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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l_596568
    작성자 : 쪼미쪼미
    추천 : 10
    조회수 : 846
    IP : 119.204.***.114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5/02/28 16:04:20
    http://todayhumor.com/?lol_596568 모바일
    인벤펌) 벵기 입장에서 본 SKT
    출처 : 롤인벤 dkgbn님의 글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3262&l=422)

    오늘 SKT와 CJ의 경기가 있습니다. 비난의 화살이 뱅기 선수에게 약간 쏠리는 경향이 많던 중 공감가는 글이라 퍼오게 되었습니다.
    롤인벤특성상 반말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흔히 벵기를 장변기다 뭐다 해서 비난조 여론들이 많다.

      하지만 난 벵기의 입장에서 조금이나마 벵기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뭐, 그가 하락세라는 것을 부정하진 않겠지만,

      벵기의 위기는 스크 코치와 감독의 전략 문제지 벵기 자체라고 보진 않는다.

      스크가 지금의 전략을 유지한다면 벵기의 자리에 인섹이나 댄디가 들어와도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본다.

      특히 GE전의 누누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그 이유에 대해 하나씩 열거해보겠다.

     

     1. 벵기의 첫 데스

      게임 10~20분 사이 벵기는 첫 데스를 기록한다.

      이때 죽지 않으면 스크는 무조건 이긴다.

      하지만 죽으면 그 게임은 진다.

      이건 단순히 벵기의 설사를 논하는 게 아니다.

      그럼 왜 죽는가.

     

     A. 미드에 시야를 깔아주러 간다. 안전한 페이커의 라인전을 위해.

      B. 상대 미드의 시야를 지우러 간다. 상대 미드가 소극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C. 미드의 시야를 중심으로 서폿이나 상대 정글이 올 동선까지 시야를 먹는다.

      D. 이렇게 미드의 안전장치가 끝나면 봇이나 탑으로 갱을 간다.

      문제는 A~D과정 중 상대 미드나 정글, 서폿의 협동 공격으로 벵기가 꼭 잘린다는 거다.

      이것은 상징적 의미다.

      상대가 벵기나 자르러 갈까, 라는 생각하고 작정할 정도로 심리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벵기의 첫 데스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상대 정글은 벵기가 A~D를 하는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탑, 봇을 부수고 다닌다는 것.

      프리시즌, 벵기가 날아다녔던 것을 기억하나.

      그때 벵기는 마린이 있는 탑 위주로 게임을 풀었다.

      A~D 과정을 생략한 것이다.

      그래서 페이커가 집중견제당하기도 했지만, 복구했고, 게임은 이겼다.

      즉 팀이 미드 캐리 중심의 전략을 고수하는 이상, 벵기는 이렇게 운영할 수밖에 없고,

      늘 고통을 자처하며 게임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다른 방식을 취하지 않는 걸까?


      2. 스크의 장점이자 단점인 라인전

      스크의 장점은 라인전의 강력함이다.

      생각해보자. 당신이 정글이다.

      우리 탑 나르가 상대 마오카이를 신나게 두들겨 패며 라인을 밀고 있다.

      우리 미드는 페이커라 딜교 이기며 라인을 밀고 있다.

      뱅 울프(혹은 피카부) 역시 전성기 임프 마타 조합에게도 밀리지 않는 라인전 강자이기에 딜교를 이기며 라인이 밀고 있 다.

      자, 3라인이 모두 라인을 민다. 그럼 정글러인 당신의 선택은?

      ...

     정글 입장에서 제일 짜증나는 상황이다.

      3라인 모두 푸쉬하는데 시야도 제한적.

      그렇다고 다이브각도 아니다.

      상대 정글은 어디로도 올 수 있지만, 난 어디로도 갱갈 곳이 안 보인다.

      하수들은 3라인 중 하나를 찍기로 뽑아 역갱 기다린다.

      이건 순전히 운이다.

      하지만 좀 더 상위 차원으로 가면 확률 게임인 역갱보다는 상대 정글을 스토킹하는 방식을 취한다.

      상대가 갱만 안 오게 하면 된다는 거다.

      그래서 벵기는 시야를 먹으며 상대 정글을 스토킹하려하고,

      상대는 그걸 짐작하고 대기 타다 잘라먹는 것이다.

      어떻게 상대는 그걸 아냐고?

      바보가 아닌 이상 스크 게임 10판만 보면 뻔한 건데?

      결국 라인전이 너무 강해도 문제다.

      구 삼성화이트가 잘했던 점은 이거다.

      라인전 다 잘하고, 강하다.

      하지만 서로의 사인에 따라 딜교를 하고 라인을 푸쉬하며 합류 및 로밍 타임을 잡는다.

      딜교 이길 수 있어도 참고 좀 더 넓은 운영의 여지를 보고 싸운다.

      물론 삼화가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스크가 지금처럼 솔랭 스타일을 유지한다면 벵기도 힘들고, 게임도 힘들어진다.


     3. 자신감 하락

      계속 자신의 수가 읽히고, 패턴이 읽혀지며, 잘라 먹히니 자신감이 하락될 수밖에 없다.

      근래 라인전 대회를 보면 알다시피 벵기는 피지컬이 구린 선수가 아니다.

      그저 상황이 안 되고, 상황이 안 되다 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 일 뿐이다.


     4. 솔루션

      냉정하게 말해서 페이커도 제라스로 안전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팀 차원에서 조직적 운영을 할 수 있다.

      1라운드 최종 GE전을 보면서 벵기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제라스에게 얻어맞고, 정글에게 얻어맞고, 서폿에게 얻어맞으면서도

      안간힘을 쓰며 끝까지 미드 시야 먹으려고 하는 오기를 보면서,

      하지만 그게 결국 뻘짓이 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아렸다.

      맹렬하게 맞으면서도 핑와 지우고 딸피로 집 가는 게 여러 번 보였는데,

      이 아슬아슬한 곡예를 언제까지 해야 하는 것인가, 라는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20분 동안 피카부랑 열심히 미드 시야 먹어줬지만,

      결국 성과라고는 상대 미드와 CS 50~60개 차이 정도.

      상대 미드 입장에서는 타워 끼고 있으면 그만인 것이다.

      그 에너지를 탑이나 봇에 썼다면 2킬은 나왔을 터.

     

     글을 마치며.

      벵기도 프로다. 프로는 팀과 전략에 따라 움직인다.

      벵기가 안 된다면 선수의 자질보다 팀의 전략과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거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선수를 비난하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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