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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596537
    작성자 : 반백백마법사
    추천 : 0
    조회수 : 540
    IP : 121.67.***.155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5/06/06 16:43:25
    http://todayhumor.com/?sisa_596537 모바일
    내가 본 기자, 김대중
    [내가 본 기자, 김대중](4) "김대중 vs 김대중, 끊임없는 소통을 기억하며"
     
    "정치가 이 모양이고 경제가 막막하고 사회 개혁이 제자리걸음인 데는 대통령의 지도력·통치력·친화력 부재도 한몫하고 있다. (…) 앞으로 남은 2년 남짓한 기간이 지난 2년 국정 패턴의 연장이고 반복이라면 박근혜대통령의 치세(治世)는 암울하다. 박대통령을 여기까지 끌고 왔고 여기까지 올려준 것은 어느 부분 아버지 박정희의 후광이다. 박대통령은 그만큼 아버지에게 빚이 있다. 아버지의 절반이라도 닮으라는 것이다."
     
    - 김대중 칼럼 '내 무덤에도 침을 뱉어라'(조선일보 5월 12일자) 중에서
     
    현직 대통령을 작심하고 비판한 위 글은 야당 정치인의 글이 아니다. 진보언론에 실린 칼럼도 아니다.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이 최근 쓴 기명 칼럼이다. 김대중 고문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칼럼이다. 김대중 고문의 글은 직설적이고 거침 없다. 철학자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출생)와 D(Death·죽음) 사이의 끝없는 C(Choice·선택)”라고 했다. 김대중 주필과 나의 관계는 ‘대통령 김대중 VS 주필 김대중’ 의 가운데 글자(VS, Versus)를 지우기 위한 설득과 소통으로 요약할 수 있다.
     
    大選 앞둔 대통령 DJ, "주필 DJ를 설득하라"고 내게 특명
     
    내가 모신 대통령 DJ, 내가 만난 주필 DJ, 이 두 분은 마치 한 사람은 비판을 받기 위해서 또 한사람은 비판을 하기 위해서 세상에 맺어진 인연처럼 얄궂게도 동명이인이다. 두 분은 모두 자신의 일에 철저한 프로이다. 이념과 정치 현안에 대한 견해는 서로가 달랐지만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자세를 가진 분들이다. 1997년 1월, DJ는 연말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 대비하면서 나에게 ‘피아(彼我) 구분치 말고 언론사를 매일 방문해서 언론사 간부, 기자들과 소통을 하라’는 특명을 내리셨다. 그 때는 1주일 내내 신문이 나왔기 때문에 나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TV 방송사 및 중앙 일간지를 방문했다. DJ의 특명은 집권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조선, 중아, 동아, 즉 ‘조중동’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것이었고, 특히 DJ는 김대중 주필을 설득하라고 하셨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러한 나의 노력은 진보와 보수 성향 언론 양쪽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나는 정권 교체와 DJ의 집권이 애국이라고 믿었고, 정권이 교체되고 난 후에는 DJ의 성공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굳게 믿고 나에게 주어진 이 같은 역할에 몸과 마음을 바쳐 노력했다.
     
    비판적인 언론인 중에서도 김대중의 집권을, 그리고 정권교체 이후에는 김대중정부의 성공을 가장 가로 막은 언론인이 바로 김대중 주필이다. 나는 김 주필을 공격(?)하는 방법은 매일 방문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대선 1년 전부터 김대중정부 5년 동안 총 6년간 거의 매일 김 주필을 만났다. 시간이 없는 날에도 꼭 김 주필의 방에 들러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 채 “형님 다녀갑니다”라는 말이라도 남기고 갔다. 속된 말로 눈도장이라도 찍고 오는 것이다. 김 주필을 매일 만나면서 DJ와 김 주필, 두 분에게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강한 발언을 하시는 DJ나 DJ를 연일 맹공하는 김 주필이나 모두 속마음이 굉장히 여린 분들이라는 것이다. 만남이 계속되면서 김 주필의 마음은 점점 열렸다. 나는 김 주필께서 인간 DJ를 비판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김 주필은 DJ의 대북 정책을 비판했지만 DJ의 능력은 높이 평가했다.
     
    매일 DJ 주필 방문해 "형님 다녀갑니다" 인사
     
    김 주필은 천생 기자다. 언론계에서 일구어 온 성과와 명성에 안주하는 언론사 간부가 아니다. 말진 기자처럼 줄기차게 나를 취재했고 나를 통해 DJ의 정책은 물론 인간 DJ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했다. 특히 김 주필은 내가 그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내용이 과연 DJ의 메시지인지, 내가 DJ로부터 얼마나 신임을 받고 있는가를 늘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서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1997년 12월 초, 임창열 당시 경제부총리와 IMF 캉드쉬 총재는 IMF 구제 금융 합의서에 서명했다. 당시 DJ는 대선 주자 중 유일하게 IMF 이행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재협상을 이야기했다.
    캉드쉬 IMF 총재는 이회창, 이인제 등 당시 대선 후보들에게 ‘IMF 자금 지원 협상 이행 각서’를 받아 내었다. DJ 역시 서명을 했지만 DJ의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DJ가 IMF 합의를 재협상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자 언론과 여론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집중 포화를 때렸다. 당시 김 주필은 나에게 이러한 여론을 전달하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나는 김 주필에게 DJ의 생각을 설명했지만 김 주필은 믿지 않고 나의 임기응변으로 치부했다. "그 말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라도 DJ에게 확인을 해 주라"고 요구했다.
     
    IMF 재협상 비판하던 김 주필, DJ와 직접 통화해 취재 하기도
     
    나는 즉석에서 DJ께 전화를 했는데 운 좋게도 전화는 바로 연결이 되었다. 나는 DJ께 "김 주필에게 IMF 재협상 발언에 대해 설명을 했으나 좀처럼 믿지 않으니 총재님께서 직접 설명해 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말씀 드리고 바로 전화를 바꿔 드렸다. 천하의 김 주필도 내가 즉석에서 DJ와 바로 전화를 해서 연결을 해주니 적잖게 당황을 했다. 그러나 김 주필은 이내 냉정한 기자로 돌아가서 관련 내용을 꼬치꼬치 묻더니 "알았다"고 통화를 끝냈다. 그리고 내가 김 주필에게 했던 이야기와 DJ께서 하신 말씀이 똑같은 것임을 확인하곤 나를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나는 그 당시 몇 년 동안 매일 새벽 6시 10분, 밤 11시 30분에 DJ를 직접 뵙고 현안을 논의했고, DJ께서도 나를 수시로 호출하시고 전화로 매사를 상의했기 때문에 현안에 대한 DJ와 나의 의견은 거의 일치했다.
    나는 DJ께 우리가 집권을 하려면 보수층에게 우리의 대북 정책을 이해시켜야 하고, 또 집권을 하게 되면 김 주필을 통일 부총리로 임명을 해서 그를 통해서 대북 정책을 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DJ께서는 "김 주필이 수락하겠느냐"고 해서 나는 잘 설명을 하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보고를 드렸다. 드디어 두 분은 롯데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하셨다. 두 분은 대북정책에 대해서 기나긴 토론을 하였고, 나는 중간에서 때때로 내가 모시는 DJ, 그리고 내가 만난 DJ의 편을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두 DJ, 왈칵 화를 내고 금새 풀어지는 성격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 비슷해
     
    식사가 끝나고 DJ께 나는 "왜 통일 부총리 제의를 안 하셨습니까"라고 여쭙자 DJ께서는 "김 주필이 수락할 리도 없다. 그러나 나는 김 주필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말씀하셨다. 존재하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대화하는 것, 나는 그것이 두 분의 소통 방식이고, 그것이 바로 프로가 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김 주필은 김대중정부 5년 내내 DJ를 참으로 지치지도 않고 비판을 했다. 그러나 김대중정부의 성공이 애국이라고 믿고 있는 나도 지치지 않고 김 주필을 찾아다니며 소통했다. 나는 김 주필의 비판 중에 구두로는 도저히 보고할 수 없는 내용이 있으면 A4 용지에 기록을 해서 모든 보고를 끝낸 후 "대통령님 한번 읽어 보십시오" 하고 종이를 내려놓고서 집무실을 물러 나오곤 했다. 그러면 DJ께서는 내가 현관을 나가기도 전에 불같이 화를 내시며 "왜 이런 걸 주느냐"고 불호령을 내리시곤 했다. 그러나 불과 몇 분 후, 다시 전화를 해 "내가 화를 내서 미안하다, 자네라도 이런 보고를 해 달라"고 당부를 하셨다. 두 DJ는 왈칵 화를 내고 금세 풀어지는 것도 닮으셨고 차이는 물론 악담도 괘념치 않고 끝없이 소통하고 소통을 했던 것이다.
     
     
    50년 기자 김대중!
    나는 최근에 김 주필을 거의 만나지 않았다. 이제는 언론인과 정치인의 관계가 변했다. 그러나 그는 천생 기자이고, 줄기차게 운동하고, 미식가이고, 맛있게 술을 마시는 분이다. 독하게 글을 쓰지만 정은 많다. 몇 년 전에 월간조선에서 ‘여행’에 대한 김 주필의 칼럼을 읽었다. 내가 “형님, 이제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글 말고 그런 글을 쓰세요”라고 했다가 서로 웃었던 기억이 새롭다.
     
    김 주필은 보수적이고 나는 그의 대북관을 지금도 싫어한다. 하지만 나는 나와 또 다른 그의 애국심도 높이 평가한다. DJ께서는 세상을 떠났지만 나는 DJ와 지금도 대화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김 주필과도 마찬가지다. 아무쪼록 언론인 김대중 기자의 글을 계속 읽을 수 있길 고대한다.
     
    ◎박지원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3선(전남 목포)의 국회의원이다. 1970년대 김 전 대통령을 만나 정치권에 들어온 뒤 1992년 14대 총선 때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에는 대변인을 비롯해 청와대 공보수석과 문화관광부 장관,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때에는 대북송금 특검으로 구속되기도 했고, 2007년 말 사면 복권된 뒤 18·19대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됐다. 옛 민주당에서 최고위원, 원내대표 등을 지냈다.
     
     
     
     
     
     
     
     
     
     
     
    판단은 여러분 알아서....
    출처 http://media.daum.net/editorial/column/newsview?newsid=20150603084806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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