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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십시오"
"천오백원입니다 손님 이천원받았습니다"
"거스름돈 오백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또오세요.."
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를 하는 평범한 20대 청년이다..
요즘은 방학기간이라 아르바이트 를 구하기가 너무어려운 나머지 시급도
약하고 일은 깐깐하기로 유명한 이곳에 어쩔수없이 발을 들였지만..
일단 시작했으니 최선을 다해서 이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재미없고 지루한 아르바이트 일거라 생각했지만 왠걸 일을 한 며칠동안
재밌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내 주변에도 재밌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이곳에는 더욱더 많았다 모르는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십 수백명씩 지나가고
또 작은 테이블에 앉아 라면을 나눠먹으며 오손도손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그들의 머릿속으로 빠져들곤 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부터 지난 며칠간 이곳에서 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내가 처음 아르바이트 를 시작하던 나흘전 7월 17일 오후 10시.. 그나마 시급이 쎈
야간 아르바이트 를 선택하고 첫출근 바코드를 찍고 카운터를 지키고있었다..
이곳의 편의점은 크기는 컸지만 생각보다 외진곳에 있어서 늦은 저녁과 새벽엔
사람이 그리많지가 않다고 들은 나는 사실 내심 안심하고있었다..
하지만 왠걸 10시부터 사람들이 줄창 들어오는게 아닌가..
첫손님은 조그마한 쌕 을 허리에 차고 온 멋쟁이 꼬마였다
"형 음료수는 어디에있어요?"
나는 첫손님인 꼬마애가 너무나 귀여워서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음료수는 저기에있단다 뭐가 먹고싶어? 형이 가져다줄께"
그러자 꼬마애는 어디서 배워먹었는지는 모르나 요즘 초딩들이
쓰는 말투를 써대며 나를 욕하기시작했다..가운데 손가락까지
치켜들며 말이다..
"웃기고있네 편돌이 새끼가.. 나 지금 어리다고 무시하는거야?
나도 손있거든요~ 할수있거든요~"
코미디 프로에서 누군가가 쓰는 말투까지 섞어가며 나를 천대
하는 꼬마가 어이없고 황당했지만
'아아.. 이것은 액땜이야 액땜이야'
라고 가벼이 여긴후 그꼬마아이에게 포카리xxx를 손에 쥐어주고 내돈으로
계산한후 보내버렸다..
그후 자정이 조금넘자 늦은시간까지 야자를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귀가 하는
학생들이 투명한 가게 유리창 밖으로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아 저 징그런 고딩놈들 분명 삼각김밥 처먹으로 오겠지..'
라고 속으로 말했다..
그러자 정말로 교복을 입은 여학생 네명이 오만 약한척 을 다하며
문을 힘겹게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 그여학생들은 들어오자마자 나에게 충격적인 말을 건내주었다..
"아저씨 삼각김밥 어딨어요?"
'씨....바알.. 몬생긴게...감히..누구더러 아저씨래..'
라고 나는 속으로 생각하면서 겉으로는 아주 밝은 미소로 그여학생에게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 그러자 그여학생의 뒤에서 사쳐먹지도 않을거면서
과자들을 막 집었다 놨다 하는 여학생들이 나에게 지시를 듣고 삼각김밥
코너로 향하는 여학생을 쪼르르 따라갔다..
나는 저 과자들도 내가 다 정리해놔야 하는걸 알면서도 저런짓거리를 하는
뇌에 보톡스를 맞은 저 네명의 여학생이 점점 미워지는 순간 여학생들이 귓속
말로 하는 말을 나도 모르게 듣게되었다..
"야.. 있잖아.. 존나 몬생긴게 쳐웃으면서 말해"
한여학생이 대충 그런식으로 말하며 옆에 여학생을 툭툭치니
듣고있던 여학생이 나를 힐끗쳐다보았다..
그러더니 키득키득 거리며 웃어대는게 아닌가..
'빌어먹을 년들.. 삼각김밥 쳐먹다 사레나 들라구 씨벌..'
이라며 나는 또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여학생들은 이내 열댓개나 되는 삼각김밥을 가져오더니
데워달라고 했다..
전자렌지도 하나밖에 없는데 짜증나게시리..라고 생각하는 한편
이많은걸 저 네명이서 다먹을수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역시나 여자들이 조금
먹는다는 소리는 생거짓말이었다.. 몇분도 안돼
물도없이 그것들을 다 처먹고 빈껍데기만 테이블에
남긴채 뇌에 보톡스를 맞은듯한 여학생들은 자리를 떳다..
"에휴...씨바.. 아르방이 쉬운게 없구나"
나는 아무도없는지 확인하고선 한숨을 내쉬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렇게 심각하게 액땜을 치른 첫째날이 지나갔다..
그리고 둘쨋날 상황은 반전되었다..
새벽 세시쯤 되었을까 근처 술집에서 술을 따라주는 여자로 보이는 한여자가
오더니 담배를 사가면서 나에게 한마디 흘렸다..
"어.. 연예인 닮았네 그.. 히꾹! 누구야 그.. 히꾹! 아.. 이준기 그래 이준기 히히"
처음엔 그냥 웃어넘겼다.. 술이취해서 날 연예인과 비교하다니.. 고맙지만
왠지 서글픈 이야기가 아닌가..
하지만 작은 칭찬에 짧은 행복을 만끽하고 있는데 나에게 칭찬을 해주었던 그녀가
자기네 술집에서 사람들을 떼거지로 끌고와 나에게 삿대질까지 하며 연예인 안닮았냐고
금새 나를 동물원 원숭이로 만들어버리는게 아닌가..
나는 웃어야 될지 울어야될지 모르는 이상황에서 몸둘바를 몰라했고 그렇게 한참을
지들끼리 의견을 나누더니 그냥저냥 사라져버렸다..
지옥같은 면접을 보는 기분이었달까.. 잊을수 없는 기억이었다..
그리고 그런 모든것이 익숙해져가던 셋째날
이번에는 한여름에 가죽재킷을 입은 건장한 두남자가 '나 수상한
사람이요' 라고 얼굴에 써붙이고선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나.. 이런사람인데 말야.."
그는 경찰증을 꺼내 보이며 나에게 말을걸었다
"네.. 그런데요?"
"이근방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걸랑? 그러니까..말야
살인사건이 일어난게 새벽 다섯시거든? 그런데 이근방에서
늦게까지 멀쩡한 정신으로 장사하는곳이 여기밖에 없어서..
혹시 뭐 본거없나..?"
".. 전 여기서 한발자국도 못벗어나는데요.."
"아.. 아는데 그냥 뭐.. 아는거 없나 해서 와봤어..혹시 수상한 사람
보이면 이쪽으로 바로 연락줄수있지?.."
다잡은 범인도 놓치게 생긴 두형사는 나에게 작은 명함을 하나 건내주고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별 싱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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