댓글 : 19개
    등록시간 : 2015/06/10 16:10:58
    http://todayhumor.com/?sisa_597230 모바일
    노건호의 추도사, 메르스로 현실화되나?

    (부시 정부의 실정의 홍수에) 대해 공화당원들은 간단명료하게 "정부라는 '기업'은 본래 실패하게끔 되어 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또한 나라를 들쑤셨던 부패 사건들은 특정 이데올로기와는 무관하며 대세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단지 개별적인 '썩은 사과'의 도덕적 실수일 뿐이라고 지껄여댔다.


                                             ㅡ 토마스 프랭크의 《정치를 비즈니스로 만든 우파의 탄생》에서 인용 




    이명박이 정동영을 꺾고 대통령에 오른 다음 임기 내내 노무현의 흔적을 지워나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모토가 ABR(Anything But Roh : 노무현 빼고 무엇이던지)이었다는 것에서 보듯, 노무현 정부 때 세워놓은 각종 국가재난관리 체계마저 모조리 지워버렸습니다.



                                    참여정부_안전매뉴얼.jpg


    현 정부 들어 국가안보를 총괄했던 NSC(국가안정보장회의)를 부활시켰지만, 위기관리를 위한 종합메뉴얼과 재난상황을 대처하기 위한 종합메뉴얼, 정부의 예산과 기금을 관리하기 위한 국가재정법, 토건족이 악용한 국토균형발전처럼 국민의 안전과 생명, 이익을 위한 참여정부의 업적에 대해 보수정부의 노무현 지우기는 멈추지 않고 계속됐습니다.



    이 바람에 이명박 정부는 부실과 부정으로 얼룩진 4대강공사를 강행할 수 있었고, 퍼주기 자원외교 비리로 수십조를 날릴 수 있었으며, 국정원이 국내정치를 좌지우지할 수 있었고, 국가의 안보를 책임진 군대는 천안함이 폭침되고, 연평도가 포격받고, 노크귀순이 되풀이돼도 방산비리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모든 언론이 실시간으로 오보를 양산하게 만들었고, 해경과 해군은 세월호가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것만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던 메르스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동안 노무현 정부가 세워놓은 물샐틈없는 방역체계를 가동할 수도 없었습니다.



                                1307567356_(1).jpg


    신자유주의 우파라는 공통점으로 엮여있는 이명박근혜 정부 7년 5개월 동안 민생을 파탄내고 경제를 몰락시킨 것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국민이 알아서 지키는 것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격은 땅에 떨어졌고, 강대국 사이에서 국가의 주권은 휴지조각이 돼버렸습니다.모든 실정과 부패는 다른 사과를 썩게 만드는 '하나의 썩은 사과'처럼 개인적인 일탈로 치부돼 꼬리자르기가 만연됐습니다. 



    국민은 불안과 공포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야 했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계부채와 불황형 흑자의 지속으로 인해 경제주체들은 위기관리가 일상화됐습니다. 죽도록 고생만 한 노인들은 최악의 빈곤에 갇혀버렸고, 미래를 잃어버린 청년들은 청년이라는 이유로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조중동과 종편, 보도채널, 지상파3사는 광고와 협찬, 온갖 특혜와 처벌 유예를 받는 대가로 이명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숨기기에 바빴고, 국민들은 기본적인 사실조차 구별하고 확인할 수 있는 사고능력과 최소한의 분별력마저 잃어버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정치에 대한 혐오는 정치의 부정으로 이어졌고, 낮은 투표율로 이어졌습니다. 



                        CFrFxkUUUAAs5b0.jpg


    이것을 묵묵히 지켜만 봤던 노건호가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에 다음과 같이 일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종말론적 예언도 아니었고, 아버지의 흔적을 모조리 지운 것에 대한 분노의 표출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모든 국민이 막연하게나마 느끼고 있었던 불안과 공포의 반작용이었고, 진정한 애국의 발로였습니다.



    국체를 좀 소중히 여겨주십시오. 중국 30년 만에 저렇게 올라왔습니다. 한국 30년 만에 침몰하지 말라는 법 있습니까. 힘 있고 돈 있는 집이야 갑질하기에 더 좋을 수도 있겠지요. 나중에 힘없고 약한 백성들이 흘릴 피눈물을 어떻게 하시려고 국가의 기본질서를 흔드십니까. 정치, 제발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아버지 곁에서 5년 동안 지켜본 국정운영의 기억들이 그로 하여금 이런 추도사를 하게 만들었는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추도사가 현실이 됐으니 이보다 참담하고 비통할 노릇이 어디 있겠습니까? 대란은커녕 한 명의 확진환자로 끝낼 수 있었던 메르스 확산을 지켜보면서 피를 토할 만큼 분노하지 않았겠습니까?



                                    참여정부_안전대팩.jpg


    어쩌면 그의 눈에는 몰락하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렴풋하게나마 그려졌을지도 모릅니다. 아버지가 빨갱이 소리를 들으면서도 국가의 기본을 튼튼히 하기 위해 마련해둔 것들이 하나씩 지워지는 것을 보며 이명박근혜 7년5개월의 폭주와 일탈에 경고라도 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메르스 바이러스 하나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참담한 모습을 보며, 노건호는 자신의 경고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버지가 세워놓은 세계적인 방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무현의 흔적이 지워질수록, 노건호의 추도사가 현실화되면 될수록 대한민국은 그만큼 침몰할 것입니다. 그때 노무현은, 국민과 공무원과 의료계의 도움을 받아 전 세계가 사스의 공포에서 전전긍긍할 때 단 한 명의 희생자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는 노무현이 있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사스와 메르스, 노무현과 박근혜의 근본적인 차이

    늙은도령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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