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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사상과 양심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는가!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신 권력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에 대한 통제 드라이브가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첫 인사로 자신의 입인 수석대변인 자리에 거칠고 표독한 언사로 절반의 국민을 ‘국가전복세력’으로 몰아간 극우 언론인 출신을 임명하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선보였다.
문재인 전 후보를 지지한 인사들을 두고 “정치적 창녀”라고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내뱉고, "박근혜 당선인에게 투표하지 않은 48%의 국민은 반(反)대한민국 세력이고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는 세력"이라며 절반의 국민을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망언으로 모욕한 자를 수석대변인으로 임명한 박 당선자는 국민의 절반을 적으로 돌리려는 것인가.
더 용납하기 어려운 일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 과정에서 언론매체에 정권 교체를 염원하는 광고를 실었다는 이유로 문학인 137명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판정을 내리고 이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손홍규 소설가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사태다.
137명의 젊은 문학인들은 자신들의 문학적, 사상적 양심이 이끄는 바에 따라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적법하게 공표했을 뿐이다. 그들은 선언문에서 “우리 젊은 시인과 소설가들은 조금이라도 삶의 고통이 덜어질 수 있는 세상, 그래서 조금이라도 삶의 가치가 높아지는 세상을 바란다. 그 출발이 정권교체에 있음을 절실히 공감한다”고 주장했다. 무엇이 잘못인가. 그들 의 주장 중 어떤 대목이 선거법을 위반했는가.
문학인은 ‘표현의 자유’란 이름의 산소를 마시는 ‘잠수함 속의 토끼’와 같은 존재들이다. 작가가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시인이 양심을 노래하지 못하는 세상은 이미 죽은 사회다. 박근혜 당선자는 문학인들을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는’ 현대판 홍길동으로 만들려 하는가.
극우 파시스트 칼럼니스트를 대통령 당선인의 수석대변인으로 임명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젊은 작가들의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고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 박근혜식 대통합인가. 선거가 끝난 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런 반민주적 행태부터 보이는 것인가. 취임도 하기 전에 공안통치를 시작하겠다는 것인가. ‘분서갱유’에 나서겠다는 것인가.
민주주의는 절차로 시작되고 내용으로 완성된다.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국민은 물론 그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도 투표라는 절차에 승복해 차기 정부가 성공적으로 출범하기를 원하고 있다. 박 당선인이 이명박 정권 아래서 상처 입은 한국 민주주의를 치유하고 그 내용을 채워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첫 조치가 48%의 국민을 반(反)대한민국 세력이라고 침 뱉은 인사의 중용인가. 작가들의 선언문 발표에 대한 보복과 탄압인가.
박 당선인은 분명히 답해야 한다. 지금 일련의 조치들이 그의 민주주의에 대한 사고체계의 소산인지를. 이게 그가 앞으로 펼칠 문화예술 정책의 실체인지를.
박 당선인은 윤창중 수석대변인의 임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선관위도 젊은 문학인들에 대한 고발을 즉각 취하하고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국민들이 자신의 행보를 눈 부릅떠 지켜보고 있음을 박 당선인은 한시라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2012년12월26일
부산작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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